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진 북부본부장



지역소멸 위기에 직면한 경북 영양군과 봉화군이 양수발전소 건설로 인구를 늘리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고자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양수발전소는 상·하부 댐으로 구성되며 특정 시간대에 남는 잉여전력으로 하부 댐의 물을 양수해 상부 댐에 저장한 후 댐에 가둬 둔 물의 낙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해 전력공급이 부족한 시간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기 저장고’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2~2036)’에 신규 양수발전소 1.75GW(기가와트)가 반영됨에 따라 9월께 양수발전소 2~3개소를 선정한다.

영양군은 정부의 계획량인 1.75GW의 절반이 넘는 1GW를 생산하겠다고 나섰다. 국비 2조원대의 국책사업으로 영양군 창군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이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양수발전소 유치에 지역 발전과 군의 미래가 달렸다”고 강조했다.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 역시 영양군을 우선 후보지로 선정한 상태다. 영양군은 민간 주도의 ‘양수발전소 영양군 유치를 위한 범군민 유치위원회’를 발족해 ‘나도 유치위원이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양수발전소 유치활동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영양지역 노인회 등 219개 단체장이 공동위원장이 돼 범군민서명운동, 결의대회, 배지착용 등으로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월 30일 오도창 영양군수, 김석현 영양군의회 의장, 양봉철 양수발전소 영양군 유치를 위한 범군민 유치추진위원회 상임의장 등 20여 명이 한국수력원자력(주) 본사를 방문해 양수발전소 유치신청서를 제출했다.

유치신청서 제출을 앞두고 6월 23일 양수발전소 유치에 반대입장을 견지해 왔었던 ‘양수발전소 반대추진위원회도 반대 현수막을 철거하며 유치에 적극 동참하며 전군민 양수발전소 유치에 일심동체가 됐다.

양수발전소 영양군 유치를 위한 범군민 유치추진위원회 양봉철 상임의장은 “사업대상지 주민들 간 찬반 의견으로 나뉘어져 마을 내 화합이 이뤄지지 않아 고민이 많았으나 반대추진위원회의 동참으로 어려운 고비를 넘겼고 남은 기간 유치활동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봉화군도 4년 전 실패한 경험을 바탕으로 양수발전소 유치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재도전하고 있다.

‘양수발전소 천하제일 명당은 봉화!’, ‘봉화 3만 군민의 꿈! 염원! 봉화 양수발전소 유치’, ‘지역경제 활성화! 인구증가! 인프라 확장! 관광객 유치! 1석 4조의 기회 양수발전소 유치로 이루자’며 범군민 양수발전소 유치에 전력을 쏟고 있다.

봉화군이 유치를 추진하는 양수발전소 장소는 소천면 두음리와 남회룡리 일대다. 봉화군은 지형적으로 상부와 하부에 각각 댐을 조성할 수 있는 지형과 낙차를 가지고 있어, 2019년 한국수력원자력 조사에서 양수발전소 건립에 최적의 위치로 평가 받았고 건설 적합성에서도 최고점을 받은 것을 내세우고 있다.

또, 사업 대상지가 태백산맥과 소백산맥 양백지간에 위치하고 있어 산림자원이 풍부해 댐 건설 시 수자원 확보로 산림자원 전반의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장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봉화군은 현재 군과 군민을 비롯한 기관과 기업, 이장협의회, 향우회 등 민간단체까지 양수발전소 유치전에 뛰어들어 대대적으로 홍보 캠페인과 결의대회를 여는 등 양수발전소 유치에 나섰다. 봉화군 전역에는 ‘양수발전소 유치! 봉화의 희망’이라고 쓴 현수막이 물결을 이루고 있다. 봉화군의회도 발전소 유치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해 유치에 힘을 보태고 있다. 봉화양수발전소 유치 범군민 추진위원회도 공식 출범해 본격적인 유치활동을 가속화하고 있다.

경북은 양수발전소를 유치하면 기존 청송·예천에 이어 12년 만에 양수발전소를 건설한다. 양수발전소 유치로 지역 소득 증대와 일자리 창출, 관광 자원화, 농업·산불진화 용수 확보 등이 전망된다. 지역소멸위기에 처한 두 지자체가 양수발전소 유치로 소멸위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력을 찾길 기대해 본다.



황태진 기자 tjhwa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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