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이상 보라색에 의미 부여하며 작업해와 ||‘쉼’ 주제의 신작과 대표작 20여 점 선

▲ 이우현, 나홀로 나무
▲ 이우현, 나홀로 나무
▲ 이우현, nocturne
▲ 이우현, nocturne
보랏빛은 은은하지만 화려한 색이다. 보드랍고, 고귀한 감성적 느낌 속에서도 우울함과 외로움을 상징하기도 한다.

또 전형적인 몽상가, 정신적인 것을 지칭하는 사람들의 색이라는 의미도 있다.

10년 이상 ‘보라색’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작업해오고 있는 이우현 작가가 키다리갤러리에서 32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캐나다 희극가인 이본 데샹은 “우리가 세상으로 올 때(태어날 때), 우리 모두는 똑같이 보라색이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개념으로 이 작가는 보라색이 우리가 백색, 황색, 흑색으로 나뉘기 이전의 태초의 색깔이기 때문에 현실에 익숙해진 우리의 눈은 당연히 무의식 속 기억으로만 남겨진 보라색을 낯설게 느낄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결국 모든 현실을 바라보는 기준의 관점을 내려놓은 무상무념 속에서 우리는 태초의 자아를 만나게 될 수 있으며, 보랏빛과 마주하게 되는 그곳에 진정한 ‘쉼’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쉼’을 주제로 하는 그의 이번 작품들은 보랏빛 한 색으로만 뚜렷한 경계 없이 모호한 형체로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이는 여러 겹 채워진 면들이 깊고 무게감 있는 덩어리처럼 표현되며 높은 밀도감을 느끼게 한다.

물과 기름이라는 두 이질적인 재료를 사용해 우연성과 개연성의 조화를 이루며 안정감을 주고 있다.

선명하게 파랗거나 붉지는 않지만, 그사이의 색인 보랏빛을 선택한 작가의 쉼이라는 기운을 전하고자 하는 의도가 잘 나타나고 있다.

김민석 키다리갤러리 대표는 “나무와 풍경에 담긴 보랏빛의 향연으로 달콤한 휴식 같은 시간을 관람객에게 선사하고자 한다”며 “키다리갤러리에서 6년 만에 다시 개인전을 선보이며, 대구 관객과 다시 만나는 이우현 작가의 좀 더 성숙한 작업 세계를 소개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이우현 작가의 올해 신작과 대표작으로 구성된 20여 점의 유화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전시는 다음달 1일부터 15일까지.

문의: 070-7566-5995.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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