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선출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두 대표 모두 경선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 전해||

▲ 화성밸브 장원규 대표(왼쪽)와 케이케이 박윤경 대표.
▲ 화성밸브 장원규 대표(왼쪽)와 케이케이 박윤경 대표.
차기 25대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선출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장원규 화성밸브 대표에 기울었던 회장 추대 무게추가 박윤경 케이케이 대표의 출사표로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통상 차기 회장 후보는 경제계 화합 등을 위해 2000년 17대 회장 선거 이후 합의추대 방식을 이어왔고, 상호 물밑 대화 등을 통해 임시의원총회(3월19일) 2주전께 최종 후보를 결정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두 후보간 단일화를 위한 만남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다 두 후보 모두 경선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쳐 난항이 예상된다.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25년 만에 경선 절차를 밟게 된다.

박윤경 대표는 최근 대구일보와 통화에서 “케이케이는 대구 1호 법인 기업으로 대구상의 발기 때부터 지금까지 3대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며 “올해로 창립 97주년을 맞았는데 100주년을 앞두고 지역 사회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회장직에 도전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 장 후보와 얘기를 나눠본 적은 없는데 조만간 자리가 성사되지 않겠느냐”면서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회장직에 도전하겠다”며 경선 염두의 뜻을 전했다.

1927년 ‘대구 오일상회’ 이름으로 출발한 케이케이 주식회사는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이다. 박 대표가 차기 상의 회장에 오른다면 대구 최초 여성 회장이 탄생하게 된다.

같은 날 장원규 대표도 “15년간 상공의원으로 역할을 해오면서 지역 기업의 글로벌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지역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고 특히 대구시와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다양한 기업이 고르게 발전할 수 있도록 대구상의를 이끌어 나가고 싶다”고 회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장 대표도 원만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경선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을 전했다.

장 대표는 “합의추대를 1순위를 보고 있는데 만약 안 된다면 상공의원 112명에게 한 번 의견을 물어보는 것도 좋지 않겠냐”며 “선진화 시대인 만큼 경쟁 속에서 발전이 있는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전했다.

1987년에 설립된 화성밸브는 국내 산업용 밸브 1위 기업으로 현재 500여 종의 밸브를 생산하고 있으며, 2000년 업계 최초로 코스닥 증권시장에 상장한 바 있다.

과거 대구상의 회장 경선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탓에 이러한 경합은 업종 간 대리전 양상이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997년, 2000년 회장 선거 당시 채병하 전 대하합섬 대표이사와 권성기 전 태왕그룹 회장이 16대에 이어 17대 회장 선거에서도 재격돌하며 외부 세력 개입설까지 거론되는 등 과열양상으로 기업인 분열이 벌어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이전 사례를 봐서 합의추대 방식이 가장 이상적이긴 하지만 후보들 의지가 강하다면 경선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상의는 지난달 29일 제25대 상공의원 112명을 확정하고 오는 19일 25대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총회에서 합의추대 또는 경선으로 차기 회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김명환 기자 km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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