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의 진정한 모습…청년농부와 귀농인의 가이드 역할 ||농맹에서 기술 축적과 규모 확대,





▲ ‘널 위한 딸기농장’을 경영하는 장경신 대표가 잘 익어가는 딸기를 살펴보고 있다. 생산량 전량을 체험용과 직거래로 판매해 제값받는 농산물 만들기를 실천한다.
▲ ‘널 위한 딸기농장’을 경영하는 장경신 대표가 잘 익어가는 딸기를 살펴보고 있다. 생산량 전량을 체험용과 직거래로 판매해 제값받는 농산물 만들기를 실천한다.


◆‘널 위한 딸기농장 (김동혁·장경신 공동대표)’…밴드회원 3천100명과 함께

칠곡군에 위치한 ‘널 위한 딸기농장’은 대구일보의 ‘강소농 현장을 가다’에 맨 처음 소개된 강소농(2018년 5월16일)이다.

4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부분이 변화했다. 5천280㎡ 규모의 딸기 하우스는 1만㎡로 2배로 늘어났다.

2천㎡ 규모의 연동하우스 3동과 단동하우스 8동에서 고설양액방식으로 딸기를 재배한다.

당시 스스로 농맹이라고 말하던 부부는 이제 베테랑 농사꾼으로 자리 잡았다. 농사기술뿐 아니라 마케팅 기술도 일취월장했다.

밴드를 개설하고 딸기의 생육과정과 농장의 소소한 일상을 포스팅하면서 회원이 3천100명으로 늘어났다.



▲ ‘널 위한 딸기 농장’의 장경신 대표가 수확한 딸기 선별과 포장작업을 하면서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 ‘널 위한 딸기 농장’의 장경신 대표가 수확한 딸기 선별과 포장작업을 하면서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회원들은 고객인 동시에 농장의 홍보대사 역할을 한다. 이것은 딸기 판매로 이어지고, 한발 더 나아가 소통하고 정을 나누는 가족처럼 발전했다. 농장에 선치한 ‘팜 카페’도 고객과 소통을 위한 것이다. 농장과 딸기에 대한 의견을 듣고 농장 경영에 반영한다. 농장을 찾는 예비 학부모들에게 가정에서 키울 수 있는 딸기 화분을 선물하는 것도 ’어린이들이 딸기를 직접 키워보게 하는 경험을 시키고 싶다‘는 학부모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농장에서 생산되는 딸기는 전량 체험용과 직거래로 판매된다. 2019년 장 대표는 청년창업농으로 선정되는 행운도 안았다. 이제는 10년 뒤를 내다보는 장기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농장 주변에 고객들이 휴식과 힐링을 할 수 있는 딸기마을을 만드는 것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시설과 물놀이장,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있는 공간이다. 농촌진흥청으로부터 교육농장 인증도 받았다. 명실상부한 딸기 전문가로 우뚝 서고 있다.





▲ ‘연의 하루’의 정말순 대표가 귀농한 며느리(닉네임 시골수지)가 만든 ‘연잎 키우기 키트’를 보여 주고 있다.
▲ ‘연의 하루’의 정말순 대표가 귀농한 며느리(닉네임 시골수지)가 만든 ‘연잎 키우기 키트’를 보여 주고 있다.




◆ 며느리와 함께하는 연의 하루(정말순 대표)

구미시에 있는 ‘연의 하루’는 대구일보에 소개(10회·2018년 7월25일)된 이후 큰 변화를 맞이했다.

당시에도 전통음식인 연잎밥을 통해 인기를 끌었다.

가장 큰 변화는 며느리의 귀농이다. IT회사에서 마케팅과 디자인 관련 일을 하던 며느리가 2019년 귀농해 ‘시골수지’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이다.

자신의 농장만이 아니라 농업과 농촌 홍보를 위해 농촌진흥청과 경북도 SNS기자로 활약한다.

2020년에 농촌진흥청 SNS대상을 받았다.



▲ ‘연의 하루’ 정말순 대표가 여름철 연잎을 수확하고 있다. 3분 연밥의 재료로 사용하면서 생연잎으로도 판매한다.
▲ ‘연의 하루’ 정말순 대표가 여름철 연잎을 수확하고 있다. 3분 연밥의 재료로 사용하면서 생연잎으로도 판매한다.
시골수지의 첫 작품은 ‘연잎 키우기 키트’였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집에서 반려식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처음 아이디어를 냈을 때 가족들은 반신반의했다. ‘누가 집에서 연을 키우느냐’는 것이었다. 오직 한 사람은 적극적으로 응원했다. 시어머니인 정말순 대표였다.

정 대표는 “반려식물을 키우는 가정도 많다”며 “젊은 세대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며느리에게 힘을 보탰다.

‘연잎 키우기 키트’는 연자육(연꽃씨앗) 11개와 황토, 사포, PET용기로 구성됐다.

연자육 1㎏이면 대략 키트 45개를 만들 수 있다. 연자육을 키트로 만들어 부가가치를 크게 높였다.

