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 선거, 감성과 이성의 대립과 조화

윤일현지성교육문화센터이사장선거는 돈, 조직, 바람에 의해 승패가 좌우된다. 세 가지 중 앞의 둘은 바람을 이길 수 없다. 한국의 선거는 이성보다는 감성이라는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당락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감성과 바람은 동전의 양면처럼 한 몸을 이룬다. 총선, 대선, 지방선거 등 모든 선거에서는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다양한 수단과 방법이 동원된다. 선거 캠페인에는 춤과 노래가 있다. 바람에 선행하는 유권자의 관심과 감성을 자극하기 위해서다. 춤과 노래는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 있는 무속적 상상력과 관계가 있다고 설명하는 학자도 있다. “무속적 상상력의 특징은 감성적 충동과 즉흥성에 있다. 여기서는 형식적 균형을 깨는 파격, 비대칭을 낳는 역동적 흐름이 관건이다. 무속적 역동성은 단순히 질서가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다. 여기에 있는 것은 어떤 무질서의 질서, 비형식의 형식이다. 물론 이런 역동성은 비합리적 충동과 광신적 맹목으로 빠져들기 쉽다. 무속적 상상력이 통제 불가능한 광기로 번져갈 가능성, 이 끔찍한 위험성이 과거 한국문화의 진보와 좌절을 모두 설명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라고 서울대 김상환 교수는 말한다.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말이다.최순실의 국정 농단으로 촉발된 촛불집회는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 촛불 집회가 일으킨 바람은 그 무엇으로도 잠재울 수 없는 태풍으로 발전해 정권 교체를 가져왔다. 그 바람으로 권력을 장악한 현 정권은 적폐 청산, 원전 폐지, 부동산 정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이성보다는 감성과 바람을 활용했다. 합리적인 설명과 설득, 양보, 토론과 합의보다는 감성을 앞세운 파격적 행보로 정책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경우가 많았다. 견해가 다른 사람은 수구 골통, 토착 왜구, 적폐로 몰아붙였다. 코로나19 초반의 효율적인 통제가 일으킨 바람은 다른 모든 바람을 잠재우며 국민적 지지를 받았다. 그 바람으로 다수 의석을 차지한 여당은 비합리적 충동과 광신적 맹목으로 관행을 무시하고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고는 법안 처리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국민적 불신과 저항이 있을 때마다 콘크리트 지지층은 그들의 오만과 독선, 위선의 방패막이 돼 주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재유행, 집값 폭등, LH 사태 등은 국민적 분노를 촉발했다.여당은 촛불집회가 일으킨 바람이 아직도 민의의 바다에 불고 있다고 착각했다. 여당은 당헌을 고치고 궁색한 변명으로 후보를 냈다. 뚜렷한 전략이 없다 보니 내곡동 땅 보상에 상대 후보가 개입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분명하게 입증을 못 하니 생태탕, 신발 이야기로 핵심을 벗어난 프레임을 만들어 바람을 일으키려고 했다. 누적된 불만이 야기한 분노의 바람 앞에선 백약이 무효였다. 정책 대결은 사라지고, 역대 최악의 네거티브 선거가 되고 말았다. 우리 민족은 감성적 충동과 즉흥성에 좌우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는 차가운 머리로 현실을 직시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중국 진나라의 재상 여불위가 쓴 ‘여씨춘추’에 ‘엄이도종(掩耳盜鍾)’이란 말이 있다. 어느 도둑이 남의 집에 들어가 종을 훔치려고 했다. 도둑은 종이 너무 무거워 조각으로 깨뜨려 지고 가기로 마음먹었다. 망치로 종을 내려치는 순간 종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도둑은 다른 사람이 쫓아올까 두려워 자신의 귀를 막았다. 자신의 귀를 막아도 다른 사람은 그 종소리를 듣는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집권 여당은 자신의 귀만 막고 선거운동을 했다. 야당 역시 별 차이가 없으니 착각해서는 안 된다. 막대기를 세워뒀더라면 더 많은 표를 얻었을 것이라는 지적을 뼈아프게 되새겨 봐야 한다.4·7 재·보궐 선거를 감성과 이성의 관점에서 짚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임마누엘 칸트는 “이성이란 본능·충동·욕망 등에 좌우되지 않고 스스로 도덕적 법칙을 만들어 그것에 따르도록 의지를 규정하는 능력, 올바르게 사물을 인식하는 능력을 말한다. 감성은 욕구 또는 본능을 가리키며, 그것은 이성에 의해 억제될 수 있다”고 했다. 감성과 이성은 우리 삶과 정치에 필수적인 요소지만, 상호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 이번 선거를 돌이켜 보며 여야 정치인과 모든 국민이 “감성 없는 이성은 공허하고, 이성 없는 감성은 맹목이다”라고 한 칸트의 말을 다시 곰곰이 음미해 보길 소망해 본다.

