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주시 단산면 단곡2리 이춘길 이장이 15일 당시 산사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영주시 단산면 단곡2리 이춘길 이장이 15일 당시 산사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지난 15일 영주시 단산면 단곡2리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무너져내린 토사가 200m 떨어진 마을회관 앞까지 밀려와 있다. 이춘길씨 제공
▲ 지난 15일 영주시 단산면 단곡2리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무너져내린 토사가 200m 떨어진 마을회관 앞까지 밀려와 있다. 이춘길씨 제공
▲ 지난 15일 발생한 영주시 단산면 단곡2리 산사태 현장에서 조종근 단산면장과 이춘길 이장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지난 15일 발생한 영주시 단산면 단곡2리 산사태 현장에서 조종근 단산면장과 이춘길 이장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이춘길 이장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이춘길 이장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평소에 듣지 못하던 이상한 소리가 산쪽에서 들려오길래 산사태라는 것을 직감했죠. 빨리 산밑의 주민들을 대피시켜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지난 13일부터 사흘간 300㎜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영주시 단산면 단곡2리. 20가구 35명이 모여사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에 15일 오전 8시 마을 뒷산이 무너지며 빗물과 함께 토사가 마을로 밀려들어왔다. 토사는 집을 삼켜 12가구가 파손되거나 침수됐다. 다행스럽게도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마을 이장 이춘길(57)씨는 15일 오전 6시20분께 조종근 단산면장으로부터 비가 많이와서 위험하니 마을을 잘 살펴봐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마을을 살펴보던 이씨는 뒷산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산사태를 직감했다.

곧바로 마을 주민들에게 문자를 보내고 각 집들을 일일이 방문해 대피를 권유했다. 거동이 힘든 어르신들은 직접 모시고 인근의 마을회관으로 피신시켰다.

주민들의 대피가 모두 끝난 오전 8시께 산에서 빗물과 함께 토사가 마을로 밀려 쏟아져 내려왔다. 쏟아진 토사는 순식간에 주민들이 대피해 있는 마을회관 앞까지 내리쳤다.

주민들은 밀려드는 흙더미를 보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기에 정신이 없었다.

마을에서 가장 젊다는 이춘길 이장의 빠른 판단과 대처가 주민들의 화를 막은 것이다.

주민 김숙녀(84·여)씨는 “마을 입구에 집이 있어서 피해는 덜했지만 산아래 집들은 완전히 흙더미에 묻혔다. 큰일 치를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단곡2리 마을회관에는 현재 주민 20여 명이 대피해 생활하고 있다. 배순이(67·여)씨는 “집보다는 당연히 불편하지만 면사무소와 시청에서 필요한 지원을 해주고 있어 견달만하다”며 “농사일로 할 일이 태산인데 언제까지 이렇게 있어야 할지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종근 단산면장은 “이장님의 빠른 대처로 마을 주민이 화를 면했다. 큰일 하신거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영주시에는 산사태나 침수 등 위험지역에 있는 276가구 주민 393명이 집으로 귀가하지 못하고 마을회관이나 학교, 경로당 등에서 생활하고 있다.











김주은 기자 juwuery@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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