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테판 홀트, Global-climate-are-you-cirrus-009
▲ 스테판 홀트, Global-climate-are-you-cirrus-009

현대인이 살아가는 도시 공간 안에서 자연, 도로, 건축물을 각자의 시각으로 해석한 전시가 열린다.

경북대미술관의 소장품 전으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에는 나탈리아 부텐노바, 박남희, 스테판 홀트, 장용근, 차장섭, 케세니아 네치텔로, 호망 지베호 7명이 참여한다.

박남희, 장용근 작가는 우리에게 익숙한 대구 풍경을 담고 있다. 박남희 작가의 ‘하늘을 향하여, 빛을 향하여’는 봄에서 여름으로 지나갈 무렵 꽃이 만개한 교정과 본관을 스텐실 기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장용근 작가는 공식적으론 존재하지 않는 노동의 현장을 ‘보이지 않는 노동’ 시리즈로 제작했다.

스테판 홀트는 지구 환경 위기 실상을 드러내는 생태예술작가다. 작품 ‘Global-climate-art-you-cirrus-009’는 청명한 하늘을 담고 있는 듯 보이지만, 구름으로 여겨지던 하얀 자국들은 항공기와 도시의 공장 매연이 만들어낸 자국이다. 작가는 현대사회가 가지고 있는 환경문제를 시각적으로 미화시켜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

호망 지베흐의 ‘베니스 시리즈’는 화려한 여행지 사진 위에 눈앞의 건물이나 사람들을 복제, 합성해 상업적이고 무분별한 복제가 얼마나 인간의 창조적 삶과 시각을 무뎌지게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유명 관광 도시를 내세워 제시한다.

나탈리아 부텐노바와 케세니아 네치텔로, 차장섭은 도시와 건축물을 판화, 회화, 사진으로 표현한다. 나탈리아 부텐노바는 러시아 모스크바의 아르바트(Arbat) 거리의 정적인 건물과 동적인 인파를 동판화 기법으로 제작했으며, 케세니아 네치텔로는 러시아 남부의 휴양도시 소치를 푸른색면과 간결한 선의 명암대비 처리로 대리석 석조 건물과 시원한 풍경을 어우러지게 그려냈다. 차장섭 작가는 대들보, 도리, 서까래 등 자연 나무 원형으로 이루어진 한옥의 미를 흑백 사진으로 담아낸다. 작가는 한옥에서 건축 재료로 사용하는 한지에 수묵화 형식으로 프린트함으로써 전통 원형의 미를 온전히 남아내는 시도를 했다.

경북대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개관 이래 수집한 소장품 중 도시를 해석하고 기록하는 작가의 회화, 사진, 판화 작품 25점을 선보이는 자리”라면서 “작품 관람을 통해 우리가 일상을 영위하는 도시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고 향유할 수 있는 시간에 다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21일부터 6월15일까지 경북대 미술관 제1, 2전시실에서 열린다.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오후 6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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