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정부가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한 이후 전국 지자체마다 목표설정에 이어 관련 대책들이 경쟁적으로 나오고 있다. ‘넷-제로(net-zero)’라고도 하는 탄소제로는 석유같은 화학연료를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등을 줄여 지구온난화를 막자는 운동이다. 하지만 아직 일상생활 속 실천은 더디기만 하다. 효과가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데다 참여방법에 대한 홍보 미흡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대구시의 탄소중립 녹색성장을 향한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대구시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5%, 2040년까지는 70% 줄이고, 2050년에는 '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30년 기준 우리나라 목표치가 40%다. 대구가 이보다 5% 높다. 물론 대구만 온실가스를 줄인다고 해도 국가전체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수치적 목표는 의미가 없다. 다만 강력한 실천의지는 고무적이라고 하겠다.

대구시의 탄소중립 실천 의지는 곳곳에서 나타난다. 우선 시민이 자율적으로 자동차 운행을 감축해 탄소 발생을 줄이는 ‘자동차 탄소중립포인트제’를 전국 최대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3천613대가 참여해 감축된 온실가스는 모두 975t이었다. 최근 4개 아파트가 우수 단지로 선정된 탄소중립 실천 아파트 경진대회 역시 대구시는 이미 10년전부터 운영해 왔다. 올해 참여한 9개 아파트는 103t의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냈다.

일상생활의 작은 실천으로 인센티브를 받는 건 물론 탄소배출을 줄여 지구온난화를 더디게 하는 데도 일조한 것이어서 참여 의미와 보람이 크다고 할 것이다. 특히 이같은 생활 속 실천은 미래세대를 이끌어 갈 자녀들에게 탄소중립에 대한 중요성을 심어주기에 더없이 좋은 ‘교과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아직은 산업부문에서 우리나라가 G5국가들과 비교해 탄소배출업종이 2배 정도 많고 EU의 탄소국경세도입 등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의 실천은 시민들의 참여의지만 있으면 어렵지 않다. 대구시의 탄소중립 목표수치는 결국 시민들이 달성해야하고 무엇보다 후손들에게 덜 오염된 지구를 물려줘야한다는 점에서 1회용품줄이기, 자가용대신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 작은 실천부터 동참하는 것이 탄소중립으로 가는 첫걸음이라 하겠다.







김승근 기자 ks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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