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환자가 마린보이 된 비법? 안전하게 물놀이만 해도 건강해져요

발행일 2014-04-09 01: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8> 수영연합회



대구시수영연합회는 7년째 장애우들과 함께 하는 어울림 수영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은 작년 대회 선수 선서 장면.


‘수영’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참여하고픈 생활체육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간 전국 10세 이상 9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 생활체육 참여 실태조사에서 나온 결과다(신뢰도 95%, 오차범위 ±1.03%).

조사 대상자의 10.7%가 ‘수영’을 희망한다고 답했고, 다음으로 등산(8.9%), 요가(8.8%), 걷기(6.6%), 보디빌딩(6.2%) 등의 순이었다.

한명이 생활체육에 투자하는 비용은 연 61만3천416원, 2012년 조사 때보다 25.2%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0세 이상의 우리 국민들이 생활체육에 투자한 돈이 2012년 9조원에서 12조원으로 증가했다는 것을,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응답자의 72%가 생활체육을 함으로써 ‘의료비가 감소했다’고 답했다. ‘국민 선호도 1위’ 수영을 배우면 ‘본전’을 뽑고도 남는다.

 

◆천식 앓던 소년이 수영천재로

 

올림픽 수영영웅 마린보이 박태환은 어린 시절 천식을 앓았다.

그러다 의사의 권유로 4살에 엄마의 손에 이끌려 처음으로 수영장을 찾았고, 폐활량을 늘린 덕에 천식을 고치고 국민영웅도 됐다.

우리 인간의 심장, 근육 등 신체 각 조직은 일정한계의 격렬한 활동을 필요로 한다.

수영은 손끝에서 발끝까지 온몸을 사용하는 전신운동으로, 신체의 모든 근육을 사용하면서도 상해의 위험이 없으면서 생명을 유지하는 필수적인 심장혈관의 기능을 증대시키고 순환기 계통을 발달시켜 준다.

‘요통’은 현대 사회의 문명병이라고 한다. 운동부족에 의한 근육의 퇴화, 과식에 의한 비만, 앉은자세로 일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요통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점차 늘고 있다. 요통 및 비만 예방과 치료, 체력 증진에 수영만한 게 없다.

물의 특성인 부력을 이용한 ‘아쿠아로빅’은 최근 어르신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운동.

수중에서 신나는 음악에 맞춰 다양한 춤동작과 걷기, 뛰기, 차기, 밀기 등 기본동작으로 이뤄지는 유산소 운동을 하다보면 근육과 심혈관 등의 신체기능이 개선된다.

피부 개선, 디스크 등 각종 성인병과 질병 예방과 치료 등에 효과적인 수영은 특히,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다.

어린이의 키를 키우고자 할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키 크는 운동을 꾸준히 반복해주는 것. 근육운동보다는 몸을 유연하게 만들어주는 ‘성장운동’ 수영이 효과적이다.

폐기능 강화로 감기 예방에도 좋은 게 수영이다. 사계절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이다.

 

◆대구시수영연합회 활동상

 

수영의 영법은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 등 크게 4가지.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6개월 정도 배우면 남녀노소 누구라도 모든 영법을 구사할 수 있다고 한다.

송락현 대구시수영연합회 사무국장은 “수영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몸이 적응되지 않아 짜증이 나거나 습득속도가 느려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물에 들어가서 노는 것만으로 스트레스는 줄어들어 운동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주 3~4회 수영장을 찾는 수영 동호인은 약 15만명. 대구에는 약 3천600명이 96개의 클럽에 각각 가입해 수영을 즐기고 있다.

지난 2011년 설립된 대구수영연합회는 동구(15개 클럽), 달서구(27), 수성구(25), 북구(18), 달성군(9)에 연합회를 두고 시민들의 건강증진과 활기찬 여가생활을 돕는다.

연합회는 2012년 대전에서 열린 생활체육대축전에 10명이 참가, 6개의 메달(금1ㆍ은2ㆍ동3)을 획득한 데 이어 작년 대회에는 20명이 참가해 37개의 메달(금ㆍ은 각 16ㆍ동5)을 따 종합순위 3위의 성적을 거두는 등 참가한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 연합회는 2012세계청소년스포츠축제(ICG)를 유치하는 등 대구라는 도시 브랜드를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동호인들은 이런 각종 수영대회에 참가함으로써 기량을 확인하고 더욱 더 체력증진에 힘쓰는 동기부여가 된다.

