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임혜숙·박준영·노형욱 장관 후보 부적격” 압박...문 대통령 결단의 시간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의혹에 휩싸인 장관 후보자 3명에 대해 국민의힘이 청문보고서 채택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준영 해양수산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모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리는 등 공세 수위를 높였다.적어도 1~2명의 장관 후보자를 낙마시켜 정부·여당의 독주에 제동을 걸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국민의힘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9일 “남은 임기 1년의 문재인 대통령 소통 의지는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 여부로 확인될 것”이라며 “인사청문회 결과 ‘부적격 인사’로 판정받은 후보자들을 문 대통령이 기어코 임명한다면 남은 1년도 불통과 독선, 오만의 길을 걷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국민의힘은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의 청문 보고서 채택에도 부정적이다.특히 김 후보자의 딸 가족이 라임자산운용 펀드 투자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청문회에서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고 보고,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모양새다.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의혹의 핵심은 라임펀드 측이 특혜를 주며 김 후보자 가족을 펀드를 뒤탈 없이 운영할 뒷배로 삼은 것”이라며 “차녀 가족의 일은 알 바 아니라고 하는 김 후보자는 수상한 의혹을 방치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더불어민주당의 결정은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당의 입장을 전달하고 조율을 시도한다.문 대통령이 10일 국정운영 방침을 밝히는 특별연설을 하기 때문에 인사문제를 미리 정리해 논란을 해소하자는 것이다.이에 따라 야당이 ‘임명 부적격’으로 결정한 3명의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해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청와대와 정치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이후 이날까지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이 기간 문 대통령은 최근 청문회에서 야당으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은 후보자들에 대한 임명과 관련한 숙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주호영, “국민의당과 당대당 통합에는 상당 시간 필요해”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갑)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8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향해 ‘3일이면 흡수합당이 가능하다’며 결단을 촉구했다.안 대표가 요구한 ‘원칙있는 통합’에는 시간이 걸린다며 자신의 손을 떠나 다음 지도부에서 논의하게 된다고도 했다.주 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고별 기자회견에서 지난 27일 안 대표가 발표한 ‘원칙있는 통합’ 요구에 대해 “신설 합당은 당명, 로고, 정강·정책을 바꾸는 것인데 그런 방식을 고집한다면 새 지도부가 나서서 이야기해야 할 것”이라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흡수 합당은 빠르면 3일 안에도 할 수 있다. 국민의당이 그 방법을 받아들이면 바로 할 수 있다”며 자신이 임기 중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그는 국민의당과 합당에 대해 “윤곽이 거의 드러났다”면서 “어제 국민의당 최고위에서 합당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연락이 와서 빠르면 오늘, 늦어도 내일 (안 대표를)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특히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주 대행은 향후 당 대표 출마를 시사하기도 했다.