한 치 양보없는 윤석열-이준석

발행일 2021-12-01 15:53:12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이 대표 당무 거부 이틀째…국민의힘 선대위 내홍 격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일 오전 충남 아산시 신창면 한국폴리텍대학 아산캠퍼스를 방문해 원격접속을 통한 가상 수업공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갈등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선대위 인선 등을 둘러싼 갈등 논란 끝에 이틀째 당무 거부에 들어갔지만, 이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윤 후보는 1일 이 대표와 관련해 무리하게 연락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윤 후보는 2박3일 충청권 일정의 마지막 날인 이날 천안 독립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에게 직접 연락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본인이 휴대전화를 다 꺼놓고 있다고 했기 때문에 무리하게 연락하는 것보다는, 부산에 있다고 하니 생각도 정리하고 당무에 복귀하게 되면…”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락두절과 관련해) 자세한 이유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봐야 할 것 같다”며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민주적 정당 내에서 다양한 의견 차이와 이런 문제는 얼마든 있을 수 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윤 후보는 ‘오늘이라도 직접 만나러 갈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엔 이 대표의 소재를 파악해 당장 만나러 가기보다는 2일 예정된 선대위 회의 등을 통해 대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이 대표는 윤 후보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기습 방문했다.

장 의원은 최근 이 대표와 공개적으로 각을 세워왔다.

이에 이 대표의 이날 사무실 방문은 역설적으로 그가 장 의원을 우회 저격하기 위한 깜짝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후보 측 권성동 사무총장이 전날 이 대표 부재중에 그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찾아 30분 간 머무르다 떠난 데 대한 맞불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가 간단치 않은 ‘딜레마’에 처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에 굽히고 들어가자니 후보로서 권위를 상실하며 주도권 다툼에서 밀릴 수 있고, 그와 정면으로 맞서자니 유연한 위기관리 능력을 의심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 대표는 윤 후보를 향해 사실상 사과와 양보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당직자는 “이 대표는 선대위를 이대로 끌고 가면 대선에서 진다고 생각한다”며 “윤 후보에게 충격 요법을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당 대표 사퇴 설이 돌기도 했던 이 대표는 전날에도 모든 외부 일정을 취소한 가운데 선대위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으로서 미팅을 하고, 당직자 보고를 받는 등 물밑 활동은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측근들과 부산으로 내려가서는 부산시 이성권 정무특보와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가덕신공항 등 지역 현안을 챙겼다고 한다.

이는 윤 후보가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이 대표 조기 복귀의 길이 열려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나 윤 후보 참모들이 ‘지나친 저자세는 취하지 말라’고 여러 차례 조언해온 것으로 전해지면서 윤 후보가 백기 투항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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