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도립김천노인전문요양병원 전경.
▲ 경북도립김천노인전문요양병원 전경.




우리나라는 2025년이면 65세 이상 인구 1천51만 명(20.3%)을 기록하며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치매 환자(65세 이상)도 현재(2022년) 88만 명에서 2025년에는 107만 명으로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국가적인 문제로 떠오른 치매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에서 내놓은 대책은 ‘치매안심센터’와 ‘치매안심병원’이다.

정부는 치매관리법에 따라 치매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치매환자에 대한 의료와 돌봄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어 전국 시‧군‧구에 치매안심센터 256곳을 설치하고, 치매안심병원과 치매전담형 요양기관 등 치매 치료‧돌봄 인프라를 확충했다.

특히 치매안심병원의 경우 중증 치매환자의 진단과 치료, 요양 등 치매 관련 의료서비스를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제공하며 지역사회 치매 관리 시스템의 컨트롤타워로 떠올랐다.

김천에서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곳은 바로 경북도립김천노인전문요양병원(이하 김천노인요양병원)이다. 수년째 김천의 치매 파수꾼 역할을 도맡아 치매 편견 없는 따뜻한 사회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진료부터 복귀까지 치매 사각지대 해소

김천시 어모면에 자리한 김천노인요양병원(이사장 정종현)은 2019년 9월19일 치매안심병원에 지정됐다.

치매안심병원은 치매환자 전용시설 인프라(치매환자 전용병동, 30~60병상 규모, 4인실, 치매친화적 환경)와 신경과·정신과 전문의 등 정신건강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작업치료사 등 치매 전문 의료 인력을 필수적으로 갖춰야 지정받을 수 있다.

경북도립김천노인요양병원 내 3층에 위치한 치매안심병원은 총 15개실 60병상의 규모로 치매환자의 치료를 위한 심리안정실(스노젤렌실), 1인 집중치료실, 일상생활기능유지훈련실(ADL), 상담실, 집단프로그램실, 회상공간, 배회공간, 옥외 정원, 공용거실, 식당 등의 치매 친화적 환경을 갖췄다.

또 신경과 전문의와 정신건강사회복지사, 정신건강간호사, 사회복지사, 작업치료사가 다학제팀을 이뤄 치매환자의 치료와 심리안정, 인지재활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입원 환자들은 매일 오전 공용거실의 따뜻한 햇살 속에서 신체기능유지를 위한 체조를 하고, 프로그램실에서 작업치료사와 함께 코트라스-G 기반의 인지재활치료를 소그룹으로 진행한다.

지난날의 기억을 회상함으로 현재의 기능을 유지하도록 돕는 인지회상 프로그램에는 푸드, 미술, 원예, 놀이, 음악 등의 다양한 소재가 활용된다.

ADL실에서는 치매환자가 퇴원 후 지역사회로 복귀할 때 필요한 일상생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계절에 맞는 옷차림, 설거지, 간단한 요리 만들기, 세탁기 작동법, 면도, 화장 등의 연습을 한다.

◆코로나 블루,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극복

김천노인요양병원은 다채로운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코로나19 시대 대부분 병원들의 고민거리였던 입원 환자들의 ‘코로나 블루’도 최소화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면회가 제한되고 외출이 힘들었던 지난 2년여 간 어르신들은 병동과 맞닿은 정원을 산책하고 상추, 고추 같은 야채나 꽃을 심으며 답답함을 달랬다. 물고기, 새, 강아지와 함께하는 동물매개 치료는 어르신들의 감정을 풍부하게 하고 즐거움을 제공했다.

치매환자뿐 아니라 치매교육, 자조모임을 통한 정보교환, 정서지원 등 치매환자의 가족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퇴원 시에는 치매안심센터와 연계해 거주지 관리를 비롯해 전반적인 사례관리를 통해 가정에서의 적응을 돕고 있다.

김천노인요양병원은 지역사회 취약계층 의료지원, 병원 내 취약계층 간병비 지원 등 지역사회 공공병원의 역할도 확대하고 있으며, 최근 치매안심병동 내 10개의 음압병실을 설치해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치매지원팀장인 여성우 신경과 전문의는 “치매환자에게는 환경적인 자극과 더불어 전문성을 갖춘 치료인력에 의한 심리안정 및 개별적인 인지상태 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인지재활프로그램이 가능한 치매안심병원이라는 환경이 치매 환자의 치료는 물론 가족에게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종현 이사장은 “치매의 진단과 치료, 요양 등 치매 관련 의료서비스를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가정이나 시설에서 돌보기 어려운 행동심리증상(BPSD)을 동반한 치매환자 등에 대해 단기 약물치료와 비약물 치료를 병행한 집중치료 시스템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희용 기자 ahy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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