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북대서 이슬람 혐오 반대 행진||학생·교직원 50여 명 참석, “다양성 존중해야”

▲ 18일 경북대에서 열린 이슬람 혐오 반대 행진 행사에 참석한 무슬림 유학생들이 준비한 피켓을 펼쳐보이고 있다.
▲ 18일 경북대에서 열린 이슬람 혐오 반대 행진 행사에 참석한 무슬림 유학생들이 준비한 피켓을 펼쳐보이고 있다.
“이슬람 혐오 OUT!”, “다양성 존중하라!”

굵은 빗방울이 쏟아지던 18일 낮 12시30분께 경북대학교 본관 앞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피부색, 옷차림 등 모여든 사람들의 행색은 천차만별이었지만, 이들이 내는 목소리는 하나였다. 혐오·차별로 3년째 점철된 갈등을 이만 끝내자는 것이었다.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대구 북구 이슬람 사원 건립 갈등에 대해 경북대학교 학생들이 목소리를 냈다.

‘이슬람 혐오를 반대하는 경대인의 모임’은 이날 경북대 본관 앞에서 북문까지 걸으면서 문화 다양성 존중을 외치는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은 경북대학교 개교기념일로, 기상 악화에도 50여 명의 학생이 행진에 자발적으로 동참했다.

경북대와 연접한 북구 대현동에서는 이슬람 사원 건립 갈등이 3년째 이어지면서 이슬람 혐오·차별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이 삶은 돼지머리를 전시하거나 돼지고기를 나눠 먹는 등 인종차별과 인권 침해가 벌어지고 있다.

갈등이 극한까지 치달으면서 무슬림 유학생은 물론 혐오 분위기 확산 우려 목소리를 낸 일반 학생들도 위협에 노출된 상황이다.

이날 학생들은 ‘이슬람 혐오 OUT’, ‘다양성(Diversity)은 곧 포용(Inclusion)’ 등 이슬람 혐오 분위기를 반대하는 내용의 피켓을 높이 들고 교내를 행진했다.

학생들은 500m가량을 함께 걸으며, 다양한 인종·종교가 공존하는 지역사회를 염원했다.

이날 행진에 동참한 박모(21·사회학과)씨는 “특정 문화에 대한 혐오 분위기는 문제 해결은커녕 갈등을 더욱 악화시킨다”며 “지역사회에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목소리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들의 행진은 매주 월·목요일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경북대 김유경 다양성위원회 위원장(가정교육학과 교수)는 “글로벌 대학을 지향하며 외국인 유학생들을 적극 수용하는 경북대에서 차별·혐오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다”며 “다양성 존중을 위해 대학교 차원의 강력한 메시지를 촉구한다. 지역 주민들도 자제와 협력을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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