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작가 14명 지난 3월부터 완성시킨 실험작 100여 점 성과전||김성우, 이수정, 조주

▲ 김유나, ‘골로 가다’ 시리즈
▲ 김유나, ‘골로 가다’ 시리즈
▲ 이요한, ‘Trinitas’
▲ 이요한, ‘Trinitas’
“언어는 시대상을 반영한다. ‘골로 간다’라는 말은 한국전쟁 전후로 매우 흔하게 사용됐다. 산골짜기로 데려가서 아무도 모르게 죽인 뒤 묻어버린다는 뜻으로 쓰인 말이었다. 나는 하얀색의 광목 원피스에 검은 물감을 이용해 ‘골로가다’라는 글귀를 빼곡히 써 내려갔다. 새하얀 옷과 검게 물든 옷을 입은 ‘나’는 대칭을 이루고 있다.”

김유나 청년 작가의 ‘골로 가다’ 시리즈 작품에 대한 설명이다.

이요한 작가는 본인이 느끼는 결핍이나 방어기제를 심리적 오류로 간주하고, ‘글리치’(glitch)를 이용해 작업을 풀어가고 있다. 인간이 스스로 상처를 덮으려는 심리적 방어기제 현상을 공간화시켜 화면으로 나타내며, 심리적 작용에 의한 인지적 오류를 통해 작품은 회피하고 있었던 것을 공유한다.

차세대 예술가들이 사회적, 구조적, 철학적 패러다임 변화에 맞서 필연적으로 달라질 수밖에 없었던 예술가로 사는 삶과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들은 각자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동시에 레지던시라는 하나의 공간에서 예술가로 또 다른 가능성을 가진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의 의미를 담는다.

대구예술발전소가 오는 30일까지 1,2층 전시실 및 로비에서 12기 입주작가 성과전 ‘무리의 여행(A Journey of Multittudes)’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2기 입주작가 14명이 지난 3월부터 창작한 개성적이고 실험적인 100여 점의 결과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이들 중에는 2020년 선정돼 코로나로 입주가 유예됐던 해외작가 2명도 함께한다.

전시는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전시기획자 3명의 도움을 받아 진행된다. 김성우(프라이머리 프랙티스 갤러리 디렉터)와 이수정(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조주현(온라인 리서치 플랫폼 드리프팅 커리큘럼 큐레이토리얼 디렉터)이 매칭 평론가로 나서 한 해 동안 입주작가들의 작업을 응집시켜 선보일 수 있도록 한다.

1층 로비에는 신명준 작가의 설치작품을 볼 수 있고, 제1전시실에는 김시흔, 백다래 두 작가의 영상작품을 만날 수 있다. 2층 제2전시실에서는 기조, 김유나, 백수연, 신은주, 유혜민, 이소진, 이승호, 이요한, 임지혜, 클라라 페트라 재보(Klara Petra Szabo·헝가리), 네온 빌러백(Leon Billerbeck·독일) 11명 작가들의 평면, 설치, 영상, 애니메이션 등을 보여준다.

강효연 대구예술발전소 예술감독은 “대구예술발전소란 하나의 울타리 안에서 서로 교류하고 교감하며 창작한 결과물을 가지고 세상과 소통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한 해 동안 자신의 작업스타일을 찾아나가며 고심해온 입주작가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전시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문의: 053-430-1287.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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