연합회의 주 목적 중 하나는 수영의 저변확대. 이를 위해 연합회는 어린이, 성인,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무료 수영교실과 아쿠아로빅 무료 특강을 상시 열고 있다.

연합회는 재활환자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상대적으로 부상의 위험이 적은 수중 운동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송 사무국장은 “수영을 할 때 어깨관절 질환이 있는 사람은 팔동작에서 주의해야 하는데 어깨를 큰 각도로 회전시키면 질환이 도리어 악화될 수 있다. 또 허리가 아픈 사람은 접영, 평형은 피해야 하고 몸을 곧게 뻗어 유지하는 과정에서 허리관절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 대구연합회는 전국 최초로 수영대회 시 필요한 대회 전산프로그램을 개발해 울산ㆍ대전ㆍ김천 등 다른 지역연합회에 보급해 주는 역할과 함께 3급 심판을 매년 100여명을 배출해 지원해 오고 있다.

이밖에 전국 최초로 일반인과 장애우들이 함께 참여하는 ‘전국 마스터즈 어울림 수영대회’를 7년째 개최해 오고 있다. 올해는 5월 18일 열릴 예정이다.

고정일 기자 kji@idaegu.com



“너무 엘리트 위주의 스포츠, 또 메달 수에만 집착하지 말아야 합니다. 생활체육의 저변 확대에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대구시수영연합회 안병찬 회장은 현재 우리 스포츠가 안고 있는 문제를 지적했다. 연맹 등 큰 단체는 엘리트 체육에, 생활체육 단체는 스포츠의 생활화라는 본연의 임무에 각각 충실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안 회장은 수영연합회 창립 때 연맹 전ㆍ혁직 임원들을 배제시켰다. 어렵더라도 생활체육 활성화를 통한 엘리트 체육 육성이란 선순환 구조를 확립시켜나가자는 취지였다.

“스포츠를 관람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사실 일상생활에서 운동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운동을 강제로 시켜서는 안된다”는 안 회장.

핀란드의 경우 청소년들의 42% 정도가 스포츠 클럽에서 활동하면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이 올림픽 등 큰 대회에 참가한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초등학교 수영수업이 본편화되어 있다.

“우리 초등학생들은 일년에 한번 정도 수영 체험학습을 합니다. 자치단체나 교육청에서 예산 타령만 하고 있어요.”

안 회장은 지난해 오산시와 교육청이 연계, 초등학생 4학년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12주 수영교육을 실시한 사례를 들며 “생활체육에 대한 관심의 차이”라고 꼬집었다.

“우리도 초등학교에 수영장이 딸린 학교에서나마 시범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고 안 회장은 말한다. 대구에는 대봉ㆍ수성ㆍ동촌초에 수영장이 있다.

교육적인 효과도 좋다. 스스로 옷을 갈아입고 정리하는 등 ‘자립심’과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 특히 한달 정도 배우면 자유형은 너끈히 해내 자신의 생명과 타인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생존수단이 되기도 한다.

장애인단체에서 활동하기도 했던 안 회장은 장애우들과 함께 하는 어울림 수영대회에 대한 애착이 많다. 7년째 매년 자체 예산과 동호인들이 십시일반 모은 2천만원으로 대회를 치른다.

“장애우와 일반인 각각 2명씩 조를 이뤄 계주를 합니다. 등수는 상관없지요. 대회 자체가 힐링이고 감동입니다.”

한 도시 안에도 구ㆍ군에 따라 수영시설 등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있다는 안 회장.

그는 “수영이 마라톤처럼 가족 단위의 생활체육으로 정착되길 바란다”며 “수영을 쉽게 접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환경조성에 힘을 쏟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 안 회장은 소외계층과 장애우들에 대한 수영 무료교실과 공공체육시설에 근무하는 수영지도자들의 전문화 및 처우개선에도 힘쓸 예정이다.

고정일 기자 kji@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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