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학남중학교 복싱부(이하 학남중 복싱부)는 학교 개교(2002년) 2년 뒤인 2004년 창단됐다. 학교 운동부이자 복싱 종목으로서는 ‘후발 주자’에 속하지만, 최근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며 복싱 ‘선발 주자’들의 허를 찌르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학남중 복싱부 선수 멤버는 3학년 2명, 2학년 5명, 1학년 2명으로 총 9명이다. 이들은 김애자 지도교사와 이교원 코치의 노력을 통해 모두 자체 발굴된 선수다.

학남중에서는 1학년 복싱부 동아리와 2학기 자유학기제 등을 이용해 1·2학년 학생들에게 복싱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복싱에 관심있는 학생들을 자체 선발해 선수 수급 문제를 자연스레 해결한 것이다.

김애자 지도교사는 “최근 이창호 교장과 김성곤 교감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힘이 됐다. 학남중 복싱부 선수들의 기량이 나날이 좋아지고 있으며, 이들이 흘린 땀방울이 큰 결실을 맺고 있어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학남중 복싱부 선수들이 ‘금빛 펀치’를 날릴 수 있게 많은 응원을 해 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학남중 복싱부 히스토리

▲ 지난 3월 열린 대한복싱협회장배 전국복싱대회에 참가한 학남중 복싱부 선수 및 관계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지난 3월 열린 대한복싱협회장배 전국복싱대회에 참가한 학남중 복싱부 선수 및 관계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지난 4월 열린 전국복싱선수권대회에 참가한 학남중 복싱부 선수 및 관계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지난 4월 열린 전국복싱선수권대회에 참가한 학남중 복싱부 선수 및 관계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국소년체육대회(전국소년체전)는 청소년 체육인들의 ‘꿈의 무대’로 통한다.

매년 다양한 전국대회가 펼쳐지지만, 최고 권위 대회는 단연 전국소년체전이다.

이에 학남중 복싱부도 전국소년체전 입상을 목표로 세우며 메달 획득에 도전했다. 현재까지 전국소년체전에서만 금메달 8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를 획득했다.

학남중 복싱부가 전국소년체전에서 첫 금메달을 획득한 시기는 창단 후 2년 뒤인 2006(제35회)년이다.

이후 2007년과 2008년 전국소년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3년 연속 금메달 수상자를 배출해 냈다.

2011년 제40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학남중 복싱부는 제45~48회에서 4년 연속 메달권에 진입(획득)했다. 또 제50회(2021년)와 51회(2022년) 전국소년체전에서는 각각 금메달1·동메달1개와 금메달1개를 따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학남중 복싱부는 올해 열린 제33회 대한복싱협회장배 전국복싱대회(3월)에서 여현구 선수와 문지용 선수가 각각 1위와 3위를 기록하는 성적을 올렸다. 제71회 전국복싱선수권대회(4월)에서는 여현구 선수가 2위, 서지훈 선수가 3위, 윤준흠 선수가 3위를 차지하며 학교의 명성을 드높였다.



◆학남중 복싱부 하루

▲ 학남중 복싱부 선수들이 단체 러닝 훈련을 하고 있다.
▲ 학남중 복싱부 선수들이 단체 러닝 훈련을 하고 있다.
▲ 학남중 복싱부 선수들이 샌드백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 학남중 복싱부 선수들이 샌드백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 학남중 복싱부 선수들이 학교 운동장에서 팔 근력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 학남중 복싱부 선수들이 학교 운동장에서 팔 근력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학남중 복싱부가 추구하는 운동부 철학은 ‘공부하는 운동 선수’다.

복싱수 선수들이 선수이기 전 ‘본분’이 학생이기 때문에 학습권 보장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

이에 학남중 복싱부는 수업 전 오전 훈련과 수업 후 오후 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꾀하고 있다.

오전 훈련은 7시20분~8시20분 진행된다.

주3회 기초심폐훈련과 지속주(러닝) 5~10㎞, 인터벌트레이닝 위주의 기본 훈련이 이뤄지며 체련단련장에서 주2회씩 기초근력 운동도 실시된다.

오후 훈련 일정은 3시30분~6시30분이다. 이 시간에는 복싱훈련 기본기 빛 전문 기술훈련이 진행된다. 훈련 내용은 복싱 스텝과 스파링 등이다.

단 오전·오후 훈련 모두 스트레칭(유연성), 줄넘기(몸풀기)는 필수다. 부상 방지를 물론 학생들의 신체 발달과 성장에 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학남중 복싱부 주장 여현구

▲ 여현구
▲ 여현구
“학남중 복싱부 선수로 임하며 후회없는 경기를 펼쳐 왔습니다.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을거라 확신합니다.”

학남중 복싱부 주장을 맡고 있는 3학년 여현구 선수는 2년 전인 2021년 4월 복싱을 시작했다. 동아리 활동을 하며 취미로 시작했던 ‘복싱’이, 어느새 여현구 선수에게는 일상이 되버렸다. 무엇보다 평소 팔씨름 실력이 뛰어난 여현구 선수를 지켜 본 이교원 코치의 권유가 컸다. 여현구 선수는 “이교원 코치의 눈에 띄어 복싱에 입문했다”며 “이교원 코치는 3㎏ 이상 체중을 빼는 건 성장에 방해가 된다며 항상 잘 먹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시합에 나가 입상만을 목표로 하는 것보다 성장기에 접어든 학생들의 미래가 더 중요하다는 게 이 코치의 신조다”고 전했다.