그는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향후 행보를 묻자 “원내대표를 마치고 주위와 상의하고 의견을 들어 정하려고 한다”며 즉답은 피했지만 출마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당을 향해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단합해서 국민이 바라는 정치를 해야 한다”며 “건강한 토론은 필요하나 분열로 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 수위도 높였다.주 대행은 “문재인 정권은 법치를 파괴하며 자신들의 사람들을 요직에 채워 넣어 안위를 보장받는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이 퇴임 이후 안전을 보장받는 유일한 길은 민심을 따르는 것”이라고 경고했다.그러면서 “정권의 입맛에 맞는 총장을 앞세워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사건·울산 선거부정사건을 감춘다면 더 고단한 끝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아울러 원내대표 임기 중 발생한 코로나19 사태의 정부초기 대응에 대해 “K-방역은 문 정권의 무능과 오만을 그대로 들어냈다”며 “초기 백신확보가 실패했는데도 불확실한 접종계획으로 국민들을 희망고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국민의힘 김용판(대구 달서병) 의원이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판한 사실 등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공직에 오래 계셨던 분들은 공직 수행 중 결정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 수 있다”며 “직업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인데 그 점에 관해서는 본인이 문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대구 남구청, 시간의 켜를 기록한 ‘남구도시기억도큐멘타’ 제작

대구 남구청은 문화예술단체 훌라(HOOLA)와 함께 남구 기억 아카이브사업으로 완성한 ‘남구도시기억도큐멘타’를 책자와 영상으로 선보인다.아카이브 사업은 남구를 비롯한 대구 구도심이 재개발로 사라짐에 따라 재개발 지역의 모습과 기억을 기록으로 보존하기 위해 진행됐다.구청은 재개발·재건축으로 사라져가는 남구의 모습과 도시형성과정, 생활이야기 등 시민탐사대 30명의 활동을 통해 수집한 자료를 대구시민의 시선으로 기록했다.탐사와 기록이 진행된 곳은 이천동(문화지구)·대명2동(명덕지구)·대명9동(광덕시장)이다.책자는 총 9가지의 소책자로 구성돼 있으며, 각각의 소책자에는 시간이 겹겹이 쌓이고 중첩된 도시의 모습과 참가 시민들의 단상이 담겨 있다.특히 기억현상소는 한 동네에서 40~50년 정도를 살아 온 어르신들의 생생한 기억과 소중한 증언을 정리했다.영상에는 세 지역의 특성을 살려 다큐형식으로 제작됐으며 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박준혁 기자 parkjh@daegu.com

열망/배경희

어두운 계단에서 봄을 열망한 우리는/좋아하는 소설을 바꾸어 간직한 채/꽃집을 바라보면서 다른 길로 향했다//길 가다 유리에 비친 여자를 바라보며/혼자 남은 시간들이 뛰어든 검은 물속/저녁은 두려운 삶을 남기고 서 있다//과거의 문장을 쓰다 남은 오늘 밤들/허구도 아름다워 재잘대던 그녀 모습/바람에 당신의 소문이 어렵게 들려오고//소설에 대한 열정도 마른 꽃 부서지듯/닭 공장에 늙어버린 당신의 꽃의 시간/문장에 눈물이 고여 물고기가 헤엄친다「공정한시인의사회」(2020, 07) 배경희 시인은 충북 청원 출생으로 201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으로 등단했다. 시조집으로 ‘흰색의 배후’가 있다.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화법으로 사물과 세상 그리고 자아를 투영하고 이미지화하는 시 세계를 추구한다.‘열망’을 보자. 전체적으로 소설과 관련지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어두운 계단에서 봄을 열망한 우리는 좋아하는 소설을 바꾸어 간직한 채 꽃집을 바라보면서 다른 길로 향했다, 라고 시작한다. 이 장면은 눈에 잘 그려진다. 길 가다 유리에 비친 여자를 바라보며 혼자 남은 시간들이 뛰어든 검은 물속을 살핀다. 그곳에 저녁은 두려운 삶을 남기고 서 있는 것을 본다. 그리고 뒤이어서 과거의 문장을 쓰다 남은 오늘 밤들이라는 구절과 함께 허구도 아름다워 재잘대던 그녀 모습을 기억한다. 그 순간 바람에 당신의 소문이 어렵게 들려오고 있다. 넷째 수는 소설에 대한 열정도 마른 꽃 부서지듯 닭 공장에 늙어버린 당신의 꽃의 시간, 이라는 미묘한 이미지를 직조하다가 문장에 눈물이 고여 물고기가 헤엄친다, 라고 끝맺는다. 얼마나 많은 눈물이 문장에 고여야지 물고기가 그 속에 잠겨 헤엄을 칠까? 