여야, 추경 접점 깜깜…이틀째 대립만

여야가 15조 원 규모의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를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이틀째 대립각만 세웠다.국민의힘은 2조1천억 원 규모의 일자리 관련 예산 전액 삭감을 요구했다.더불어민주당은 “24일 본회의에서 (추경을) 반드시 처리한다”며 야당을 압박했다.2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는 이틀째 추경심사 소위원회를 열어 추경 안에 대한 증·감액 심사를 진행했다. 전날 소위에서 감액사업 심사를 절반도 끝내지 못한 여야는 이날도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국민의힘은 일자리 예산은 시급성이 떨어지고 나라 빚도 더 이상 늘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예결위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군)은 “심사를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여야 조율이 돼야 하는데 감액사업 협의 진전이 전혀 없다”며 “여당이 이렇게 ‘답정너(답은 정해져있고, 넌 대답만 하면 돼)’ 형태로 하면 성과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추 의원은 “일자리 예산 삭감을 해야 피해지원을 증액할 재원이 나오는데 자꾸 적자국채 발행으로 빚을 늘려서 하자는 건 무책임한 재정 운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민주당은 24일 추경 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당대표 직무대행인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일상 회복을 위해 추경 안을 내일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이어 김 원내대표는 “야당도 국민 안전과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추경 안에 대해 적극 협조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홍익표 정책위의장도 “피해 계층의 어려움은 국회에서 추경 통과가 지연될수록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야당은 부디 국민을 생각해 심의에 임해 달라”고 촉구했다.홍 정책위의장은 “야당은 추경의 일자리 사업을 소위 단기 아르바이트로 규정하고 전액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일자리가 사라진 근로취약계층의 아픔과 고통을 외면한 것”이라고 비난했다.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단독)군위읍 유기동물 보호센터 건립 두고 군과 주민 대립

“동네 입구에 유기동물 보호센터를 건립한다니 어처구니가 없다.”군위군이 최근 증가하는 유기동물을 위생적이고 체계적으로 보호·관리하고자 유기동물 보호센터를 건립하기로 하자 인근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군위군은 군위읍 금구리 815번지 일원에 지상 1층 248㎡의 규모로 유기동물 사육실·관리실·격리실 등을 갖춘 유기동물 보호센터를 건립한다. 센터는 유기 동물을 공고 기간 동안 보호하는 시설로 올해 하반기 운영될 예정이다. 군은 보호센터를 확보해 유기동물 입양 활성화 등의 동물보호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문제는 보호센터 건립 예정지가 마을 입구 농지인데다 5번 국도변에 있다는 점이다.주변 주민들은 센터가 운영되면 미관이 저해되고 악취와 소음 등을 생긴다며 건립을 반대하는 민원을 쏟아내고 있다.특히 인근 주민의 동의를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센터 건립을 추진한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군위읍 금구리 주민들은 “군위군이 최근 마을 입구에 주민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거점 소독시설을 설치한 점도 이해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아무런 협의 없이 유기동물 보호센터를 건립하다니 도저히 받아드릴 수 없다”고 건립 취소를 요구했다.특히 “센터가 운영되면 악취와 소음 문제는 물론 약품이 유출돼 토지가 오염될 것이다. 결국 주변 땅 값이 하락해 주민들은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만약 주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센터 건립을 강행한다면 실력행사를 통해 저지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이에 대해 군위군 관계자는 “유기동물 보호센터 건립 예정지는 군유지이며, 주변에 민가가 없어 민원이 제기될 만한 소지는 없다”며 건립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배철한 기자 baech@idaegu.com

