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 대경지역본부 49년 만에 분리되며 중소 지원 활성화 신호탄||최 회장 “대구, 경북
경북도청 신도시 내 마련된 경북지역본부는 앞으로 △중소기업협동조합 활성화 지원과 지원사업 확대 △중소기업 정책개발과 사업환경 개선 △중소기업 금융지원 △중소기업 판로개척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이전보다 촘촘한 지원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지역 중소기업 특성과 환경 차이에 따른 특화된 정책을 발굴, 현장에 접목하면서 발전을 추진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눈앞에 놓여 있다.
대구본부는 기계와 섬유, 로봇산업을 비롯한 차세대 산업발전을 위한 협동조합 플랫폼을 선도해야 한다.
경북본부는 농업에 기반을 둔 식품과 신공항 입지에 따른 배후 산업단지의 위상에 걸맞는 역할을 해야 한다.
최우각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중소기업회장과 황영만 중소기업중앙회 경북지역본부장을 만나 앞으로 지역본부의 역할, 중소기업의 애로사항, 현실적인 대응 방안 등 지역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안을 들어봤다.
최우각 대구·경북중소기업회장은 “중소기업, 협동조합과 함께하는 최고의 경제단체로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 아래 서로 협력하고 경쟁하면서 지역 중소 지원과 육성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대구와 경북은 별도 지자체로 구분 돼 있지만 우리 중소기업과 협동조합은 그렇지 않다. 한뿌리다”고 강조했다.
당분간 두 지역본부가 갈등상황도 있을 수 있을 거라는 데 동의하면서도 본연의 역할인 중소기업과 협동조합의 지원 육성에 집중한다면 오히려 효율성은 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 회장은 “대구는 기계와 섬유, 경북은 농업에 기반을 둔 산업이 발전해 있는 만큼 그에 맞는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며 “대구·경북중소기업회장으로서 49년 만에 분리된 지역본부를 잘 아울러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육성·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 대표 산업 중 하나인 섬유업계의 위기 대응에 대해선 해외 공급망 확보를 꼽으며 기본관세 인하를 주장했다.
최 회장은 “원사의 원활한 수입과 섬유업체의 지원을 위해서 중국산 폴리에스테르 원사의 기본관세를 현재 8%에서 4%로 인하할 필요성이 있다”며 “나아가 중장기적으로는 코트라 등 유관기관과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그들의 글로벌 네트워킹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 강소 섬유기업의 성공사례를 널리 알려 수출 분위기를 만드는 동시에 내수기업의 수출 기업화에 총력을 다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최근 대구시의회 소통 간담회 및 대구시 경제부시장 초청 간담회에서 연이어 협동조합의 애로사항을 전달하며 예산확대 지원을 요청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은 중소기업이 서로 힘을 합해 협동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자조 조직이자 비영리법인으로 협동조합 활성화를 통한 중소기업 성장발전은 굉장히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어 “재정자립도에서 차이가 있다지만 서울시의 협동조합 지원예산은 8억 원이 넘으나 대구시는 3천만 원 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를 좀 더 강화하고 확대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대구시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2.5%)에 대해서는 비록 최선의 결과는 아니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중소기업 현장은 저성장, 고금리로 지불능력이 저하돼 있고, 불확실한 경제상황으로 심적으로도 경영활동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불확실한 상황은 사업계획조차도 세우기 어려워 기업인은 불확실성을 불황보다 더 싫어한다”며 “이런 현실에서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인상률을 기록했지만 중소업계가 원했던 동결수준을 이루지 못한 것을 다소 아쉬운 결과”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임기 기간 동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협동조합의 목소리를 지역사회에 전달하고 다 같이 성장·발전하는 든든한 선순환 경제체제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우각 회장은 “별다른 예산 없이도 기업을 지원하는 가성비 좋은 규제개혁에 집중하려 한다”며 “경영에 큰 부담이 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보완하고 주52시간제 유연화, 외국인근로자 고용 확대 등 고용·노동정책을 개선해 중소기업 인력난을 해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황영만 중소기업중앙회 경북지역본부장은 “경북본부가 있는 북부지역은 내륙지역이라는 특성을 바탕으로 개발이 더딘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 마련이 우선시 돼야 한다”며 “당분간 대구본부와의 협업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지역본부는 1974년 중앙회가 만든 최초의 지역 조직이었다.
이러한 전통을 공유한 대구본부와는 타 지역본부와 다르게 각별한 관계다.
황 본부장은 “지역 중소기업과 협동조합 또한 같은 뿌리라고 인식하고 있는 만큼 상호 유기적인 긴민한 협력을 통해 업무추진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 지역 중소기업 지원을 비롯한 협동조합의 활성화를 우선 수행 업무로 꼽았다.
그는 소규모 가구업체의 공동전시판매장 운영 등을 예로 들며 “중소기업 경영 지원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꼭 해야만 하지만 혼자하기 힘든 사업을 아우르는 게 협동조합”이라며 “협동조합 활성화야 말로 중소기업과 경제·사회의 지속발전을 이루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황 본부장은 이밖에도 소기업소상공인공제, 노란우산공제, 영세 중소기업 자금지원 공제사업기금 등을 토대로 경북도를 비롯한 23개 시군과의 활발한 협업을 통해 지역에 맞는 중소기업 지원육성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경북본부가 신설돼 특히 경북 북부지역 중소기업과 협동조합의 접근성이 좋아진 만큼 노란우산공제 등 공제사업의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 본부장은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지역에 기반을 잡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여건과 환경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방자치를 통해 수도권은 세계 유수의 도시와 경쟁하고, 지역은 지역 나름의 가치와 문화를 유지·발전하는 전략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경북지역본부가 있는 경북도청 신도시 또한 만든 지 7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사람이 많이 모여들지 않아 부족한 게 많다”며 “수도권의 경제력을 더욱 키우고 거기서 얻은 재원과 세금 등으로 지역 공동체 발전을 위해 모두 힘을 모은다면 좋은 성과를 기대해 볼만하다”고 전했다.
끝으로 황 본부장은 대구경북신공항 개항에 따른 지역 중소의 혁신 역량 강화를 경북본부의 장기과제로 선정했다.
그는 “신공항이 들어서는 만큼 주력 수출산업의 물류를 뒷받침하는 동시에 기업 지원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경북을 활발한 인적 교류 창구로 만드는 데 온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명환 기자 kmh@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