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용수<br />한일문화관광연구소 대표
▲ 오용수
한일문화관광연구소 대표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영국의 마거릿 대처 수상은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지도자다.

레이건 대통령은 1981년 3월 연방공무원인 공항관제사노조의 불법 파업으로 공항이 마비되자, 경제와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라며 즉각 복귀를 명했다. 파업자의 10%인 1만3천명 밖에 돌아오지 않자, 48시간 내로 오지 않으면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대체인력을 투입하자 절반은 운행하게 되었다. 그 후 법과 원칙에 따라 미복귀자 전원을 파면, 연방공무원 재취업도 못하도록 엄하게 다스렸다. 이로써 레이건은 강력한 리더십을 얻게 되었다.

영국은 석탄으로 증기기관을 움직이며 발전하였고, 석탄 광부와 탄광노조의 입김은 강했다. 70년대 말부터 석탄 소비가 줄고 탄광 적자를 재정으로 메우게 되었다. 대처 수상은 1984년 3월 적자 광산 2곳을 폐쇄하자, 노조가 파업을 시작하며 동참하지 않는 노동자에게 테러를 가하고, 제철소에 석탄 반입을 방해했다. 대처는 폭도로 규정, 체포하고 노조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간부 집을 차압했다. 1년 만에 파업은 끝났고, 영국병을 치유한 대처는 ‘철의 여인’이란 별명을 얻었다.

일본은 회계연도가 시작 직전인 3월에 ‘춘투(春鬪)’라며 노조가 임금인상을 위해 투쟁을 해왔다. 그런데 올해 임금교섭은 노조 요구대로 혹은 더 많이 오르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일본제철이 14.2%, 미쓰비시중공업이 8.3%, 도요타자동차도 25년만의 최대 폭으로 합의했다. 20여 년 동안 임금 동결 내지 미미한 인상을 감내한 노동자나 노조의 협조에 대하여 최고가를 갱신한 주가로 자산가치가 오르고 실적이 좋아진 기업이 화답한 것이다. 정부도 물가 상승으로 실질임금이 감소하고 있으므로 기업에 임금 인상을 권한 면도 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노동 법치주의와 임금 이중구조 타파를 강조하고 있다. 2022년 화물연대의 운송방해, 시설점거 등 집단불법행위를 엄정한 대응으로 잠재웠다. 노조 회계장부 비공개 관행도 법에 따라 개선토록 했다. 건설노조의 타워크레인 기사 채용 강요와 월례비 요구, 공사장 출입구 차량 진입 방해 등에 강력 단속으로 대처했다. 또 파업 불참 자영업체 사업 방해 등 비리에도 정면 대응하였다. 이밖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비정상적인 이중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동일노동 동일임금 적용을 정착시키고 있다. 또 사회불안을 야기하는 과도한 임금격차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며, 노동 유연성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자신들이 없으면 국민 생활과 국가 경제에 피해 발생을 볼모로 자기주장을 관철시키려 했던 공항관제사, 석탄 광부, 화물 기사들의 불법 파업은 엄정한 법적 대응에 여지없이 무너졌다. 한편 노사가 협력, 상생하는 일본사례도 보았다. 한동안 잠잠했던 건설현장에 비노조원 근무·기계사용, 방해가 다시 생겨나고 있다. 급상승한 건설비는 재개발·재건축마저 멈추게 하며 향후 주택공급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도록 강력히 다스려야 한다. 지금 의대증원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정부와 의사들의 극한 대립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차갑다.

오용수 (한일문화관광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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