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색화에 매몰돼있는 ‘한국적 모더니즘’ 한계 넘어…교육적 의미 지닌 전시||여러 재료와 매

▲ 오용석, 드라마 6번
▲ 오용석, 드라마 6번
“단색화에 매몰돼있는 한국적 모더니즘 예술에 한계를 두지 않고, 자유로운 예술을 시도하자는 교육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예술에 있어 재료와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그 경계를 넘어섰든, 넘어서지 않았든 끊임없는 고민과 인내를 거쳐 진정성을 작품에 담은 작가들의 작품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지난 1월 부임 후 첫 기획전시를 선보이는 강효연 대구예술발전소 예술감독이 소감을 밝혔다.

대구예술발전소의 올해 첫 기획전 ‘Beyond the Limits(한계를 넘어)’가 다음달 24일까지 로비 및 1, 2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여러 재료와 매체를 통해 각 장르가 가지고 있는 특징과 한계에 주목한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국을 무대로 활동하는 오용석, 유현미, 이예승, 임선이, 임현락, 정기엽, 정정주, 정지현, 최선, 최하늘 등 청년, 중견 작가 10명이 함께한다.

▲ 유현미, 적 No 1
▲ 유현미, 적 No 1
▲ 임선이, 무제2
▲ 임선이, 무제2
전시 작품은 서양화부터 조각, 한국화, 사진, 영상, 미디어아트, 설치 등 다양하다.

1층 로비에는 최선 작가의 붉은색 대형 작품들이 전시된다. 그가 끊임없이 인내하고 고민하며 회화의 현안을 다양한 시각으로 풀어낸 설치작품이다.

특히 재료에 대한 고민 끝에 김칫국물과 버터크림을 재료로 캔버스에 드로잉한 작업도 볼 수 있다.

1전시실에는 현대식 건축물 전체를 바라보는 시점의 변화를 빛으로 풀어낸 정정주 작가의 조형, 미디어 등 작품이 있다.

2층 2전시실에는 대구 출신 정기엽 작가의 작품이 있다. 정 작가는 ‘액체(물)’와 ‘기체(안개)’를 활용한 설치물을 통해 제주 4·3사건의 아픔을 드러내고자 했다.

맞은 편에는 한국화를 전공한 임현락 작가의 약 10m의 천 위에 붓의 필치를 그려낸 퍼포먼스 작업물을 볼 수 있다.

이어 인화한 사진에 물감을 덧칠해 사진, 조각, 서양화의 장르를 무너뜨린 유현미 작가의 작업과 한국화를 전공한 이예승 작가의 미디어에 노출된 현대사회에 영감을 받고 한국화와 접목해 영상화한 작품도 있다.

오용석 작가는 수많은 양의 영화 속 장면들을 수집해 하나의 자연스러운 연속물로 만들어진 영상 작품을 선보인다. 하나의 풍경 같지만 여러 풍경을 짜깁기한 대형 영상물로, 재조합과 재해석된 새로운 서사가 있는 창작물을 보여주고자 한다.

또 하얀 방에 푸른 이끼 위 날개가 없는 원형의 새가 공중에 떠 있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임선이 작가의 작품과 재개발에서 시선을 옮겨와 새롭게 지어지는 건축물을 구성하는 재료를 주목한 정지현 작가의 작품도 있다.

▲ 임현락, 붓길, 강이 되어 흐르다
▲ 임현락, 붓길, 강이 되어 흐르다
▲ 최하늘, no more drama
▲ 최하늘, no more drama
스스로 내용과 형식의 파괴자로 칭하는 최하늘 작가의 ‘고고 게이’ 등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강 감독은 “과거 회화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시도됐던 현대미술을 떠올리며, 후기 모더니즘 이후 꾸준히 작가들이 매체를 통해 표현하고 때론 이를 넘어서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문의: 053-430-1289.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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