시인의 남다른 상상력에서 이러한 개성적인 작품이 생산됐을 것이다.그는 또 ‘가볍다는 것은’에서 참나무에 불붙이고 불길을 쳐다보다가 타버린 흰 재들이 사방으로 날아가는 것을 예의주시하면서 나무도 새의 깃털처럼 가볍고 또 가벼운 것을 깨닫는다. 그러면서 오래 전에 가벼움은 깃털이라고 단정한 적이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이어서 무겁다 가볍다는 것은 마음의 차이일까, 라고 혼잣말을 하면서 살아온 생의 시간이 같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진정 무엇이 무거운가, 무엇이 가벼운가. 가볍고 무거운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생각하면서 결국은 마음의 문제가 아닐까 여기고 있다. 실로 한없이 가벼운 것도 그지없이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고, 몹시 무거운 것도 한없이 가벼운 것으로 생각될 때도 있으니 모든 것은 정말 마음의 문제일 듯하다.그런 점에서 ‘검은색 소파’를 읽는 일이 의미 있을 듯해서 아래에 옮겨본다.덜 깬 듯 누워있는 검은색 소파 위에//젖은 몸을 눕힌다 엉덩이의 몽상이듯/헛잠에 여러 생각이 중심을 잃고 헤맨다//아직도 서성이는 또 다른 바깥에서/부정의 시간들이 어둠에 휘어진 채//공중에 뿌리 내리고 헛뿌리로 살고 있다//이력서, 컵라면, 깡소주로 이어온 삶들//썩지 않은 꿈에서 썩은 꿈을 꾸려고//소파가 구덩이를 판다 검을수록 차분했다소파가 구덩이를 판다 검을수록 차분했다, 라는 결구가 인상적이다. 이 역시 무거운 것과 가벼운 것에 대한 궁구가 아닐까? ‘열망’도 그러할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열정을 가질 때 폭발적인 동력을 얻게 된다. 그 힘은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를 견인하는 에너지로 바뀔 수 있다. ‘열망’을 여러 번 되풀이해서 읽는 중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이정환(시조시인)

문 대통령 “이제 경제 반등의 시간”...경제계에 협조 요청

문재인 대통령이 3월31일 경제 반등의 시간을 잘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경제계에 '선도국가' 도약을 위한 협조를 구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8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이제 경제 반등의 시간이 다가왔다. 경제 회복이 앞당겨지고 봄이 빨라질 것”이라며 경제계에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선도국가 도약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문 대통령이 상공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기는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기업인, 상공인들의 노력이 우리 산업과 무역을 지켜냈다”며 “정부는 백신 접종에 더욱 속도를 내 집단면역을 조속히 이루고 추경에 편성된 소상공인 긴급피해지원 예산 등을 신속히 집행해 경기·고용 회복의 확실한 계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이어 “고용유지지원 비율을 90%로 높이고 대상 업종을 넓혀 하나의 일자리도 함께 지켜내겠다”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라는 따뜻한 자본주의의 시대를 열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특히 대한상의 회장에 취임한 최태원 SK회장을 만난 자리에서는 “상의를 통해 수집되는 기업들 의견을 정부는 최우선적으로, 정례적으로 협의해서 함께 해법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문 대통령은 “경제부처, 정책실장, 비서실장 모두 기업인과 활발하게 만나서 대화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그러면서 “과거에 음습하게 모여 정경유착처럼 돼 버리는 게 잘못된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기업들의 애로를 듣고 정부의 해법을 논의하는 것은 함께 힘을 모아 나가는 협력 과정”이라고 말했다.최 회장은 문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상공인의 날 행사를 찾은 것을 언급하며 “경제회복을 위해 기업의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문 대통령이 언급한 ‘정례적’인 만남은 의사소통을 그만큼 활발히 하라는 의미로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상의를 통해 의견이 올 경우 정례적으로 만나서 해법을 모색해 나가라는 주문이자 당부말씀 정도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국밥 욕보이지 말라