처음에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했으나 이제는 군장병과 노인층까지 확대됐다. 복지센터에서도 대량으로 구입해 독거어르신들에게 배부한다. 연을 가꾸고 생장과정을 관찰하는 것이 정서안정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까지 3천 개 이상이 판매됐다. 이제 정 대표와 시골수지는 고부 관계를 넘어 절친인 동시에 농사 동지로 발전했다. 농촌체험형 카페도 준비 중이다. 시골수지가 운영하는 연꽃향이 배어있는 카페가 기대된다.



▲ ‘경북애그린키’ 농장의 백형길 대표 부부가 ‘한사랑 농촌문화상’ 상패와 ‘경북문화여행 기획전문가 육성 주민사업체’ 선정패를 들어 보이고 있다.
▲ ‘경북애그린키’ 농장의 백형길 대표 부부가 ‘한사랑 농촌문화상’ 상패와 ‘경북문화여행 기획전문가 육성 주민사업체’ 선정패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전국 최고의 호박명가로…‘경북애그린키’(백형길 대표)



49회(2019년 10월31일)에 소개된 경북애그린키 농장은 전국 최고의 호박명가로 자리 잡았다.

“늙은 호박이 돈이 되나?”라는 질문도 옛말이 됐다.

특히 할로윈 축제가 열리는 10월에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비롯한 단체와 가족체험객으로 북적인다. 코로나19로 인해 체험객이 많이 줄었지만 1만여 명이 찾는다.

늙은 호박을 이용한 할로윈 축제가 인기를 끌면서 전국 30개 농장이 벤치마킹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협업 시스템을 만들었다.

일부에서는 경쟁자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지만 백 대표는 개의치 않는다. 희망하는 농가에는 잭오랜턴을 만드는 호박을 지원하고 축제 노하우도 전수해 준다.

▲ 한사랑 농촌문화상 수상자 공적소개 책자에 실린 백형길 대표 부자의 모습.
▲ 한사랑 농촌문화상 수상자 공적소개 책자에 실린 백형길 대표 부자의 모습.
할로윈축제가 확산되는 것이 늙은 호박의 시장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호박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계약재배 농가도 200여 곳으로 늘어났다. 재배가 수월하기 때문에 주로 나이가 든 어르신들이 많이 참여한다.

수확한 호박은 차량을 이용해 지역별로 순회하면서 수거한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서울의 대형 테마파크와 한 달 동안 할로윈축제를 함께 진행하기로 계약을 맺었으나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아 내년으로 미뤘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지난해 ‘한사랑농촌문화재단’으로부터 ‘한사랑 농촌문화상’을 받았고, 경북도와 경북도문화관광공사로부터 ‘경북문화여행 기획전문가 육성 주민사업체’로 선정됐다.



▲ ‘태무지농원’의 정영자 대표가 무인로컬푸드 매장에 농장에서 생산된 야채세트를 진열하고 있다.
▲ ‘태무지농원’의 정영자 대표가 무인로컬푸드 매장에 농장에서 생산된 야채세트를 진열하고 있다.


◆ 식품꾸러미로 구독경제 선도…태무지농원(정영자 대표)

안동의 태무지농원은 소비자들에게 매주 농산물 꾸러미를 판매하는 농장이다. 대구일보에서 34회차(2019년 3월14일)로 알려진 것을 계기로 구독경제의 대표 주자로 자리 잡았다.

매월 4회 정기적으로 꾸러미를 구입하는 정기구독 고객이 50명을 넘었다. 정기 구독 고객은 매월 자동이체로 대금을 지불하고, 농장에서는 매주 1회 꾸러미를 배송한다. 이들 외에도 비정기적으로 구매하는 고객도 200여 명에 이른다. 소량 다품종을 바탕으로 한 농산물 꾸러미를 정기적으로 판매하는 시스템이 구축됐기 때문에 매월 일정한 소득이 발생한다.

직장인이 월급을 받는 것과 같다.





▲ ‘태무지농원’의 정영자 대표 부부가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다양한 종류의 채소를 수확하고 있다.
▲ ‘태무지농원’의 정영자 대표 부부가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다양한 종류의 채소를 수확하고 있다.
농번기와 농한기 구분이 없이 매월 작업량과 소득이 비슷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꾸러미는 제철 농산물로 꾸며진다.

유정란과 두부를 중심으로 신선한 야채류, 고구마와 감자 등 제철 농산물로 구성된다. 김치와 장아찌 등 반찬들도 별도로 판매한다.

2019년 5월에는 로컬푸드 무인판매장을 열었다.

본인이 재배한 농산물은 물론 안동지역 강소농들의 농산물을 함께 판매한다. 무인판매장은 인건비가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세계문화유산인 봉정사로 가는 길목이라 관광객들의 방문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농장 주변 경관조성을 위해 국화와 맨드라미, 수선화 등 다양한 종류의 꽃들도 심고 있다.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명품농장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가을에는 국화재배 명인과 함께 국화전시회도 추진하는 만큼 조만간 지역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민간전문위원)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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