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정책연구원 공간교통연구실장/대구시주거정책심의위원



19세기 세계의 많은 해안 도시가 개항, 즉 항구를 개방하여 번성했다. 지금도 부산, 상해, 싱가포르, 홍콩, 마카오 등 아시아 주요 개항 도시들은 국제적인 무역, 금융, 문화 교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세기 이후에는 국제공항을 새롭게 갖춘 도시가 발전의 기회를 얻었다. 대한민국 인천, 카타르 도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개항’(항만이든 공항이든) 도시는 세계와의 연결성이 높아져 글로벌 도시로서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2023년 7월 1일, 경상북도와 대구광역시 간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군위군은 대구광역시에 편입되었다. 다시 힘차게 일어서는 ‘굴기(崛起)’를 시작하는 대구로서는 신(新)국제공항과 함께, 전체 행정구역의 절반을 훨씬 넘어서는 군위를 품게 되었다. 서울을 비롯한 7대 광역시 중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가진 광역시로서 발전잠재력을 갖게 되었다. 반면, 군위로서는 신공항 유치와 함께 대구광역시 일부로 편입됨으로써 본격적인 도시 발전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막 공항도시로서 태동을 시작하는 시점이다.

팔공산을 사이에 두고 대구 북쪽에 있는 군위군은 614㎢의 면적으로, 대구(884㎢)의 약 70% 수준이다. 반면 인구는 약 2만 3천여 명으로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역내총생산(GRDP)도 1.5%에 불과하다. 게다가 대표적인 인구소멸 위험지역으로 손꼽히며, 고령인구 비율이 40%를 넘어서는 초고령화 지역이다. 주택이나 상가, 공장이 들어선 도시지역은 군위군 전체 면적의 2%에도 미치지 못하고, 비도시지역 면적이 전체 행정구역의 98%를 차지하는 전형적인 농촌이다. 현재보다는 미래를 그려보고 비상할 수 있는 채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군위군은 이제 공항도시로서 새롭게 바뀔 미래상을 그려야 할 시점이다. 특히 신공항 건설과 함께 대구경북선(공항철도) 신설, 중앙고속도로 확장과 대구4차순환도로 완전 개통, 팔공산 관통 고속도로 건설 등으로 광역교통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미래 50년을 선도하는 글로벌 도시로 발전하려는 ‘하나의 도시, 대구’ 일원으로서 역사적 도전을 함께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주요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첫째, 산업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글로벌 관문 기능을 수행할 국제공항이 건설되는 만큼, 대구 미래 50년을 함께할 신성장동력(UAM, ABB, 반도체, 로봇, 헬스케어 등)을 뒷받침할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신공항은 물론 산업단지 입주 기업을 위한 기업지원시설, 교육기관 등 여러 가지 여건을 갖추어야 한다. 무엇보다 계획 입지형 개발에 차질이 없도록 하며, 산발적인 개발행위가 무분별하게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둘째, 정주 여건을 강화해야 한다. 신공항 건설과 함께 기존의 농업 이외에 신산업과 항공서비스업, 관광업 등 경제활동이 다양해지고, 새로운 인구가 모여들게 될 것이다. 늘어나는 경제활동과 인구에 맞추어 도로, 교통, 상하수도, 에너지 등 도시기반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공원, 녹지, 문화시설 등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생활기반시설도 구축해야 한다. 의료, 교육, 복지 등 편의시설도 확충하여 정주성도 높여야 한다.

셋째, 공항도시로서 정체성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2030년 개항을 준비하며 글로벌 도시로서 새로운 문화와 정체성을 형성하여 군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지역의 활력을 증진해야 한다. 지역 고유의 역사와 문화를 계승하되, 새로운 지역 문화를 발전시켜야 한다. 전통적인 정체성을 기반으로 전시장,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도서관 등의 문화시설을 갖추고 다양한 문화 행사를 열어가야 한다.

넷째, 주변 시·군과 연대하여야 한다. 신공항을 품은 관문지역으로서의 입지 우위를 독점하려 하기보다는 주변 지역과 연계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대구시정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내부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과 함께, 신공항 중심의 거대경제권 구축의 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주변과 협력해야 한다. 홀로서기보다는 함께 일어나야 한다. 공항도시 군위의 미래 전망은 밝다. 함께 가야 미래가 있다.





최미화 기자 cklala@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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