여 “백신·치료제 공급 목전”vs 야 “정부, 미온적 대처 급급”

여야가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다.15일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공급이 목전에 와 있다며 국회가 백신 확보를 둘러싼 정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반면 국민의힘은 정부가 백신 확보에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조속한 백신 확보를 촉구했다.민주당 신영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방역 실패를 사죄하고 백신 확보를 위해 국력을 집중하라고 했는데, ‘잘되면 국민 덕분, 못 되면 정부 탓’을 하며 지금의 상황을 정쟁으로 몰고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그러면서 이미 정부가 지난주 4천400만 명분의 백신 접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며 국회의 역할을 주문했다.신 대변인은 “지금은 정부를 믿고 국회의 일을 할 시기”라며 “지난 8월 여야가 함께 코로나19 극복 특위를 포함한 5개 특위 구성에 합의했으나, 지금까지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한정애 정책위의장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치료제와 백신 공급이 목전에 와 있고, 지금의 고비를 잘 넘기는 게 중요하다”며 “재정적, 행정적 뒷받침을 확실히 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반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대구 수성갑)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실체도 없는 K-방역을 자랑하고 떠벌리느라 정작 중요한 병상확보, 의료진 수급, 백신확보 자체는 게을리 했다”며 백신 확보를 강하게 압박했다.이어 “이런 상황에서 하는 얘기라고는 3단계 하느냐 마느냐 하면서 국민 불안만 자극한다”며 “앞으로 백신을 언제 어떤 방법으로 어떤 백신을 구할 거며, 구할 때까지 방역을 어떻게 할 것이며, 병상확보는 어떻게 돼 있고, 의료진은 어떻게 할 것인지 대통령이 직접 국민께 소상히 설명해서 불안감을 없애줘야 한다”고 강조한다.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무능으로 K-장례를 홍보할 수 있게 됐다는 조롱 섞인 민심이 있다”며 “정부가 백신 확보의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다. 진짜 확보한 것이 맞느냐”고 반문했다.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다른 나라는 접종을 시작한 백신을 확보도 못 한 정부의 무능함에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며 “언제 어떤 백신을 구할 것인지, 그때까지 방역을 어떻게 할 것인지, 모자라는 병상과 의료 인력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윤희숙 의원도 페이스북에 “검찰총장 징계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은 특공대처럼 달려들면서 코로나19 백신은 떨이로 사려고 기다렸느냐”며 “코로나 백신에 관해서는 ‘다 저녁때 느긋하게 장터에 나가 떨이로 물건을 사려는 행태’라는 것이 그간 정부행태를 봐온 K 의원의 관찰기”라고 강조했다.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민낯 드러난 ‘탈원전’ 전면 재검토를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의 민낯이 드러났다. 월성원전 1호기 폐쇄와 관련한 감사원 감사결과는 힘으로 밀어붙인 탈원전의 한 단면이다. 