윤일현지성교육문화센터이사장오후 마지막 시간에 예고된 용의 검사가 있었다. 그 전날 소여물을 끓인 후 물을 데워 때를 불리고는 돌멩이로 손등을 문질렀다. 워낙 켜켜이 쌓인 때라서 한꺼번에 제거하기가 사실 불가능했다. 오히려 생선 비늘이 곧추선 것처럼 때가 터실터실 일어났다. 손과 목의 때, 치아 관리 상태가 용의 검사의 주된 항목이었다. 여학생은 머리의 청결 상태와 이가 있는지가 추가됐다. 우리는 용의 검사 시작 전에 옷소매로 이빨을 문지르고 손등에는 침을 발랐다. 습기가 있는 동안은 허옇게 일어난 때가 눕기 때문에 얼핏 보면 표시가 나지 않았다. 그날은 운이 나빴다. 선생님은 두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게 해 침을 못 바르게 했다. 남학생 절반 이상이 손과 목의 때 때문에 운동장을 다섯 바퀴 돌았다. 여학생 10여 명도 머리가 불결하거나 이가 있다고 남학생과 같이 뛰었다. 운동장을 달리면서 배가 고팠다. 그래도 그날은 방과 후 즐거운 일이 있어 별로 힘들지 않았다. 문중계를 하는 친척 집에 가면 밥과 떡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노곤한 몸을 이끌고 논두렁 지름길로 그 과수원집에 도착했다. 늘 그렇듯이 마당 가마솥에는 소고깃국이 펄펄 끓고 있었다. 엄마는 나를 사과 궤짝에 앉히고는 커다란 그릇에 국을 퍼 담고 밥을 한 주걱 넣어 주었다. 아, 지금도 그 국밥 맛을 잊을 수 없다. 50년도 더 지난 초등학교 때 있었던 일이다. 나의 유난한 국밥 사랑은 그때 시작됐지 싶다.국밥이란 국에 밥을 넣고 말아먹는 음식이다. 순대국밥, 콩나물국밥, 돼지국밥, 소고기국밥 등 종류가 수없이 많다. 기본 내용물은 비슷하지만, 지역마다 들어가는 재료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국밥의 유래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있다. 하루에 많은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보부상들이 짐을 보관하고 시간을 아끼기 위해 주막이나 간이식당에서 먹는 한 끼 식사였다는 설명이 설득력 있다. 설명이 없어도 국밥은 시간을 절약하면서 한 끼를 때우는 간편식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물건을 팔면서 동시에 끼니를 때워야 하는 시골 장터, 같은 시간대에 많은 사람이 한 끼를 해결해야 하는 종친회, 야유회, 시골 운동회 등에서 국밥은 아주 편리한 메뉴였다. 국밥은 속성상 서민적일 수밖에 없다. “양반은 밥을 말아 먹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돈과 여유가 있는 사람이 왜 품위 없이 어디 쪼그리고 앉아 국밥을 먹겠는가.정치 지도자들이 민생 행보를 할 때 재래시장이나 뒷골목 등을 찾아 길거리 음식을 자주 먹는다. 단골 메뉴는 국밥과 국수다. 서민 코스프레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기 위해서다. 선출직에 출마한 후보들도 선거 운동 기간에는 느긋하게 밥 먹을 시간이 없고, 또한 시간이 표이다 보니 보수든 진보든 진영에 상관없이 국밥이나 김밥 같은 간편식을 즐겨 먹는다. 오가는 유권자를 많이 만난다는 이점도 있다. 민생 행보나 선거운동에서 그렇게 하는 것은 이해가 되고 크게 눈에 거슬리지도 않는다. 그러나 최근 국밥 먹는 장면을 두고 서로 비난하는 눈꼴사나운 모습을 보면 정말 화가 난다. 여야 후보 누구든 상시로 국밥을 먹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가난한 자는 아무도 없다. 그들 대부분은 일반 국민의 상상을 초월하는 재산을 가지고 있다. 선거철에 유난히 서민 코스프레를 많이 하는 사람치고 정작 필요할 때 서민을 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래서 더 역겹다. 일단 당선되기만 하면 유권자는 안중에 없다는 사실을 국민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니 대의민주주의란 ‘대표가 시민의 의사를 배신하는 대리 정치’라는 말까지 나오는 것이다.“국밥을 먹으며 나는 신뢰한다/국밥을 먹으며 나는 신뢰한다/인간의 눈빛이 스쳐간 모든 것들을/인간의 체온이 얼룩진 모든 것들을/국밥을 먹으며 나는 노래한다//오오, 국밥이여/국밥에 섞여 있는 뜨거운 희망이여/국밥 속에 뒤엉켜 춤을 추는/인간의 옛추억과 희망이여” 김준태 시인의 ‘국밥과 희망’ 1, 2연이다. 이 땅의 여야 정치인들여, 국밥 많이 드시라. 이 시도 찾아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시라. 서민이 재래시장이나 난전에서 눈물을 반찬 삼아 먹는 국밥을 정치에 이용하는 당신들은 국밥뿐만 아니라 서민도 우롱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부탁하노니, 어설프게 연출된 사진과 공허한 말장난으로 더는 국밥을 욕보이지 말라.

