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희·추유을·이원순·권안자·김영분 할머니 윤 대통령 접견||직접 제작 연하장과 시집, 재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만난 칠곡 할머니들이 대형 연하장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만난 칠곡 할머니들이 대형 연하장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일흔 넘어 글을 배아가(배워) 나라님 뵙는다고 며느리와 손주에게 자랑했어요. 한글 공부한 보람이 있네요.”

‘칠곡할매글꼴’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탄 5명의 칠곡 할머니들이 서울로 상경해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지난 12일 대통령실에서 칠곡할매글꼴의 주인공인 이종희(91)·추유을(89)·이원순(86)·권안자(79)·김영분(77) 할머니를 반갑게 맞이했다. 이번 할머니들의 대통령실 방문에는 김재욱 칠곡군수와 정희용 국회의원도 함께했다.

할머니들의 이번 용산 대통령실 방문은 대통령 새해 연하장에 ‘칠곡할매글꼴’을 사용한 것에 대한 감사와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서다.

이날 할머니들은 가로 90㎝, 세로 60㎝의 대형 연하장을 제작해 윤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할머니들이 직접 정성껏 제작한 연하장에는 농사일로 투박하고 주름진 손으로 새배하는 할머니들의 모습과 개, 토끼, 소, 새 등의 동물 그림이 담겼다.

또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설 명절 인사 글귀를 작성하는 등 어릴 적 고향의 설 풍경과 따뜻한 정을 전했다.

연하장에는 ‘칠곡할매들 안이자뿌고(잊지 않고) 기억해 주시가(주셔서) 고맙다. 글을 배아가(배워) 이래(이렇게) 대통령님께 글도 쓰고 참말로 잘한 것 같다’라는 글귀가 담겼다.

할머니들은 연하장 외에도 2015년 발간한 할머니들의 시집과 텃밭에서 재배한 들깨와 콩을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대통령실에 할머니들이 방문한다는 소식에 한 주민은 대통령에게 보낼 소형 와인 테이블을 직접 제작해 선물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할머니들을 마치 어머니를 뵙는 아들처럼 일일이 손을 따뜻이 잡으며 반겼다. 할머니들이 칠곡에서 만든 참외 칩과 꿀을 즉석에서 맛을 보기도 했다.

또 대통령실 복도에 할머니들이 쓴 시와 한글 공부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전시하고, 할머니들이 작성한 ‘대통령에게 전하는 희망 메시지’에 서명해 대통령 기록물로 영구 보전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어르신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항상 응원하겠다”며 격려했으며, 김건희 여사는 “할머니들의 글씨체가 너무 예뻐 새해 연하장을 받은 분이 좋아하셨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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