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대구,광주 ‘2038년 아시안게임’ 공동유치 추진

발행일 2021-12-08 12:15:02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지난 5월 ‘2038년 하계아시안게임(AG)’ 공동유치 선언을 출발점으로 한 대구시와 광주시의 유치 활동이 11월15일 공동유치준비위원회 출범식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아시안게임 공동유치는 영·호남의 숙원사업인 달빛내륙고속철도의 조기 건설에 힘을 싣는다는 정치적 판단도 있었지만, 그 외에 아시안게임 개최 그 자체가 갖는 경제, 관광, 체육, 사회 등 각 분야의 파급 효과도 크기에 두 지역 다 환영하는 분위기다.

두 지역민은 대구와 광주가 똑같이 지방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인 만큼 아시안게임 공동개최가 두 지역에 활력을 붙어 넣는 계기가 될 거란 기대를 하고 있다. 특히 대구시와 광주시가 그동안 여러 분야에서 추진해온 상생 사업과 교류 활동의 결과가 이번 아시안게임 공동유치 추진이라는 결과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유치의 성공 여부를 떠나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애초 대구시는 광주시와 아시안게임 공동유치에 뜻을 모으고 5·18기념식 즈음에 이를 발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추가 실무협의가 필요하단 건의를 받아들여 5월26일 국회에서 발표하게 됐다. 발표 직후 처음에는 두 지역에서 다 아무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덜렁 발표만 해놓고 어떻게 할 것인가란 우려도 있었지만, 차츰 시민들 사이에서 대회 개최가 가져올 긍정적 효과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당장 정부에서 결정을 미루고 있는 달빛내륙고속철도 조기 건설의 필요성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여수 엑스포나 평창 동계올림픽 등 이전 사례에서 보듯 지역에서 대규모 국제 행사가 열리면 도로, 철도 등의 교통인프라 확충은 정부에서 뒷받침해야 하는 필수사업이기 때문이다. 또 교통망 구축을 통해 영호남의 물리적 이동시간이 단축되면 자연스레 인·물적 교류가 활발해져 국가적 과제인 동서화합, 국민통합, 국가균형발전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은 물론이다. 특히 영호남은 오랜 갈등의 역사를 해소해 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시안게임은 4년마다 한 차례씩 열리는 아시아인의 최대 규모 종합스포츠경기 대회다. 그런 만큼 참가 선수단 규모만 해도 45개국 1만5천여 명에 달하고, 여기에 관광이나 지원, 응원을 위해 모이는 인원까지 합치면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관광객 유입효과가 기대된다. 당연히 두 지역에서는 관광 특수도 예상된다.

이 밖에도 두 지역민은 국제대회 개최로 애향심과 자부심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을 맞아 시민의식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체육 분야에서도 국내외의 스포츠 교류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왕 유치 분위기가 조성된 만큼 이제 과제는 어떻게든 아시안게임 공동유치를 성사시키는 것이란 게 대체적 여론이다. 먼저 대회의 유치 명분과 타당성을 세우고, 기본계획 수립과 관계기관과의 협의 등에 대비한 치밀한 전략이 다듬어져야 할 것이다. 그 결과 정부에서 타당성을 인정해 개최도시로 확정하게 되면 이후에는 정부와 손발을 맞춰 해외 도시와의 유치 경쟁에 나서야 한다. 물론 이 모든 과정에서 주체는 당연히 대구와 광주 시민들이 될 것이다. 체육계는 물론이고 시민·사회단체, 경제계, 문화계 등 전 분야에서 유치 열기를 달궈나가는 것이 당장 시작해야 할 일이다.

◆ 대구, 광주 공동유치 준비위원회 출범

11월15일 대구 수성구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는 ‘2038년 하계아시안게임 대구-광주 공동유치 준비위원회’ 출범식이 열렸다. 5월 공동유치를 선언한 이후 약 6개월 만에 열린 준비위원회 출범식에는 두 지역 지자체 관계자를 비롯, 국회의원, 사회대표 등 250여 명이 참석해 유치 활동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특히 ‘대구와 광주의 한마음을 싣고 나아갈 위대한 비상의 시작’이라는 주제를 내건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은 대회 유치의 비전과 기본방향을 공유했다.