‘스마트팩토리 아카데미’…인력·시간 부족한 중소기업에게 인기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가 운영하고 있는 ‘스마트팩토리 아카데미’가 인력과 시간이 부족한 중소기업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스마트팩토리 아카데미’는 국내 중소·중견 기업에게 스마트팩토리 기술과 삼성의 제조 노하우를 전수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해 실시간 온라인 교육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비대면 실시간 조립 교육’의 인기가 높다.‘비대면 조립교육’은 삼성전자 제조 전문가를 강사로 초빙해 90분 동안 실시간 원격으로 진행된다.이에 따라 교육 참가자들은 업무 공백 없이 회사에 근무하면서 교육에 참여할 수 있다.교육에 참여하면 랙 파이프를 이용한 셀 작업대, 높낮이 조절 작업대, 회전식 작업대, 이동식 대차, 리프트 등 제조현장에서 필요한 다양한 작업도구를 저렴한 가격으로 직접 만들어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이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교육 참가자들에게 자신들의 회사에 필요한 작업대나 작업도구를 ‘스스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준다는 점이다.이를 통해 비용절감은 물론 교육생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제조현장에 맞는 형태와 크기로 작업도구를 제작하고 작업현장을 스스로 개선해 작업효율 향상과 생산성 증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교육 참가자인 임영호 혜성이아이엠 대표(ATM 부품제조)는 “삼성 제조전문가들이 실제 경험과 사례를 바탕으로 강의하기 때문에 회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만족했다.교육 신청은 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고 중소·중견기업 재직자이면 누구나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스마트팩토리 아카데미는 조립 교육 외에도 분야별(현장혁신, 공장운영시스템, 시뮬레이션, 제조자동화), 계층별(경영자, 관리자, 실무자)로 스마트팩토리와 관련된 30여 개의 다양한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류성욱 기자 1968plus@idaegu.com

느린 변화가 아름답다

김시욱에녹원장‘빨리 빨리’가 우리를 대변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것은 무엇보다 빠른 결과를 원했던 시대적 아픔이었는지도 모른다. 35년간의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일본 제국주의로부터의 해방은 간절한 바램이었다. 해방이후, 그 간절함 속에서 시작된 정부 수립과정은 좌우로 분열되고 찬탁과 반탁으로 이뤄지는 조급함이 앞서게 된다. 독립의 주도자적 역할을 하지 못한 자조적 반성이 이뤄 낸 성급한 진영논리라 할 수 있다. 민족주의가 결핍된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검증되지 않은 이데올로기를 답습한 또 하나의 오류였다. 결국 소련군이 주둔한 북쪽과 미국이 점령한 남쪽은 신탁통치의 길로 들어서고 좌우의 진영논리는 고착화됐다. 친일세력이 좌우 양진영에서 오늘날까지 잔존하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곧이어 터진 6·25전쟁은 동족상잔의 아픔과 한반도를 폐허로 만드는 최악의 결과를 낳는다. 흔히 스페인 내전과 비교하지만 독일과 이탈리아 파시즘의 지원을 받은 프랑코 정부의 승리와는 달리 6·25전쟁은 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미국과 소련 주도의 휴전은 해방의 과정과 다름없는 주체적 역할의 상실이었다. 국가 외교력의 한계와 맞물리는 북한을 염두에 둔 정부 정책은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분열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폐허 속에서 만들어진 ‘한강의 기적’은 경제성장과 인권유린, 산업화와 환경파괴라는 ‘비대칭적 안정’으로 유지돼 왔다. 그것은 노동운동의 현장에서 만성적 파업으로 이어져왔으며 ‘빨리 빨리’로 표현되는 우리 문화의 저변으로 자리 잡아왔다.다행히 ‘느림의 미학’이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 세대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한걸음으로부터 시작되는 산책과 올레길은 자신의 삶과 세상과의 연결을 바라보게 한다. 느림의 전문가 ‘칼 오너리’는 그의 저서 느린 것이 아름답다(In Praise of Slow)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느리게 생각하는 것은 아이디어가 ‘뒤에서 서서히 끓게’ 할 시간이 있을 때 우리가 하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직관력 있고, 창조적이며, 양질의 것이다. 