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6년 지방 유지들의 뜻 모아 설립한 사립 구양학원이 모태||116년의 역사 간직한 유

▲ 대구현풍초등학교 재학생들이 IB주제탐구(WHO WE ARE)를 체험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대구현풍초등학교 재학생들이 IB주제탐구(WHO WE ARE)를 체험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대구현풍초등학교(대구 달성군 현풍읍 비슬로134길 167-6)는 116년의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학교로서 올해 110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개교 당시 학생 수가 80명으로 시작했으나 1970년대에는 1천800여 명까지 육박하는 최대의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최근 테크노폴리스 중심의 신도시가 형성되면서 인구 이동이 심각하게 일어나 상대적으로 구도심지에 있는 현풍초에서는 학령인구의 자연 감소로 인해 매년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2020학년부터 일방향통학구역 지정으로 유가초, 비슬초 학군의 학생들이 전·입학 함으로써 현재는 250명 규모의 IB(국제교육과정) 후보학교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 대구현풍초교(현재) 전경.
▲ 대구현풍초교(현재) 전경.
▲ 현풍초교 100주년 기념비
▲ 현풍초교 100주년 기념비
◆설립 및 교육 목표, 철학의 변화

현풍초는 1906년 4월 현풍군수 김승표를 중심으로 한 지방 유지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사립 구양(龜陽)학원이 그 모태이다.

‘구양’의 의미는 현풍천을 당시 구천(龜川)이라고 불렀는데 ‘구천이 앞에 흐르는 양지바른 곳’이라는 뜻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이후 현풍공립보통학교(1910), 달남심상소학교(1938), 달남국민학교(1941), 현풍국민학교(1945)의 명칭을 거쳐 지금의 대구현풍초등학교(1995~)로 불리우고 있다.

1911년 제1회 졸업생 12명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1만5천98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많은 동문들이 있는 만큼 교류도 활발하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 확산 전까지는 매년 총동창회 체육대회가 모교에서 열리기도 했다.

교육 측면에서 교과용 도서 실험 연구학교(1988), 생동감 넘치는 즐거운 교실 시범학교(1993), 인성 교육 자율 시범학교(1999), 교실수업개선 연구학교(2002~2004), 교육력 제고 시범학교(2005~2008), 농어촌연중돌봄학교(2010~2011), 행복학교(2019~2020) 등 교육부 및 대구시교육청의 교육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현풍초는 오랜 역사를 지닌 만큼 시대의 변화에 따라 교육 목표 및 철학도 같이 변화해 왔다. 현풍 역사를 통해 당시 역사적 상황 또한 엿볼 수 있다.

1906년 4월1일 사립 구양학원으로 설립 및 개교한 현풍초는 교육 중점은 국력 강화, 독립에 있었다. 즉 교육 구국 운동에 힘을 실었다. 이는 당시 교육 상황은 절대 순탄하지 않음에 기인한다.

당시 일제를 비롯한 외세의 간섭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존속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이는 고종 임금이 교육을 국가의 중흥을 이룩하기 위한 기본적 수단으로 생각하고, 국민에게 교육을 힘쓸 것을 호소한 조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910년 9월 현풍공립보통학교로 인가된 기록이 있지만, 일제가 학교를 강점한 후 당시 역사와 기록이 전혀 남아있지 않다.

다만, 일제강점기를 고려했을 때 추측할 부분은 일부 있다. 1920년대 일제는 문화통치를 표방하며 교육 기회 및 확장을 철저히 통제했다. 이는 당시 보통학교였던 현풍초도 예외가 없었을 것이고, 아픈 역사가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1960년대는 3공화국 시대로서 당시 상황을 반영한 교육이 이뤄졌다. 60년대 중반까지는 애국정신, 예절생활, 근로와 저축, 정서생활, 학력 향상, 건강생활, 민주 생활 태도, 협동생활을 추구했다.

60년대 후반에는 애국생활, 문화생활, 과학 활동, 경제생활, 건강생활, 정서생활을 주요 교육목표로 삼았다.

1970년대는 나라를 사랑하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어린이, 스스로 공부하며 생각하는 어린이, 서로 도우며 일하는 어린이, 아껴 쓰고 저축하는 어린이, 튼튼하고 명랑한 어린이로 정하여 학교 교육의 내실을 위해 노력했다.

