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 29일 1고로 종풍식

▲ 1973년 6월9일 포항제철소 1고로가 첫 쇳물을 쏟아내고 있는 모습.
▲ 1973년 6월9일 포항제철소 1고로가 첫 쇳물을 쏟아내고 있는 모습.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1고로’가 오는 29일 종풍식을 갖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973년 6월 첫 쇳물을 쏟아내기 시작한 지 48년6개월 만이다.

종풍(終風)은 용광로에 산소를 불어넣어 온도를 높이는 작업을 종료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최장수 용광로인 1고로는 50년 가까이 한국 제철산업과 중공업의 젖줄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연간 100만t을 생산하며, 1973년 이후 이달까지 총 5천500만t의 쇳물을 쏟아냈다.

이는 중형 자동차 5천500만 대, 냉장고 11억3천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고로는 항상 뜨거운 열기 속에 가동돼야 해서 평균 수명은 통상 15~20년 수준이다.

하지만 포스코는 1979년과 1993년 두 차례 개보수를 거쳐 50년 가까이 1고로에서 쇳물을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철강 기술이 발달한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드문 사례다.

한국 철강의 중흥기를 이끈 1고로도 ‘탄소 중립’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거스를 수 없었던 것이다.

포항제철은 전 산업을 통틀어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았던 만큼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한다는 포스코의 정책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했다.

이에 따라 28일 자정을 기해 1고로의 불이 꺼지고, 쇳물 생산이 중단된다.

종풍이 되더라도 곧바로 고로의 불이 꺼지는 것은 아니다.

용광로 특성상 내부 온도가 1천500℃가 넘는 만큼 남은 열이 내려갈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포스코는 내년 상반기에나 완전히 용광로가 식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항제철소 관계자는 “안전 진단과 각종 시설 정비공사를 거쳐 철강역사박물관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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