느림은 풍부하고 미묘한 통찰력을 생산해준다.이는 곧 느림의 미학을 통해 사물을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볼 때 가장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결과에 집착한 성급함만이 능사가 아님을, 그것으로 인한 돌이킬 수 없는 통한의 후회가 없어야 함을 우리는 배워야 한다. 빠름과 늦음으로 표현되는 시간의 흐름은 절대적인 것처럼 보인다. 1년 365일, 하루 24시간으로 표현되는 그 시간의 잣대는 지구의 공전과 자전 주기로 계산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점은 ‘시간의 절대성’에 의문을 던지게 한다. 하물며 긴 시대적 흐름 속에서 수많은 역사적 사실들은 시간의 절대성이 아니라 ‘시간의 영속성’을 요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나온 근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해방과 독립, 정부 수립과 경제성장을 위한 시간들은 과연 무엇이었던가. ‘시간의 절대성’에 사로잡혀 빠름을 통한 결과에 대한 집착은 아니었는지 반문하고 싶다.코로나19로 인한 고통과 경제적 어려움이 끊이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역설적이지만 안방에서의 자유로운 세계여행이라는 여유를 선사한다. 넷플릭스와 교육방송을 통한 다큐멘타리 여행은 시각적으로 느끼지 못하는 시간의 영속성과 그 경이로움을 보여준다. 미국 캘리포니아 남동부에 위치한 데스벨리(death valley)의 움직이는 돌(sailing stones)이 그것이다. 인적이 드문 죽음의 계곡이기에 바위가 흔적을 남기며 움직인다는 사실은 수많은 주장과 이론들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2006년 NASA에 의한 연구가 시작되고 얼음판과 바람에 의한 돌의 움직임이라고 발표한다. 하지만 디지털 카메라를 통한 초단위 촬영을 시도했지만 돌의 움직임을 포착하는데 실패해 이론만 있을 뿐 실체는 없는 셈이다. 시간의 영속성을 통한 자연의 경이로움일 뿐 인간의 평가적 결과물은 아닌 것이다.코로나19가 가져다 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모습을 꿈꿔본다. 세계의 재편과 그로인한 한국의 위치와 위상은 지금과 어떻게 다를까 궁금하다. 눈앞에 다가온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나라 전체가 매몰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선거에서 이기고자 국민을 현혹시키는 정책과 공약들이 얼마나 큰 파장을 몰고 올지 고민해야 한다.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한 성급함의 폐해는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 반드시 우리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고 반복될 수 있음을 역사를 통해 배워야 한다.

영업시간제한 풀린 첫 날 대구, 개인 방역 철저 눈길

비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완화된 첫 날, 대구지역 중심가는 불이 환하게 켜지고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특히 다중이용시설 종사자 및 이용객들은 영업규제가 재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방역수칙 준수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곳곳에 나타났다.지난 15일 오후 10시30분께 동성로 클럽골목.이곳은 영업시간제한이 풀린 소식을 접한 젊은이들로 북적거렸다. 가게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소리가 더해지면서 썰렁하기만 했던 거리가 오랜만에 활기를 띠었다. 음식점 직원들은 체온 측정, 출입명부 작성 등을 일일이 안내하고 밀려드는 주문으로 바쁘게 움직였다.A 술집 점장은 “영업시간제한이 사라지면서 손님들이 방문하는 시간대가 퍼져 가게 내부 밀집도가 낮아져 규제가 있었을 때 보다 더 안전한 것 같다”며 “다시는 규제가 생기지 않도록 방역에 대한 직원 교육을 더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같은날 수성구 들안길 식당가.이곳에 밀집된 음식점 대부분이 불이 꺼진 채 문이 닫혀있었다. 문을 연 곳도 영업을 일찍 마감했지만 방역을 지키려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한 고깃집에서 식사를 하는 시민들은 고기가 다 익을 때까지 마스크를 쓰고 이야기를 나눴다. 식당 내에서는 한 칸씩 띄어서 자리를 앉는 등 거리두기도 잘 지켜졌다.북구 칠곡에 있는 젊음의 거리도 다소 썰렁했지만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을 찾은 시민들은 개인 방역 수칙을 준수했다.