감사원은 월성 1호기 폐쇄결정 과정에서 경제성을 지나치게 저평가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폐쇄의 가장 큰 이유인 경제성이 조작됐다는 것이다. 탈원전은 그 동안 국민적 공감대가 결여됐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무리한 추진 과정이 이번 감사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월성 1호기는 예정보다 3년이나 앞서 영구 폐쇄됐다. 탈원전을 본격화하기 위해 멀쩡한 원전을 고철로 만든 것에 다름 아니다. 원전을 한국처럼 40년도 쓰지않고 폐기하는 국가는 찾기 어렵다. 미국의 원전 수명은 한국의 2배가 넘는다고 한다. ---폐쇄 때마다 친원전-반원전 대립 가능성탈원전 정책은 월성 1호기 감사결과 발표 이후 신뢰기반 자체가 더욱 흔들릴 수밖에 없다. 2030년까지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국내 원전은 총 10기(경북 5기)에 이른다. 정부는 탈원전 정책에 따라 수명 연장없이 폐쇄해 나갈 방침이다. 그때마다 ‘친원전’과 ‘반원전’ 국민의 갈등과 대립이 되풀이 될 가능성이 높다.탈원전은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는 대통령 공약에 맞추기 위해 나온 무리수다. 산자부, 한수원 등의 경제성 조작과 은폐 시도의 몸통을 밝혀내야 한다. 감사는 끝났지만 국민적 의혹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경북은 탈원전의 최대 피해지역이다. 국가 발전산업을 선도해 왔다는 자부심이 한순간 바닥으로 추락했다. 원전산업 발전을 위해 건설부지를 내주며 협조한 공로는 간 곳이 없다. 정부가 지정한 ‘기피산업’의 집합처가 됐다. 대한민국 원전의 메카가 애물단지를 모아놓은 지역으로 전락한 것이다. 경제적 타격은 말할 것도 없다. 월성 1호기 가동 중지에 따른 지역 고용감소는 연인원 32만 명에 달한다. 피해 금액은 2조8천억 원으로 추산됐다. 경북에는 총 24기의 국내 원전 중 절반 가까운 11기가 가동 중이다. 또 2기(울진 신한울 1·2호기)는 곧 완공 예정이다. 그러나 4기(신한울 3·4호기, 영덕 천지 1·2호기)는 건설이 중지되거나 아예 백지화됐다.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 이후 경북도, 경주시 등 관련 지자체가 긴급 대응팀을 구성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월성 1호기는 이미 폐쇄 절차가 상당히 진행됐고, 10년 연장 수명이 2022년 만료된다. 정부 방침이 아니더라도 재가동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은 지역과 지역민이 입은 피해보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자신들을 이용만 했다는 경주시민의 절규가 더 이상 이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정부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따른 피해 보전을 외면해선 안된다. 정치권도 피해보상 특별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가 당면 과제울진 신한울 3·4호기의 건설재개도 시급하다. 건설재개를 논의할 제대로 된 공론화 과정을 요구해야 한다. 공사중지 결정 과정에 월성 1호기와 같은 외압이 있었는지도 밝혀내야 한다.신한울 3·4호기는 공정률 10%에서 중지됐다. 두산중공업이 원자로·증기 발생기 등의 제작에 착수했다. 건설 중단이 확정되면 1조 원 이상의 매몰비용이 발생한다. 신한울 3·4호기, 영덕 천지 1·2호기 건설이 모두 백지화되면 지역의 피해는 5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탈원전 이후 정부가 추진한 원전해체연구소 건립에서도 경북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본원은 부산·울산 접경지역에 건립돼 경수로를 취급하게 된다. 경주에는 중수로를 취급하는 분원이 건설될 뿐이다. 국내 원전은 경수로가 주종이다. 경주 분원의 취급 대상인 중수로는 4기(월성 1~4호기)에 불과하다. 원전해체 산업은 글로벌 시장 선점을 겨냥해 육성된다. 하지만 활성화 시기와 물량 자체가 불확실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탈원전은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우리의 원전산업은 세계적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탈원전이 올바른 선택이 아니라는 다수 전문가들의 주장을 외면해선 안된다. 월성 1호기 감사 결과는 탈원전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저장강박증 지원 놓고 대구 동구청·의회 대립각…신경전 속 원안 부결

