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와중에 갖은 재료를 넣어 포장, 배달해 바로 조리하면 먹을 수 있는 ‘밀키트’가 인기다. 코로나가 만든 신 풍속도다. 코로나19 속에 ‘밀키트’가 존폐 위기의 지역 식당들에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즉석식품은 그동안 시중에 많이 나와 있고 일반화돼 있다. 대형 마트 등에서는 국내 유명 식당 등과 제휴, 즉석요리 식품을 판매한지 꽤 오래됐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맛있는 음식에 대한 사람들의 갈증을 해소시킬 수는 없었다. 지역 맛집을 이용하려면 거리두기를 지켜야 하고 체온 측정, 코로나 백신 접종 여부 확인 등 번거롭기 짝이 없다.
이런 불편과 고민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대구 각 지자체들이 지역 맛집들의 신청을 받아 ‘밀키트’ 메뉴를 개발했다. 포장 용기 등을 제작 지원하고 온라인 시장 등 판로도 도왔다.
벼랑 끝에 몰린 식당들의 안간힘과 지자체의 적극 행정이 어우러져 성과를 내고 있다. 밀키트 출시가 알려지면서 주문도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대구시가 외식업 종사자들을 위해 마련한 ‘외식업소 비대면 컨설팅 지원사업’에 100개 업소가 지원했다. 지원 업소들은 단순 지원금이나 수수료 면제 혜택보다 즉석요리 식품인 밀키트 제작을 원했다.
손님이 줄어 애태우던 지역 특화 먹거리 식당들에 희망이 보였다. 대구 시민은 물론 전 국민이 지역 대표 먹거리인 ‘찜갈비’, ‘닭똥집’, ‘막창’ 등을 어디서나 주문해 먹을 수 있게 됐다.
대구시는 포장·배달 및 밀키트 메뉴개발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중구 부자식당의 ‘매운찜갈비’, 남구 일미정의 ‘능이버섯전골’ 등 소문난 맛집 12개 업소의 메뉴를 밀키트에 특화된 레시피로 계량화하거나 개발해 출시할 수 있도록 도왔다. 통신판매업 등 인허가 등록도 지원해 온라인 판매 발판도 마련했다. 수성구청은 ‘들안길 맛키트’ 10종을 제작해 전국에 알리는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궁즉통’이라 했다. 새로운 추세로 자리 잡은 ‘밀키트’가 벼랑 끝에 몰린 지역 식당들을 살리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 지자체마다 많은 업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엄격한 위생 및 맛 관리로 혹여 있을 수도 있는 반품 및 소비자 불만 사례는 원천 차단해야 한다. 위기 속에 돌파구를 찾는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