북구의 한 PC방 관계자는 “영업제한시간 전후를 비교했을 때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하는 빈도가 줄었다. 5인 이상 모여 들어오는 경우도 없다”며 “또 다시 영업규제가 생기면 이제는 버티기 어렵다. 그래서 방역에 더 큰 신경을 쓰고 있고 손님들도 잘 지켜주고 있다”고 했다.동전노래방 업주는 “마이크 덮개를 1개 가져가던 손님도 2~3개씩 챙긴다”며 “심지어 마스크를 착용하고 노래를 부르는 등 손님들도 영업시간제한으로 인한 불편을 겪은 터라 더 조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식당 영업시간 제한 15일부터 해제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제한시간(오후 10시)이 15일부터 해제된다.유흥주점,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도 이날부터 문을 열수 있게 된다.대구시는 이날부터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에서 1.5단계로 조정한다고 14일 밝혔다.집합금지였던 유흥시설 6종(유흥·단란·감성주점, 콜라텍, 헌팅포차, 홀덤펍)은 운영제한 시간을 오후 10시로 완화한다. 다만 이용제한 인원 준수, 춤추기 금지, 테이블‧룸간 이동 금지, 전자출입명부 필수 사용 등 ‘핵심방역수칙’을 강화했다. 클럽이나 나이트도 문을 열수 있지만 춤을 출수 있는 공간은 운영할 수 없다.식당‧카페, 실내체육시설, 노래연습장, 실내스탠딩 공연장 등의 다중이용시설은 운영시간 제한이 없어져 오후 10시 이후에도 영업이 가능하다. 중점관리시설 중 방문판매·직접판매 홍보관은 오후 10시까지만 운영이 가능하다.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는 2주간 연장된다. 개선 요구가 많았던 직계가족 모임과 시설관리자가 있는 스포츠 영업시설에서 풋살, 축구, 야구 등 경기 개최는 예외적으로 허용한다.모임‧행사는 500명 미만으로 가능하고, 500명 이상은 관할 지자체와 협의해야 한다.고위험 시설인 요양병원의 종사자, 간병인 대상 코로나19 선제검사를 강화한다.대구시는 지역상황을 고려해 정부안에 추가해 일부 시설에 대한 방역수칙을 강화한다.실내스탠딩 공연장, 일반공연장에서 ‘박수는 가능하나 함성 및 음식섭취 금지’를 현행과 같이 유지한다.최근 집단 감염이 발생했거나 감염 우려가 높은 다중이용시설 중에서 목욕장업, PC방, 오락실·멀티방, 학원(교습소포함)·직업훈련기관, 독서실·스터디카페 등에서 ‘음식섭취 금지’는 유지한다.화투방(어르신쉼터)에 대한 방역수칙 의무화를 유지하고 학원과 유사한 영업형태로 운영되는 요양보호사‧장례지도사 교육기관은 학원과 동일한 방역수칙을 적용한다.돌봄기능이 필요한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는 정상 운영을 재개하되, 감염에 취약한 어르신들이 이용하는 경로당은 당분간 휴관을 유지한다.요양·정신병원 및 사회복지시설은 백신접종을 앞두고 안정적 관리가 필요한 점을 고려해 영상면회 등 비접촉면회만 허용한다.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조정은 지난 5주간 비수도권이 감소 추세를 유지하고, 대구·경북권역도 주간 일평균 국내 확진자수가 16.9명(2월5~11일)으로 낮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역의 병상운영 상황이 20% 대로 여력이 있고, 장기간 집합금지와 운영 제한으로 인한 서민 경제의 피해가 누적되고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반발이 격화되는 점 등을 고려했다.이주형 기자 leejh@idaegu.com

영업시간 1시간 늘어난 첫날…업주, 이용객 희비 엇갈려

대구지역 식당 및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이 기존 오후 9시에서 1시간 연장된 완화 조치 첫 날인 지난 8일, 시민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이날 지역 상인들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지속 등으로 이번 영업 연장 조치에도 불구하고 큰 기대 효과는 없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대구 동성로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김모(27)씨는 “1시간 연장으로 매출이 크게 오르진 않았다. 그 시간만큼 인건비와 부대 비용이 나가기 때문에 이윤은 제자리에 5인 이상 금지로 단체 손님이 없기는 마찬가지”라며 “저번에는 오후 9시에 손님 모두가 한 번에 나갔던 반면, 지금은 술이나 음식을 더 시키기보다 그저 시간을 두고 차츰차츰 여유 있게 나갈 뿐”이라고 한숨을 쉬었다.방역 지침이 보다 자유로운 카페에서도 이번 연장 조치로 인한 기대감은 없었다.