집 안에 쓰레기를 쌓아두는 저장강박증 의심 가구 지원을 놓고 대구 동구청과 동구의회가 정면충돌하는 모습이다.13일 대구 동구청 본회의장에서는 제303회 대구 동구의회 임시회 본회의가 열렸다.이날은 동구청이 지난 6월 동구의회에서 이례적으로 만장일치로 통과됐던 ‘동구 저장강박 의심가구 지원에 관한 조례안’ 재의의 건을 상정해 이목이 집중됐다.해당 조례안은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저장강박증으로 인해 비위생적이고 위험한 주거환경에 노출된 구민을 돕기 위해 지원 대상과 내용 등을 명문화하기 위해 마련됐다.하지만 동구청은 반발하며 조례안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해당 조례에서 ‘저장강박 의심가구’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결정·판단하는 주체가 불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저장강박증 의심가구의 인정단계에서 전문가의 진단 없이 집행부가 판단하는 것은 전문성, 객관성 등을 담보할 수 없다. 특히 본인의 의사에 반해 저장물 등을 수거하는 경우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거나 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게 구청 입장이다.또 ‘저장물 폐기 혹은 수거 시 가족의 동의를 받을 수 있다’ 부문에서 행복추구권 및 자기결정권이 침해돼 법정 다툼의 소지가 있다고 봤다.동구청 관계자는 “저장강박증 의심 가구 지원에서 행정상 강제집행이 필수적으로 발생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제한을 수반하므로 법적 위반의 여지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반대의사를 밝혔다.반면 동구의회는 트집 잡기에 불과하다고 맞섰다.평소 ‘적극행정’을 입에 달고 사는 동구청이 이번 조례에서 개인재산권 등을 문제 삼은 것은 이율배반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저장강박증 지원 조례는 2년 전 부산 북구를 시작으로 현재 전국 22개 기초자치단체에서 시행하는 등 점점 확산되는 추세다.조례를 상정했던 동구의회 오말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실제 시행 중인 22개 지자체에 문의한 결과, 해당 조례로 인한 법적 다툼은 한 건도 없었다”며 “이번 사태는 배기철 동구청장의 평소 복지에 대한 마인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날 집행부와 의회의 신경전 끝에 치러진 투표 결과 찬성 8표, 반대 0표, 기권 8표가 나왔다. 재의안이 재적 의원 16명의 과반수를 얻어 해당 조례안은 최종 부결됐다.조례안을 발의한 구의원은 조례안 재상정 의사를 밝힌 가운데 이와 관련된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동구청 관계자는 “해당 조례안의 취지는 좋았지만 불완전한 부분이 있어 재의를 요청한 것”이라며 “저장강박증 의심 가구와 주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성실 근로’가 뭐길래…택시업계 전액관리제 시행두고 노사간 극한 대립

택시기사들의 월급제라고 할 수 있는 전액관리제 도입을 놓고 택시 노사가 대립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전액관리제’는 택시기사가 벌어들인 수입 가운데 일정액을 회사에 납부하고 나머지 돈을 가져가는 기존의 사납금제와는 달리, 수입급 전액을 회사에 납부하고 월급을 받아 가는 제도다. 이 제도는 오래 전부터 논의돼 왔으나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던 터에 최근 법인 택시의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승차 거부 등이 문제가 되면서 정부가 올해부터 사실상 사문화돼 있던 전액 관리제를 전격 도입하기로 한 것. 문제는 정부가 전액관리제를 추진하면서 택시기사들은 수입을 모두 회사에 납입하고 회사는 기사에게 월급을 주라는 식의 큰 틀만 결정했을 뿐, 임금과 근로 시간 등 세밀한 부분들은 모두 노사합의를 통해 결정하도록 던져놓는 바람에 노사 갈등을 부추긴 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구지역 택시 노사는 그동안 전액관리제 시행을 두고 치열하게 부딪쳐 왔다. 