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지방정부가 지난 1일 출범했다. 새 정부 출범과 때를 같이 하고 있고 국내외 경제 여건은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라는 점에서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 있는 즈음이다. 대구시나 경북도 역시 이런 엄중함에서 예외일 수 없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홍준표 대구시장이나 이철우 경북도지사나 오랜 정치 경험에서 익힌 정세 파악과 위기 돌파 능력이 있다는 점이다. 위기는 기회로 바꾸고 기회는 더 큰 도약의 발판으로 만드는 리드십을 그들에게 기대해 본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일 취임식에서 ‘미래번영 대구’ ‘혁신·행복 대구’ ‘글로벌 대구’ 등 3대 시정목표 선포식을 했다. 여기서 주목되는 키워드는 혁신과 번영이다. 홍 시장은 취임 전날에도 SNS를 통해 “혁신을 멈추면 대구도 멈추게 된다. 기득권 카르텔을 깨지 않으면 대구는 희망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통합신공항 국비 건설을 비롯, 배후 공항신도시 및 공항산단 조성, 5대 미래산업 집중육성, 군부대 재배치 및 미군부대 이전, 시청·도청 후적지 개발 등을 미래 번영을 위한 과제로 삼았다.

이 모든 것들이 대구의 미래를 바꿀만한 큰 사업들이다. 결국 관건은 어떠한 실천력으로 이에 성공할 것인가이다. 중앙정부와의 협력, 타 지자체나 이해집단과의 갈등 조정 능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일들이다. 홍 시장의 추진력과 정치력을 기대하고 시민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이유다. 홍 시장의 대구 재건 역사에 지역 정치권과 행정조직, 경제계, 시민사회가 힘을 보태야 함을 더 말할 것도 없다.

연임에 성공해 도정 2기를 시작하는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100조 투자유치’를 도정 운영의 키워드로 앞세웠다. 그는 취임사에서 “강력한 투자유치 진흥정책으로 경북을 첨단산업의 왕국으로, 문화예술과 관광의 천국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투자유치를 강조한 것은 수도권 집중으로 위기에 처한 지방을 살리는 데 이만한 해법이 없다는 도지사의 오랜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또 민선 7기 출범 때 20조 투자유치를 공약하고 31조의 유치 실적을 올린 지난 4년간의 성과도 자신감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투자유치는 민선 8기 지방정부마다 예외 없이 공약의 맨 앞자리에 올려놓고 있는 과제다. 그만큼 유치 대상 기업뿐 아니라 지방정부 간에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여기에 도민들은 이 도지사의 정치 역량을 기대한다. 마침 윤석열 대통령과 이 도지사의 호흡이 잘 맞는다는 얘기도 있고 국민의힘 내 지역 정치권의 지분도 어느 때보다 강화됐다고 볼 수 있어 기대감을 부풀린다.

벌써 수십 년째 정체의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대구시민이나, 인구 감소를 체감하며 지방소멸의 위기를 겪고 있는 도민들이나 이제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에게 지역민과 호흡을 맞춰 턱밑까지 닥쳐온 위기를 헤쳐나가는 역량과 지혜를 보여 주길 바란다.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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