북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철봉(52)씨는 “1시간 영업 연장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자면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하고 싶다”며 “이번 조치가 나름 도움이 되진 않을 것 같고 시설 위주보다는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나온 장소나 지역을 대상으로 집중 관리 및 단속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이에 반해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1시간 영업 연장으로 인해 모임 자리가 다소 여유로워져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직장인 정인규(29)씨는 “1시간 동안 술을 더 마실 수 있다는 게 만족스럽다. 영업제한 시간이 오후 9시일 때는 술을 마시러 나오기가 부담스러웠고 직장이 끝난 후에도 회식 잡기가 어려웠다”며 “아쉬운 건 오후 9시든 오후 10시든 술을 마실 사람은 먹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영업시간이 늘어나자 수성구에 한 헬스장도 한숨을 덜었다.헬스장 관계자는 “회사 퇴근 후 헬스장에 들리는 직장인이 많기 때문에 1~2시간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오후 10시면 사우나를 이용하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오후 9시가 되면 벌어졌던 교통 대란도 그나마 숙지는 모습을 보였다.택시기사 박모(55)씨는 “지난주만 해도 오후 9시만 되면 동성로와 수성못 등은 그야말로 택시 잡기 전쟁이 벌어졌었고 오후 10시 이후로는 운행을 접을 정도로 손님이 없었다”며 “현재 콜이 밀려 있는 상황이라 오후 11시까지도 택시를 잡으려는 손님이 있을 듯 싶다”고 강조했다.한편 대구시는 지난 8일부터 정부 방침에 따라 이날부터 오후 9시까지로 제한하고 있는 식당, 학원 등 운영제한 8개 업종 운영 시간을 기존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까지로 연장했다.대상 업종은 식당·카페, 실내체육시설, 노래연습장, 방문판매업, 실내스탠딩공연장, 파티룸, 학원, 독서실·스터디카페 등이다.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박준혁 기자 parkjh@daegu.com양인철 기자 yang@idaegu.com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영업제한 시간 피해 낮술에 새벽술까지…풍선효과

지난 6일 오전 5시30분께 대구 중구 클럽골목.고요한 골목 사이로 불을 환하게 켜놓고 영업 중인 술집이 보였다.‘오전 5~10시까지 영업’한다는 입간판들 사이로 손님이 무리 지어 들어갔다. 술집에서는 큰 노랫소리와 함께 고함을 지르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한데 섞여 들려왔다. 가게 앞에선 마스크를 벗은 채 흡연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이곳에서 만난 손모(24·여)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술로 푸는 중”이라며 “방역정책에 따라 오전 5시부터 술을 마시는 게 잘못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코로나19 방역지침으로 영업제한 시간 때문에 대구 자영업자들이 ‘변칙 영업’이라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방역당국이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모든 음식점 내 취식을 금지했다. 오전 5시부터 영업을 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방역당국의 방역지침으로 인한 풍선효과로 ‘낮술’ 문화도 생겨나고 있다.지난 4일 오후 4시께 동성로 클럽 골목에는 긴 대기줄을 확인할 수 있었다.코로나19 이전에는 낮보다 밤에 방문객이 많은 거리였지만 해가 중천에 떠있음에도 한 술집에는 인파들이 몰려 30분 만에 수십m의 대기줄이 생겼다.업소 앞에 줄지어 선 시민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썼지만 턱스크 등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모습도 보였다.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피로를 호소하는 시민, 자영업자들이 점차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지난 2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보고’에 따르면 응답자의 81.2%가 ‘거리두기로 인해 피로감을 느낀다’고 답했다.클럽 골목 일대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장인호(56)씨는 “영업제한이 걸린 시간보다 오히려 사람들이 더 몰리고 있는 것 같다”며 “외부에서도 방역수칙이 이처럼 안 지켜지는데 매장 안에서 수칙이 지켜질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