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구 김천의료원장





코로나19로 온 세계가 광풍에 휘말린 지도 벌써 2년 여의 세월이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고, 희망과 안도의 불빛이 희미하게 나마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나라는 민간 중심으로 의료 공급체계가 편성돼 수익성이 높은 특정 진료과목이나 수도권 중심으로 병·의원이 집중돼 있다.

지난 2년 동안 정부가 지정한 감염병 전담병원 87개소 중 62개소(71.3%)가 코로나19 진단 및 치료를 제공했고, 이들 병원은 코로나19 전체 입원환자 3분의 2 이상(68.1%)을 치료했다. 즉 공공의료병원들이 코로나19 극복에 매우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전체 병원 중 공공병원 비율은 5.4%로 OECD 회원국 평균 55.2%와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이다. 우리의 공공병원은 규모 면에서 대부분 300병상 미만의 중소형 의료기관이 82.5%이다. 이러한 중소규모 병원은 응급·중증 환자 치료 역량에서 한계가 있다. 현재 공공병원의 역할은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 제공이나 의료기관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서의 의료 제공에만 한정해선 안 되며, 공공병원은 표준진료, 지역거점 공공의료기관, 전염병 및 재난 대비 의료기관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고 인식되고 있다.

제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안을 보면 국가는 공공병원에 시설·장비 등을 계속 지원하고, 공공병원이 부재하거나 부실한 지역에는 지방의료원의 신·증축하고, 300병상 미만의 소규모 병원을 300~500병상 이상으로 증축하는 것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중증 응급의료센터와 지역 심뇌혈관질환 센터를 확대 운영해 지역 완결적 필수 중증 의료 보장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즉 필수 의료 공급 격차 해소를 위한 ‘지역 완결성’을 갖춘 병원 신·증축으로 의료수요가 발생한 해당 지역 내에서 적정수준의 진료가 제공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고 올바른 방향이라 판단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열악한 경북의 의료 인프라가 확인됐으며 이에 대한 개선은 큰 노력이 필요하다. 치료 가능 사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고, 중증질환 등에 대한 의료 접근성이 낮아 중증 환자를 치료할 때 장거리 이송 등으로 치료 최적 시간 확보도 어려운 실정이다. 경북의 경우 인구 1천 명당 의사 수는 1.38명으로 서울의 3.12명에 비해 턱없이 낮다. 또 OECD 국가와 비교해 우리나라의 활동 의사 수, 면허 의사 수 등도 모두 60% 전후로 의료진의 숫자가 모자라는 실정이다. 현재 지역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부의 관심과 지원 등의 노력으로 개선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2022년은 김천의료원이 공공병원으로서 새로운 1세기를 열어가야 하는 출발점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김천의료원은 김천시를 비롯한 서부권 경북의 거점 공공병원으로 수준 높은 의료를 제공하는 환자 최우선의 병원으로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건강검진센터 증설, 심뇌혈관 센터 개설 및 이와 연관된 전문 의료진 확충으로 공공의료원으로서의 위상 제고와 중증 환자에 대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도가 지속해서 추진해 왔던 찾아가는 행복병원이나 김천의료원의 찾아가는 희망병원사업은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적극적으로 시행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취약계층과 노약자, 장애인들에게 최소한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공공의료 수단으로 역할을 다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김천의료원은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와 연관된 대량 환자 발생 등에 대비하는 응급 및 중환자 의료체계 구축과 김천시 및 경북 서북부 특화된 전문 병원으로 거듭날 것이다.

국민들의 수명 연장과 함께 증가하는 치매 환자를 비롯한 각종 노인병에 특화된 노인전문치료전문병원을 설립해 양질의 선진·전문화된 의료를 지역사회에 제공하는 모범 사례가 되도록 끝없이 연구하고 노력할 생각이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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