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2022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50대 이상의 경우 디지털정보화 역량 수준은 54.5%로 장애인(75.2%), 농어민(70.6%), 저소득층(92.9%), 북한이탈주민(84.1%) 등 모든 취약계층 중 가장 낮았다. 디지털정보화 활용 수준 역시 72.6%로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고령층이 패스트푸드점에서 키오스크로 햄버거 하나 주문하는 것조차 어려운 시대가 됐다는 걸 의미하는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생활 속 디지털을 대변하는 기기인 키오스크에 대한 조사에서는 공공 및 민간분야를 포함해 2019년 18만9천여대에서 2022년 45만4천여대로 1.4배 정도 늘어났다. 이 중 요식업 분야는 같은 기간 16배가 증가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접촉문화가 확산되면서 키오스크 역시 디지털전환이란 이름 아래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일상의 편의성을 높여주고 있지만 고령층은 이런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다 할 것이다.
고령층의 디지털 격차로 인한 불편은 공공행정부문도 마찬가지다. 주민등록등본을 한 통 떼려고 해도 인터넷 활용이 자유로운 일반인들은 무료로 자신의 컴퓨터를 이용해 5분 안에 출력할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 발급이 힘든 고령층은 직접 주민센터에 방문해 400원을 들여야 발급받을 수 있다. 고령층의 디지털 격차는 결국 직접 가는 불편함에 차비, 발급비 등 돈까지 더 내도록 만드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금융 업무 대부분을 처리하는 다른 세대와 달리 고령층은 디지털금융 접근성도 떨어진다. 여기에 고령층이 디지털금융서비스를 이용할 때 겪는 어려움이 어떤 것인지 진단조차 정확하게 나온 자료도 찾기 힘들다. 디지털강국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초고령화사회 진입에 이어 속도마저 빨라지고 있는 지금, 디지털 약자인 고령층의 디지털격차 해소는 생존과 연결해 접근해야 한다. 더 이상 키오스크나 온라인 업무를 대하게 될 경우 포기하거나 뒤로 물러서지 않게 디지털리터러시 교육 강화와 기기 접근의 편의성 개선 등에 대한 주변의 관심 그리고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예산 및 정책 지원이 디지털 전환 속도를 따라잡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승근 기자 ksk@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