지난 1월 택시업계는 노사합의를 통해 기사들에게 ‘성실한 근로’를 한다는 전제 하에 월 160만 원의 고정급료를 지급하고, 월 400만 원 납입을 기준으로 초과 금액은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중 ‘성실 근로’란 애매모호한 문구를 두고 업계와 기사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 택시는 특정 공간에서 근무하는 일반 업종과는 달리 기사들이 자율적으로 현장에서 근무하는 특수 업종이란 점이 서로간 불신을 초래하는 암초가 되고 있다. 택시업체는 기사들이 벌어들인 운송수익금이 사실상 수익금의 전부다. 이런 와중에 본인이 일한 대로 가져가는 사납금 제도가 아닌, 월급제인 전액관리제가 도입되면 만일 기사들이 근무 태만을 하더라도 회사측에서는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에 대한 안전 장치로 ‘성실 근로’라는 전제조건을 붙이게 된 것. 업체 측은 ‘성실 근로’의 기준이 금액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근무 시간을 정확히 산정하기 어려운 업계의 특성 상 운송수익금만이 성실 근로의 기준이 된다는 것. 업체 관계자는 “월 400만 원 납입은 기사들의 월급, 4대보험, 유지비 등 그야말로 업체를 운영할 수 있는 최소금액”이라며 “코로나19로 대부분 기사들의 하루 수입이 7만~8만 원에 그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업체들은 현재 적자투성이다. 월 400만 원을 납입하지 못하면 월급에서 차감하는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택시 기사들은 성실한 근로의 기준이 ‘금액’이 아닌 ‘시간’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코로나19로 수익이 급감한 상황에서 업체가 기사에게 월 400만 원 납입을 강제하는 것은 사실상 ‘변질된 사납금제’라는 것. 전국택시노동조합 김기웅 조직정책국장은 “업체의 어려운 경영 상황은 이해하지만 기사들도 근로시간 조정 등 탄력 근무를 통해 충분히 어려움을 함께 해 왔다”며 “월 160만 원에 만족해 근무 태만을 하려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오히려 기사들은 전액관리제로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구시 허종정 택시물류과장은 “코로나19 때문에 여러 가지 복합적인 어려움이 겹쳐 노사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액관리제가 안착되면 매출의 투명성과 기사들의 처우 개선 등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정치권, 박원순·백선엽 조문 놓고 전방위 대립

여야가 12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고 백선엽 예비역 대장의 사후처리와 예우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성추행 의혹으로 고소된 직후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박 시장에 대해서 여야의 지지와 비판 여론은 극명하게 엇갈린다.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5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모친상에 문재인 대통령이 조화를 보내고 유력 정치인들이 당과 소속기관의 이름과 자격으로 조문하며 촉발된 논란은 박 시장의 죽음 앞에서 더욱 확대되고 있다.미래통합당을 비롯한 야권은 박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 성추행 혐의로 고소된만큼, 고소인을 향한 2차 피해 가능성을 고려해서라도 무조건적인 ‘애도 모드’로 치우쳐서는 안된다며 장례가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러지는 것을 비판했다.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피해자의 말에 한 번이라도 더 귀 기울이고 살피고 배려하는 것. 그것이 여성 인권에 앞장서 온 고인의 유지를 받드는 길일 것”이라고 밝혔다.김 대변인은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발언, (사망 원인과 관련해) ‘전혀 다른 이야기도 나온다’는 여성 정치인인 민주당 대변인의 언급 그리고 서울특별시장 5일 장까지. 