1980년대는 건강, 애국심 함양, 도덕적인 성품 함양 등을 중요시했다.

1990년대는 도덕인, 자주인, 탐구인(창조인), 건강인을 주요 목표로 삼고 교육에 힘썼다.

2000년대는 위에 심미인을 더했고 ‘높은 꿈, 깊은 생각, 더불어 사는 어린이’라는 교훈을 실현하기 위해 애썼다.

2010년대는 특수 교육으로 ‘전통을 미래로 이어 가는 현풍 행복 나르샤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에 따라 도예 교실 운영을 통한 감성 행복 교육, 문화 예술을 통한 꿈·끼 교육, 학생 참여 중심 융합 인재 교육(STEAM)을 통한 창의 교육 활동을 펼쳤다.

2020년대 들어서는 대구교육청 핵심 사업인 IB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풍초교의 사명문에서는 삶의 주도성을 가지고 배움을 즐기며 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 육성을 표방하고 있다.

또 학교 미션 ABC에서 Agency in your life(주도적 생활), Balance in your growth(균형 있게 성장), Connection with the future(미래의 삶과 연결)을 추구하고 있다.

▲ 국어 인형극 발표 수업 중인 현풍초교 학생들의 모습.
▲ 국어 인형극 발표 수업 중인 현풍초교 학생들의 모습.
◆자부하는 교육적 성과

오랜 역사만큼 현풍초가 자부하는 교육적 성과도 많다.

현재까지 열 번에 가까운 교육부 및 지역교육청의 연구학교 및 시범학교에 선정돼 교육의 끊임없는 발전에 이바지했다.

이는 현재 진행형으로서 최근 지역사회에서 IB학교로서 역할을 맡고 있다.

2010년대 들어서는 수상 업적도 많다. 대표적으로 대구시교육청 방과후학교 경진대회 최우수교, 교육과학기술부 농어촌 연중돌봄학교 평가 최우수교, 학교특색경영 공모제 최우수상 수상, 학교평생학습관 우수상을 수상했다.

2020년대에는 건강하고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는 테니스부는 6년 연속 대구 여자 초등부 주축교로서 전국소년체육대회 및 각종 대회에서 입상하며 명실상부 테니스 명문학교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문화·예술·놀이로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미래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학교장 특화프로그램으로 드론 항공, 로봇 코딩, 영어 회화, 학부모와 함께하는 도예 및 요리 교실 등 진로 가이드 문화와 다양한 현장 체험을 지원하여 잠재력과 감성의 꽃을 피우고 있다.

교육 내적 활동으로는 2015 교육 개정 교육과정의 변화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학생 참여 중심의 협력학습과 교과 융합을 통한 프로젝트 학습, 토의 토론학습, 소프트웨어 교육 등의 적극적 실천을 통한 미래형 학교 교육과정을 운영해 오고 있다.

먼저 미래 교육 발전에 발맞추어 학교 공간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였다.

2019학년도 후반기에는 1~3학년 6개 교실을 각각 다른 형태의 모델로 쇄신해 창의성 발현과 토의, 토론학습에 최적의 환경으로 교실 공간을 혁신했다.

또 현풍꿈뜨락의 실내 놀이공간을 구축해 글라이밍존, 게임존, 로봇·드론존, 증강현실존 등 디지털 체험을 통한 학생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학생 중심의 놀이, 배움, 삶이 하나 되는 미래 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교실 3실 공간의 메이커스페이스 토탈 공간을 구축해 학생들의 상상력을 실현하고 창의·융합 교육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

▲ 1925년대 교사 전경.
▲ 1925년대 교사 전경.
▲ 현풍초교의 졸업앨범에 있는 1963년 아침조회 전경
▲ 현풍초교의 졸업앨범에 있는 1963년 아침조회 전경
◆교내 역사적 가치와 인물

현풍초에는 학교의 오랜 역사를 증명하는 듯 여러 기념물과 보호수, 역사관 등이 있다.

운동장에는 100주년 기념비와 시비뿐만 아니라 100년이 넘은 고목들이 즐비하다.