그는 2학년 당시 소년체전 선발전에서 같은 대구지역 중리중 정민성 선수에게 판정패를 당한게 가장 아쉬웠다고 회상했다.

여현구 선수는 “지난해 소년체전에 나갈 수 없어 무척 아쉬웠다. 이에 매일 이를 갈며 훈련에 매진했다”며 “올해 3월에는 연맹회장배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소년체전에 선발 출전해 3위로 입상해 지난해 아쉬움을 풀었다”고 말했다.

이어 “학남중 복싱부에서는 전지 훈련이나 시합이 끝나면 항상 인근 지역 문화탐방의 기회가 주어진다. 이는 학생 신분으로 세상의 눈을 키워 주겠다는 학교의 배려가 크다는 걸 방증한다”며 “대천해수욕장에 가서 짚라인을 타며 훈련과 휴가를 동시에 즐겼던 때가 가장 그립다. 또 하계 훈련의 일환으로 태백에서 선수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실시한 오르막 지속주(러닝)도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학남중 복싱부 이교원 코치

▲ 이교원 코치
▲ 이교원 코치
“대구 복싱 발전을 위해 지도자로써 사명감을 갖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학남중 복싱부 이교원 코치는 엘리트 선수 생활만 15년을 한 ‘복싱인’이다.

은퇴 후 후배 양성을 위해 고향인 대구에서 지도자의 길을 택한 이 코치는 학남중 복싱부 선수들에게 그의 모든 노하우를 전수하는 데 힘을 쏟는다.

그가 학남중에 부임한 건 2011년 3월1일이다. 부임 첫 해 소년체전에서 당시 이동범 선수가 60㎏급 금메달을 획득하며, 성공적인 지도자 생활에 첫 발을 뗐다.

이 코치는 “첫 지도자 생활을 시작할 때 경험이 부족해 애를 먹었던 때가 기억난다. 학생들이 신입 코치의 부름을 잘 따라줘 너무 고마웠다”며 “지도자가 된 뒤 치룬 대회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건 정말 행운이었다. 이에 더욱 복싱 지도에 매진하며 노력하는 결과를 낳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은 ‘기본’과 ‘규칙’이다.

특히 시간 약속 부문에서 선수들이 규율을 어기지 않도록 신경쓰고 있다.

이 코치는 기본에 충실하면 실력은 당연히 향상된다는 믿음 하에 인성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복싱을 시작한 선수들이 처음부터 두각을 나타내기란 쉽지 않다. 복싱에 흥미를 느끼며 실력을 키워나가는 게 바람직하다”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느낀 결론은 ‘인성’이었다. 기본을 지키며 인성을 바르게 키워나가는 선수가 결국에는 ‘대선수’로 탈바꿈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체급 경기인 복싱은 시합 준비 중 체중 조절에 정말 힘들 수 밖에 없는 운동이다. 때로는 부모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선수들 옆에 붙어 식단에 따른 컨디션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며 “자연스레 가족같은 분위기가 연출되고 끈끈한 정까지 쌓이게 되면서 졸업 후에도 많은 이들이 학남중 복싱부를 찾아 온다. 모교 사랑과 후배 사랑이 어느 새 학남중 복싱부의 전통이 돼가고 있다”고 밝혔다.



◆학남중 복싱 꿈나무

▲ 여현구
▲ 여현구
△여현구(3학년·오서독스)

-체급: 54㎏급, 밴텀급

-장점: 체급에 비해 파워가 좋음

-목표: 한국체육대학교 진학



▲ 문지용
▲ 문지용
△문지용(3학년·오서독스)

-체급: 46㎏급, 핀급

-장점: 스텝이 좋고 빠름

-목표: 한국체육대학교 진학



▲ 강병주
▲ 강병주
△강병주(2학년·오서독스)

-체급: 54㎏급, 밴텀급

-장점: 공격력이 좋고 참을성이 뛰어남

-목표: 소년체육대회 금메달 획득



▲ 윤준흠
▲ 윤준흠
△윤준흠(2학년·오서독스)

-체급:42㎏급, 모스키토급

-장점: 중심 이동 좋고 민첩성 뛰어남

-목표: 국가대표 되기



▲ 서지훈
▲ 서지훈
△서지훈(2학년·사우스포)

-체급: 38㎏급, 스몰급

-장점: 스텝 좋음. 카운터 받아치기 능함

-목표: 소년체육대회 금메달 획득



▲ 김수언
▲ 김수언
△김수언(2학년·오서독스)

-체급: 60㎏급, 라이트급

-장점: 신체조건 좋고 체력 뛰어남

-목표: 소년체육대회 금메달 획득



▲ 한재현
▲ 한재현
△한재현(2학년·오서독스)

-체급: 52㎏급, 라이트밴텀급

-장점: 복싱부 유일 인파이터 복서. 파워 뛰어남

-목표: 소년체육대회 금메달 획득



▲ 이동훈
▲ 이동훈
△이동훈(1학년·오서독스)

-체급: 57㎏급, 페더급

-장점: 유연성 뛰어남. 중심 이동 좋음

-목표: 전국대회 입상



▲ 정상욱
▲ 정상욱
△정상욱(1학년·오서독스)

-체급: 60㎏급, 라이트급

-장점: 신체조건 좋음

-목표: 전국대회 입상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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