모두가 그분들이 고인과의 관계에만 몰두해 나온 현상”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여기에 대대적인 서울특별시장은 피해자에 대한 민주당의 공식 가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더불어민주당은 고인에 대한 추모가 우선이라는 입장이지만 일부 지지자 사이에서 ‘신상털기’ 움직임까지 보이자 자제를 요청하며 진화에 나섰다.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서면논평에서 “온라인상에서 관련 없는 사람의 사진을 유포하거나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가짜 뉴스가 나오는데 이는 현행법 위반이자 무고한 이들에게 해를 가하는 행위”라고 밝혔다.강 대변인에 따르면 박 시장 의혹 관련 “13일 월요일에 논의를 해봐야 한다”며 “그날 오전에 예정된 발인이 지나야 뭐라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여기에 백선엽 장군의 국립현충원 안장 문제까지 겹치며 성추문 등 도덕성 문제에 진영간 이견이 더해지는 양상이다.민주당은 백 장군이 별세한 데 대해 당 차원의 공식 논평을 내지 않기로 했다.고인이 6·25 전쟁에서 세운 공은 부정할 수 없지만 과거 친일 행적을 염두한 것이다.반면 통합당은 백 장군 별세에 대한 논평과 함께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안장해야한다고 주장했다.통합당 주호영(대구 수성갑)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백 장군은 오늘날 대한민국 국군의 초석을 다졌던 진정한 국군의 아버지”라며 “식민지에서 태어난 청년이 만주군에 가서 일했던 짧은 기간을 ‘친일’로 몰아 백 장군을 역사에서 지워버리려는 좌파들의 준동이 우리 시대의 대세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시민참여단 첫발 딛자…맥스터 ‘찬반논쟁’ 격화

경주 월성원자력본부의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증설 여부를 결정하게 될 시민참여단이 구성되면서 시민들의 찬반여론이 팽배하다.사용후핵연료관리정책재검토위원회 경주지역실행기구(이하 실행기구)가 22일 맥스터 증설 여부에 대한 주민의견을 대신해 결정할 시민참여단 165명을 구성, 발표했다. 실행기구는 이날 컴퓨터로 지역별 인원 비례에 따라 무작위 랜덤 방식으로 시민참여단을 선정했다.실행기구는 시민참여단에 대해 오는 27일부터 1박2일간 오리엔테이션을 가진 뒤 3주간의 숙의과정을 거쳐 다음달 말 맥스터 증설에 대한 찬반여론을 다시 묻기로 했다. 이런 여론변화 과정을 수렴해 재검토위원회를 거쳐 산업통상자원부에 통보한다.반면 월성원전핵쓰레기장추가건설반대경주시민대책위원회(이하 반대위)는 이날 경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실행기구는 시민참여단 구성에 공정성과 투명성, 객관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시민참여단 구성은 무효이며 공론화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반대위는 “실행기구는 지난해 11월 출범 이후 지금까지 회의록조차 공개하지 않는 등 밀실 불통 공론화를 진행해 왔다”며 설문조사 과정에 한국수력원자력 개입 의혹, 시민참여단 맥스터 찬반 비율 고려, 제3자로 구성된 공정성 관리위원회 등을 요구하며 시민참여단 구성 무효를 주장했다.경주월성맥스터증설찬성추진위원회(이하 찬성추진위)도 이날 오전 경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문제는 원전의 지속적인 가동문제뿐 아니라 지역경제 유지와 일자리 창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시급한 문제”라며 “월성원전 3기의 가동중단은 상상하기 어려운 혼란을 일으키게 된다”면서 찬성에 동참해 줄 것을 주문했다.찬성추진위는 또 성명서 발표를 통해 “정부는 맥스터 증설이 불가피한 상황을 야기한 데 대한 책임 있는 자세로 해결하라”고 요구하며 “반핵단체들은 수십 년간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는 저장시설을 핵 쓰레기장이라고 왜곡하며 시민들을 선동하는 무책임한 행위를 중지하라”고 촉구했다.이어 “경주시민은 30여 년간 국가 에너지 수급에 기여해온 월성원전을 지키기 위해 맥스터를 하루빨리 증설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