이중 팽나무는 수명이 360년이나 되는 대구 달성군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또 10여 그루의 향나무와 히말라야시다는 115년의 학교 역사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교내 역사관에는 ‘송정 곽무곤(현풍 17회) 동문의 축하 휘호’, ‘역사의 계단’ 조형물 등 현풍초의 역사를 자랑하는 인물 사진과 다양한 기념품 등이 있다.

또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물건도 있다.

이는 ‘황국신민서사비’로서 후문 좌측 화단 끝자락에 있다. 황국신민서사비는 당시 학생들에게 충성 맹세를 강요한 일제강점기의 비이다.

부끄러운 역사이지만 교육을 통해 ‘이러한 절차를 다시는 밟지 말자’는 의미로 보존돼오고 있다.

오랜 역사만큼 현풍초를 빛낸 동문은 수도 없이 많다.

자랑스러운 독립운동가로서 이상철, 김문기(1회), 김은수(4회), 김판경(5회) 등이 있다.

대표적으로 이상철(1911년 졸업생)은 항일 독립투쟁을 위해 상해 임시정부와 연대해 국내 조직을 바탕으로 비밀공작 활동을 전개하고 워싱턴 국제회의에 독립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작성해 배포했다.

재계에서는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1922년 입학), 김징완 삼성중공업 전 대표 이사 부회장(47회)을 들 수 있다.

특히 김성곤 창업주는 6~8대 국회의원 및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한국신문연구소 회장을 역임했고, 현풍 중고등학교 및 국민대학교를 설립한 구암학원 이사장이기도 하다.

이 외 대구일보 편집국장 윤재인(42회)뿐 아니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세계 판화전 수상 곽인식(22회), 대구시의원 및 달성문화원장 채수목(33회), 대한어머니회 대구시회장 및 한국걸스카우트연맹 부총재 문정자(33회), 국가안전기획부 기획조정실장 및 병무청장 엄삼탁(40회),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회를 이끈 국태종합건설회장 김상태(41회), 대구시 국제자문대사 김주억(45회), 경북대 법대학장 김석태(52회), 경상북도 의사회 회장 김재왕(58회) 등의 인물을 들 수 있다.

◆김성곤 대구현풍초등학교 교장 인터뷰

▲ 김성곤 대구현풍초등학교 교장이 “빛난 100년, 새로운 100년 미래를 배우며 함께 성장하는 공원 같은 학교, The(더) 행복한 대구현풍초등학교로 초대한다”고 밝혔다.
▲ 김성곤 대구현풍초등학교 교장이 “빛난 100년, 새로운 100년 미래를 배우며 함께 성장하는 공원 같은 학교, The(더) 행복한 대구현풍초등학교로 초대한다”고 밝혔다.
“빛난 100년, 새로운 100년. 미래를 배우며 함께 성장하는 공원 같은 학교, The(더) 행복한 대구현풍초등학교로 초대합니다.”

김성곤 대구현풍초등학교 교장은 100년 이상 학교 교육 철학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치며 이같이 밝혔다.

현풍초는 최근 대구시교육청 핵심 교육사업인 IB 교육을 선도하는 학교로써 IB기초학교와 IB관심학교를 거쳐 지금은 IB후보학교로써, 올해 인증학교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삶의 주도성을 가지고 배움을 즐기며 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해 IB 초등학교 프로그램(PYP)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것.

현풍초 IB 사명문에서도 이를 증명하듯 주도적으로 생활하고 균형 있게 성장하며 미래의 삶과 연결하기 위해 전 교직원이 노력하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교장은 “또 올해 교육부의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을 잘 연계해서 새로운 미래 학습공간을 구축해 전국적인 모델로 제시하고자 한다”며 “아울러 공동 통학구역 운영과 더불어 차별화된 학교 특화프로그램을 운영해 현풍초 학생 수 증가에 크게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현풍초는 올해 미래학교 공간혁신사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교실공간의 대변혁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복층구조 유럽식 도서관, 멀티 교육공간, 사이버 다목적실 등 미래학교 교육공간의 모델을 제시해 트렌드에 발맞춰 걷고자 한다.

김성곤 현풍초교 교장은 “현풍지역 누구나 안전하게 올 수 있는 아름다운 학교로 감성, 지성, 열정을 가진 교직원들의 사랑으로 한 학생도 놓치지 않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겠다”며 “지나온 100년의 빛난 전통을 이어 새로운 100년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기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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