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주 중앙초교 태권도부 정민욱 코치가 우수지도자 상장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성주 중앙초교 태권도부 정민욱 코치가 우수지도자 상장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세계 챔피언을 길러 낸 성주 중앙초교 태권도부 정민욱 (28) 코치가 태권도 꿈나무 명조련사로 각광받고 있다.

정 코치의 애제자인 김가람(성주여중 2) 선수는 최근 보스니아 사라예보에서 열린 세계유소년 태권도 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것을 비롯, 최건영(성주여중 2) 선수는 전국소년체전 1등을 차지했다. 또 전현규(성주중앙초 4) 선수는 최근 전북 정읍에서 열린 어린이꿈나무태권도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6번 연속으로 우승하는 등 전국에 적수가 없을 정도로 6관왕을 기록해 기염을 토하고 있다.



조민기(중2) 선수도 지난 8월 영천에서 열린 경찰청장기 대회에서 1위, 7월 태백시에서 열린 문화관광부장관기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전국대회를 휩쓸고 있다. 선수들의 훈련장인 성주중앙초교 태권도 도장엔 그동안 선수들이 따온 메달과 상장, 상패들이 가득차 있다.



정 코치는 성주군체육회 뿐 아니라, 전국 태권도 관계자들로부터 유망주를 잘 길러내는 우수한 조련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정 코치는 평소엔 제자들과 장난도 잘하고, 농담도 주고받는 등 다정다감한 성격이지만 훈련할 때와 시합장에서는 곱상한 외모와는 달리 무서운 호랑이 코치로 돌변한다. 그래서 별명도 ‘호랑이’다.

정 코치는 선수들에게 “하면 된다! 훈련할 때 흘린 피와 땀은 반드시 성적으로 돌려받는다”고 엄하게 독려한다. 정 코치의 선수 조련방법은 기본기를 토대로 한 강행군이다. 평소엔 수업을 마치고 오후 3시부터 7시까지, 시합을 앞두고는 밤 10시까지 훈련을 시킨다. 평소엔 기본기 연마 위주로 훈련하고, 시합을 앞두고는 전술훈련에 집중한다. 전국의 주요 상대선수 분석과 함께 각 선수별 약점을 집중적으로 보완하는 연습을 한다. 특히 시합 일주일 전부터는 훈련장을 시합장처럼 꾸민다. 출전하는 선수들이 본 시합장에 서 낯설지 않고 떨리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단련시키는 등 남다른 특훈을 한다.

정 코치 옆에는 오랫동안 태권도를 함께 해 온 후배인 성주군체육회 소속 태권도지도자 임창민(27) 코치가 열심히 돕고 있다. 현재 정 코치가 맡고 있는 선수는 19명(초등 11명, 중등 8명) 뿐으로 선수층이 얇다. 최근 태권도부에 들어 온 초등학생 4명을 제외하면 15명 전원이 선수다. 모두 전국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고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성주군은 성주중앙초등학교만 태권도부가 있을 뿐, 여타 초등학교와 중·고교엔 아예 태권도부가 전무할 정도로 태권도 환경이 열악하다. 초등학교 시절 길러 낸 제자들이 중·고교로 진학해도 정 코치가 있는 성주 중앙초교로 와서 훈련을 해야 할 정도다. 특히 연중 전국에서 개최되는 태권도대회에 수 십번 출전해야 하지만, 선수들을 태워 갈 전용 승합차 한 대 없다. 매번 시합 때마다 차량을 빌려 출전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성주군체육회 김한태 사무국장은 “매년 전국대회에 출전하는 초·중·고 태권도 선수가 수 만 명이나 되지만, 성주군은 15명 전원이 선수”라며 “하지만 정 코치의 열정과 우수한 지도력 덕분에 모든 선수들이 메달을 따는 등 우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고 칭찬한다.







이홍섭 기자 hs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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