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우철·김미섭씨 부부가 아침에 수확한 참외의 출하를 기다리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정우철·김미섭씨 부부가 아침에 수확한 참외의 출하를 기다리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주군 초전면에서 평생동안 참외 농사에만 매달려 온 정우철(61)·김미섭(55)씨 부부는 ‘성주참외 전문 농사꾼’으로 인정받고 있다,



정씨는 성주 초전에서 태어나 단 한 차례도 외지에 나가서 일한 적이 없이 34년 동안 고향에서 참외농사꾼이란 외길을 걷고 있다.



그의 집 주변 2만㎡의 농토에 80m 참외하우스 30동 속에는 요즘 한창 출하되고 있는 샛노란 참외가 흙냄새와 달콤한 참외냄새가 어우러져 익어가고 있다.



정씨의 하루는 새벽 5시30분 노모(배월순·81)의 방에 장작불을 피워 넣는 일부터 시작한다. 5월이 시작됐지만 아직도 새벽엔 차가운 기운이 남아 있어 어머니 방을 따뜻하게 데우는 일을 멈추지 않고 있다. 아침 6시가 되면 어김없이 30동의 참외하우스를 일일이 둘러보며 생육상태를 점검하며 “애들아 밤새 잘 잤느냐?” 고 인사를 건네며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34년의 노련한 참외농사 전문가답게 한 눈에 생육상태를 알아본다. “물을 먹고싶다”는 말을 걸어오면 곧바로 호스로 물을 공급해 갈증을 해소해 주고, 너무 춥다거나 덥다고 하면 금방 자동화시설로 창문을 개폐해 주면서 참외와 교감한다.



“농사일을 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참외는 주인이 늘 옆에서 함께 있어줘야 좋은 품질, 맛있는 참외를 만들어냅니다. 주인이 늘 밭에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품질차이가 명확하게 나타납니다.”



그래서 정씨 부부는 참외영농 시기엔 단 몇 시간도 참외하우스를 떠난 적이 없다. 아기 돌보듯 늘 하우스에 붙어 살면서 돌봐준다.



정씨 부부가 생산하는 ‘달콤이’ 참외의 품질은 정평이 나있다. 농협 납품과 함께 서울 가락동 농산물시장으로 진출, 중앙청과에 납품한다. 가락동 농산물시장 경매장에서는 성주 초전 달콤이 참외 ‘생산자 정우철’이란 이름만 보면, 최고의 품질로 인정해 준다.



정씨 부부는 연중 거의 10개월을 참외영농에 매달리지만, 힘겹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참외농사를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평생 다른 일을 해볼 생각을 품어본 적이 없이 오직 참외농사에 매달리고 있다.



매년 10월 초가 되면 내년 참외영농을 시작한다. 정씨 부부는 무엇보다도 하우스 내 참외밭의 흙 영양북돋우기에 심혈을 기울인다. 참외영농의 과정은 숱한 영농기술이 축적된 결정체이지만, 가장 기본적인 일이면서도 가장 맛있고 품질이 좋은 참외를 생산하는 비법은 역시 좋은 밭의 터전을 일구는 일이다.

11월 초순이 되면 씨넣기부터 시작해 접목작업을 한다. 12월엔 비닐하우스 본 밭에 정식한 후 수정 작업을 거쳐 2월 말쯤 첫 수확을 한다.



올해는 2월 말 첫 수확에 들어가 비닐하우스 30동에서 100여 상자를 생산했다. 작황도 다른 농가보다 훨씬 좋은 편이라 5년 연속 대풍을 기대하고 있다. 참외농사는 7월 말 쯤 마무리한다. 일 년 중 유일한 휴식기는 8월과 9월이다. 연중 쉴 틈 없이 일한 보상을 받는 기간이라 부부가 해외여행이라도 꿈꿀 수 있는 달콤한 기간이다.



정씨 부부는 진정한 참외농사꾼이란 평판과 함께 효자로도 소문이 자자하다. 노모를 모시고 살면서 매일같이 노모 방 군불때기는 물론, 최근엔 노모가 매일 다니는 마을 경로당까지의 길이 작은 개울길이라 추락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150m의 길 옆에 쇠쇠파이프로 튼튼한 안전바를 설치하고, 작은 전등까지 매달았다.



“이제 노모가 밤늦게 집으로 돌아와도 안심할 수 있어서 좋다” 고 환하게 웃는 정씨 부부 는 요즘 보기드문 진정한 효자이면서 성주참외를 대표하는 영농의 장인이다.





▲ 정우철·김미섭 씨 부부가 수확을 앞 둔 참외밭에서 5년 연속 풍작을 기대하며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다.
▲ 정우철·김미섭 씨 부부가 수확을 앞 둔 참외밭에서 5년 연속 풍작을 기대하며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다.






이홍섭 기자 hslee@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