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김홍년 교수
▲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김홍년 교수

심장은 우리 몸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쉬지 않고 펌프질을 하는데 이러한 심장의 펌프질로 인해 압력이 생기게 된다. 고혈압이란 이렇게 생긴 압력이 과도해 여러 장기에 손상을 야기하는 질병이다. 고혈압은 전 세계적으로 사망 위험요인 중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심뇌혈관질환, 콩팥질환 등 여러 질환 발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고혈압은 대개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소수의 환자에서 두통, 시력저하, 메스꺼움, 구토, 어지럼증, 두근거림, 피로감 등의 증상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자각 증상이 없기 때문에 주기적인 혈압 측정으로 고혈압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진에서 혈압이 한번 높게 나왔다고 고혈압으로 진단하지는 않는다. 혈압이 높게 나왔다면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번 반복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게 되는데 이렇게 측정한 혈압이 수축기 140mmHg 또는 이완기 90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을 하게 된다.

평소 집에서 혈압은 괜찮은데 병원에서만 재면 높은 경우가 있는데 이는 병원이라는 환경이 불편하기도 하고 진료를 앞두고 과도한 긴장을 하는 등으로 인해 혈압이 높아지기도 한다. 이러한 고혈압을 ‘백의 고혈압’ 이라고 부르고 이와 반대로 병원에서는 정상이고 집에서 높은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경우를 ‘가면 고혈압’이라고 한다. 이러한 백의 고혈압, 가면 고혈압은 ‘24시간 활동혈압’ 이라는 검사를 통해서 진단한다.

20세 이상 성인이라면 2년마다 진료실에서 혈압을 측정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40세 이상 이거나, 고혈압 가족력, 고혈압전단계, 비만 등의 고혈압의 위험요소가 있다면 매년 진료실 혈압을 측정하는 것을 권장한다.

고혈압으로 진단받는다고 모두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고혈압의 치료는 환자가 가지고 있는 심뇌혈관 위험도에 따라 생활요법 또는 약물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만약 고혈압전단계 환자이고 심뇌혈관질환 동반 위험인자가 많지 않다면 생활요법으로 우선적으로 치료해 볼 수 있다. 1기 고혈압환자에서 동반 위험인자가 없다면 생활요법 또는 약물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으며 동반 위험인자가 있다면 약물치료와 생활요법 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그리고 수축기 혈압이 160mmhg 이상 넘어가는 2기고혈압 환자에서는 동반 위험인자와 상관없이 약물치료와 생활요법 치료를 시작한다.

비약물치료 및 생활요법에는 기본적으로 운동, 금연, 금주, 체중 감량, 건강한 식사습관 등을 들 수가 있다. 우선 소금 섭취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국민은 하루 평균, 세계보건기구 권고량보다 두 배 정도 많은 10g 정도의 소금을 섭취하고 있는데, 이를 절반 정도로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자주 먹는 국, 찌개, 라면, 국수, 김치 등에 소금이 많은데 음식을 조리할 때 소금의 양을 줄이고 국물 보다는 건더기 위주로 섭취해 소금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또 칼륨이 많이 들어있는 채소, 과일 등을 섭취하면 고혈압을 예방하고 혈압을 낮추는데 도움을 준다. 다만 콩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칼륨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운동은 걷기, 뛰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한번에 30분 이상 주 5~7회 시행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술은 하루 2잔 이하로, 담배는 완전한 금연할 것을 권고한다. 고혈압은 또한 체중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체중을 줄이면 혈압이 떨어진다. 특히 복부비만은 고혈압뿐만 아니라, 고지혈증, 당뇨병 등의 발병과 사망률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 약물치료의 목적은 적정한 혈압을 유지함으로써 심뇌혈관질환, 콩팥질환 등을 예방하고 이로 인한 사망을 줄이는 것이다. 생활요법 등 비약물적 치료로 혈압이 떨어지고 약물의 도움이 없이도 정상 혈압이 유지된다면 혈압약의 중단도 가능하다. 실제로 체중감량을 통해 혈압을 낮추고 혈압약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어 약물치료와 더불어 생활요법도 고혈압의 치료에서 아주 중요하다.

고혈압은 평소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뇌출혈, 뇌경색, 심근경색, 심부전 등 합병증이 생기고 나서 알게 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정기적인 혈압측정으로 고혈압을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고혈압으로 인한 장기손상, 심뇌혈관 질환 등 합병증을 예방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고혈압으로 진단받았다면 약물을 규칙적으로 복용하고 생활요법을 적극적으로 시행해 정상 혈압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생활요법도 약물치료만큼 고혈압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이므로 생활요법에도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해야한다.

김명규 기자 km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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