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철한

사회2부













‘천재일우(千載一遇)’.

천 년에 한 번 만난다는 뜻으로,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기회를 이르는 말이다.

삼국유사의 고장인 군위가 천재일우의 기회를 만났다. 오는 7월이면 그토록 고대하던 대구시 군위군이 탄생한다. 인구 2만여 명에 불과한 작은 지방자치단체가 연일 전국적인 매스컴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군위가 내세울 만한 자랑거리는 오직 삼국유사였다. 삼국유사가 집필된 지 어언 900여 년이 지났으니, 1천 년만의 기회라는 말도 엄청난 과장은 아닌 듯 싶다.

지방소멸위험지수 1위 지자체라는 불명예를 씻고,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대구·경북 중심도시로의 도약을 이뤄낼 기회다. 최첨단 공항도시의 위상을 뽐낼 현실도 점점 다가오고 있다.

민선 8기 김진열 호도 ‘대구시 군위군’ 새 시대를 앞두고 주민역량 결집에 들어간 모습이다. 김 군수는 최근 각 읍·면을 순시하며 주민과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그 의미가 크게 느껴진다.

군위군에 따르면 조만간 군위군 대구 편입 공동협의회가 구성된다. 대구시 총괄지원단과 경북도 총괄지원단, 군위군 공항도시개발과가 신설돼 상호교류 채널 및 실무추진단 인수인계가 시작된다.

예산법제반 운영으로 예산·조례·규칙 관련 자료 수집 및 관계 부서 간 협의를 조정할 계획이다. 재산사무반은 인수인계대상 공유재산 및 사무파악, 인수인계 지원을 담당하며, 공부정리반은 대상 전산시스템, 공부, 안내표지판 수요조사 및 처리상황을 점검한다.

군위 대구 편입을 위한 모든 행정적 절차는 끝났다. 이제는 현실이다.

군위군민들은 대구시 군위군이 되면 땅값이 올라 부자가 되고, 교통이 편리해지며 인구가 대거 유입돼 최첨단 도시로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물론 기대대로 땅값은 오를 것이며, 교통과 문화생활 역시 이전과는 몰라보게 개선될 것이다. 하지만 땅값이 오르는 만큼 세금을 더 내야 하며, 예산 규모나 자치법규 제·개정으로 각종 규제에 시달릴 수도 있다.

특히 대구시에서 군위에 화장장, 쓰레기 및 오·폐수 처리장 등 기피시설을 대거 보낼 것이라는 주장은 마냥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말이다.

옛말에 촌놈이 서울에 가면 눈 뜨고 코 베인다고 했다. 군위군민은 코를 베이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는 눈을 똑바로 뜨고 대동단결해야 한다. 어떤 물리적인 압력이 있더라도 호락호락 당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군위의 백년미래가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군위인들이 화합과 단결로 똘똘 뭉쳤을 때 가능하다. 매번 하는 이야기지만 현재 군위는 민선 선거 후유증으로 주민들이 크게 분열돼 있다. 네 편 내 편 정치적인 정쟁은 군위 발전에 저해만 될 뿐이다. 군위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는 모두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온다고 했다. 천재일우의 기회를 분열로 망치는 일이 없길 바란다.







배철한 기자 baec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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