이날 출범한 준비위원회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용섭 광주시장, 박영기 대구시체육회장, 최상준 남화토건 회장 등 4인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대구, 광주의 국회의원을 비롯해 광역시의회, 기초자치단체, 체육계, 학계, 교육계, 경제계, 시민사회단체, 청년계 등 각계각층의 인사 100명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준비위원회는 우선은 국내 유치 활동에 집중한다.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대한체육회의 개최도시 승인을 시작으로, 곧이어 문화체육관광부의 타당성조사, 기획재정부의 예산승인까지 차질없이 단계를 밟아나간다는 계획이다.

출범식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은 “달빛동맹으로 이어진 대구와 광주가 다시 하나로 뭉치게 됐다. 2038년 하계아시안게임 유치는 대한민국의 국가 위상과 도시 브랜드를 높이는 것은 물론, 지역균형발전과 경제 활성화, 스포츠 인프라 발전도 도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용섭 광주시장도 “앞으로 광주, 대구 시민을 비롯해 전 국민들을 대상으로 유치 지지를 확산하고 중앙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협력을 끌어내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금까지 하계아시안게임은 2034년 대회까지 개최 도시가 확정된 상태다. 2022년 중국 항저우를 비롯해 2026년 일본 아이치-나고야, 2030년 카타르 도하, 2034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등이 확정된 개최도시다.

대구시와 광주시가 공동 개최를 추진 중인 2038년 대회는 2024년 이후에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서 통상 대회 10~14년 전에 개최 도시를 결정해 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동계, 하계를 망라해 아시안게임을 두 도시에서 공동 개최하는 것으로 결정한 예는 2011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알티마(동계),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하계), 2026년 일본 아이치-나고야(하계) 등 세 차례가 있다.

◆ 공동유치 준비는 어떻게 돼 가고 있나

대구시와 광주시는 현재 투 트랙으로 공동유치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지자체 차원에서는 유치 전략 수립에 분주한 상황이고, 또 체육계와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는 유치 열기를 이어나가는 데 힘을 쏟고 있다.

10월6일 대구시와 광주시는 아시안게임 공동유치를 위해 공동연구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공동연구는 두 도시 간의 5월 공동유치 업무협약의 후속조치로, 대구경북연구원과 광주전남연구원이 협력해 2022년 4월까지 유치 및 개최의 타당성과 세부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공동유치 여건 분석, 기본계획 및 유치전략 수립 등 구체적 로드맵이 마련되고 대회 컨셉(주제) 발굴, 두 도시의 경기장 현황 및 종목별 경기장 배분, 재정 계획 및 경제 파급효과 분석 등도 이뤄진다.

이를 바탕으로 대구시와 광주시는 내년부터 대한체육회, 문화체육관광부, 기획재정부 등을 상대로 본격적인 유치 활동을 벌이게 된다. 현재 알려진 일정은 2022년 대한체육회의 국내 후보도시 확정, 2023년 문체부,기재부의 사전타당성 조사 및 심의, 그리고 2024년 아시아올림픽평의회의 유치신청서 접수, 현지실사 등이 예정돼 있다.

공동유치 열기는 두 도시에서 서서히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11월15~16일 대구스포츠단훈련센터와 시민생활스포츠센터에서는 두 지역 체육인들이 참가해 ‘2021 달빛동맹 스포츠 교류’ 행사를 진행했다. 매년 두 도시를 오가며 열리는 행사로 올해가 여덟 번째이지만, 올해는 아시아게임 공동유치까지 있어 그 열기가 어느 때보다 높았다. 중학생 선수부터 60대 동호인까지, 전문체육인과 생활체육인 200여 명이 참가해 펜싱 배드민턴 족구 탁구 등 4개 종목에서 경기를 펼쳤다. 이외에도 7월부터 대구시체육회와 구,군 체육회에서는 아시안게임 공동유치를 기원하는 응원이벤트와 온라인서명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두 지역 자원봉사단체에서도 공동유치 성공을 기원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사진설명-

대구시가 지난 5월 광주시와 함께 ‘2038년 하계아시안게임(AG)’ 의 공동유치를 선언한 데 이어 11월에는 공동유치준비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키며 본격적인 유치 활동을 시작했다. 대구시 제공

① 2038년 하계아시안게임 공동유치준비위원회 출범식.
② 2038년 하계아시안게임 대구·광주 공동유치 선언식.
③ 10월 구미 전국체전의 아시안게임 대구·광주 공동유치 지지 서명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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