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식품진흥기금서 1천800만 원밖에||기존에 해온 1회성 광고 벗어나고자 과감한 결단

▲ 대구시 제작, 김재곤 작사·작곡, 김나희 가수의 트로트 곡 ‘대구의 맛’ 앨범 커버.
▲ 대구시 제작, 김재곤 작사·작곡, 김나희 가수의 트로트 곡 ‘대구의 맛’ 앨범 커버.
‘마스크 쓰고’ 노래와 같은 로고송 형식에 머무를 뻔한 대구 10미 홍보곡 ‘대구의 맛’이 트로트로 재탄생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됐다.

트로트 홍보곡은 대중성이 없는 로고송의 한계를 돌파하고 지역 행사 등 다양한 곳에서도 활용될 수 있어 지역 외식업계 경기 회복에 도움을 준다는 남다른 의의가 있다.

대구시 위생정책과는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은 후 관광·외식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고 지역 요식업계를 살리기 위한 홍보 방안을 고심해왔다.

기존부터 해오던 1회성에 SNS·유튜브·전광판 광고를 벗어나는 지속가능한 콘텐츠 아이디어를 수합한 끝에 음악을 제작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넘어야 할 높은 파고가 다가왔다.

대구시 식품진흥기금에서 활용할 수 있는 1천800만 원의 사업비로는 로고송 제작 정도에 마땅했는데, 로고송은 공공청사 내에서나 쓰여 외연으로 홍보 효과를 거두기 마땅하지 않았던 것. 또 노래 길이가 짧아 10종류에 달하는 대구 10미를 모두 담기에도 마땅하지 않았다.

음악인들도 지방자치단체가 노래로 홍보하는 수단은 캠페인 뮤직(로고송)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대구시는 효과가 떨어지는 기존 방식을 채택하는 대신 혁신하고자 시정 및 지역 행사에서 사용하는 것을 제외한 저작권을 포기하는 초강수를 뒀다.

저작료를 지급받는다는 인센티브가 주어진 음악인들은 최선을 다해 대구 10미 홍보곡을 탄생시키겠다고 시 위생정책과에 약속했다.

기획 방향은 미각·후각·시각을 자극하는 대구 음식을 간드러지는 청각으로 묘사하고 10종류의 음식을 최대한 많이 담기 위해 대중가요로 설정됐다.

시는 한정된 사업비로 대중가요로 탄생시키기 위해 인맥 등 활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했다.

전 한국음향예술인협회장인 임형준씨 등과 접촉해 작사·작곡가 김재곤씨와 가수 김나희씨 섭외에 성공했다.

대구시 위생정책과는 김재곤씨와 김나희씨와 지난 6월부터 본격적으로 착수해 가사 내용 및 멜로디 라인 등을 협의해왔다.

최초로 지자체가 제작한 대중가요 홍보곡인 대구의 맛의 음원이 지난달 7일 멜론·지니뮤직·플로·벅스뮤직·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발매됐다.

대구시는 대구의 맛을 활용해 대구음식산업박람회 등 각종 대구시와 8개 구·군 축제·박람회·행사에 대구의 맛을 공연·송출할 계획이다.

‘장수밴드’ 등 지역 인디밴드 및 음악인들은 벌써 관심을 가져 대구의 맛 리메이크 곡을 제작해 지역 공연에서 시범 연주하고 있다.

아울러 시 위생정책과는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과 같은 숏폼 플랫폼, SNS, 연주 리메이크 등 2차 콘텐츠로써 활용해 도시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음식 관광 활성화 효과를 이끌어 낼 예정이다.

2차 콘텐츠의 한 예로 롯데 자이언츠 응원곡 ‘부산갈매기’와 같이 야구·축구·농구팀 등 지역 스포츠 팀과의 응원곡 연계를 시도 중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타지 사람들이 대구 음식을 먹어보지도 않고 ‘대구 음식은 맵고 짜다’는 인식을 타파하고 싶었고, 단발성이 아니며 지루하지 않은 방식으로 알리고 싶었다”며 “대구의 맛이 전 국민이 달달 외는 음악까지는 아니더라도 대구지역을 연상시키고 대구 음식을 찾게 하며 대구시민들만큼은 애착을 가지는 음악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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