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지역 내 장르별 공연장 세분돼…문예회관 정체성 제시할 것||시사업소 아닌 진흥원 소속

▲ 김희철 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
▲ 김희철 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
“문화예술 장르를 대표하는 공연장은 이미 지역에 어느 정도 분산돼 있죠. 그렇기에 보다 전문화된 대구문화예술회관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힘쓰겠습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김희철 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이 올해 첫 기획전시를 열며 밝힌 포부다.

김희철 관장은 “콘서트하우스는 클래식, 오페라하우스는 오페라를 강점으로 삼듯 장르별 중점 공연장이 지역에는 세분화돼 있고, 이미 종사자들은 그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며 “문화예술회관만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그 정체성이 잘 정리돼야 어떤 콘텐츠를 담고, 운영을 할 것인지 제대로 정립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 관장은 과거 서울의 충무아트홀 개관 멤버로 근무하며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기획해 흥행시킨 장본인이다. 이어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를 기획했고, 지난해까지 DIMF 공식 초청작 등 국내외 다수 무대에 올리며 인지도를 높인 고급이력이 있다.

그는 “이미 대극장과 중소극장에서 뮤지컬을 알린 경험이 있기에 ‘뮤지컬 전문가’로도 통한다”며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도 누구나 알만한 대표작을 만들어 문예회관의 색깔을 짙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 대구문화예술진흥원으로 출범 후 달라진 조직 환경을 기반으로 대구문화예술회관의 정체성을 다잡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난해 중순까지 대구시사업소였던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진흥원 소속 문화예술 기관이 된 만큼 달라진 운영 시스템 속 내부 사정에 맞게 방향 수립을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

김 관장은 “진흥원이라는 거대 조직 속 여러 툴을 통해 협업해 시너지를 내는 것도 하나의 주요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예술가와 고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고 설명했다.

▲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 대구문화예술회관 관람석.
▲ 대구문화예술회관 관람석.
부임하자마자 그에게는 ‘아픈 손가락’이 된 대구시립예술단의 대내외적 신뢰 회복하는 것도 그의 막중한 임무다.

그는 “예술단 혁신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예술감독”이라며 “올 상반기 내로 예술감독을 뽑아 강한 리더쉽을 통해 예술단이 가장 정체성을 잘 드러내는 우수한 콘텐츠를 만들어나가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시립예술단 6개 단체 중 국악단, 극단, 무용단, 합창단 4개 단체의 예술감독 자리는 비어있다. 또 교향악단의 상임 지휘자 겸 예술감독도 오는 4월 공석이 된다.

이 밖에도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진행 중인 지역예술인 지원 프로그램에서 나아가 국립단체, 민간단체와 협업해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을 소개할 예정이다. 또 공공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티네 콘서트 등도 준비 중이다.

김희철 관장은 “극장의 가장 중요한 고객은 공연제작사, 기획사와 예술인, 스태프, 창작자들”이라며 “우리가 공간을 빌려주는 주인으로서가 아닌 동반자로서 그들을 대해 더욱 활발한 활동으로 이끌겠다. 결국 그 영향이 관객들에게도 미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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