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윤 대구 수성경찰서 경비작전계



공원이나 강변에서 산책을 하다 보면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드론은 불과 몇 년 사이에 우리 삶 속에 깊이 녹아들었다.

키덜트들의 취미생활에 국한되지 않고 농업, 방제, 안전, 촬영 등 다방면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드론은 4차 산업혁명 시대 7대 핵심 기술 중 하나로 주목 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드론 기술경쟁력 세계 5위권 진입을 목표, 주요 국책사업으로 선정해 적극 육성 중이다.

하지만 원격 조종을 기반으로 하는 드론의 기술적 특성과 비행 기술의 발전은 테러, 불법비행 등 악의적 용도와 결합돼 우리의 국가안보와 국민안전에 광범위한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

2014년 3~4월 백령도와 파주 등지에서 북한 드론이 연속적으로 발견됐는데 드론의 카메라에서 청와대를 근접 촬영한 사진과 해병대 6여단 시설과 배치를 집중 촬영한 장면이 발견됐다.

2017년 강원도에서 발견된 북한 드론에서는 성주 사드 기지와 강원도 군부대까지 촬영이 돼있었다.

주목할 점은 북한이 아무런 제지 없이 우리의 주요 시설을 불법 촬영했다는 것과 과거와 비교해 북한 드론의 엔진 능력과 주행거리가 점차 향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의 경우 더 직접적인 피해 사례가 확인된다. 2019년 9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세계 최대 석유생산시설 두 곳이 드론 테러로 파괴되어 사우디 석유 생산능력의 50%, 전 세계 산유량 5%의 차질을 빚었다. 이 때 사용된 드론은 단 10여 대에 불과했다.

전쟁에도 드론이 활용되고 있다. 고작 30명, 소대급 규모로 구성된 우크라이나 드론 첩보부대는 1.5㎏ 소형폭탄을 탑재한 드론과 적외선카메라 장비만으로 수도 키이우로 향하던 러시아 기계화부대 64㎞ 행렬 선두 차량을 공격하여 군단급 부대 전체를 도로 위에 고립시켜 버렸다.

정부는 드론 사업 육성에 힘쓰는 한편, 전파법을 개정해 불법드론 비행을 전파로 차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각종 드론 대응 장비를 도입하는 등 ‘안티드론’ 시스템 구축에 힘쓰고 있다. 그런데 일반 시민들은 아직 대규모 테러 사례가 전무하여 여전히 테러에 대한 의식이 무감각하다.

마침 대구에서는 제28회 세계가스총회가 열린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국제적 행사가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시기이다. 드론 테러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협조를 기대해 본다.

이승윤 대구 수성경찰서 경비작전계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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