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의회 황태하의원 긴급재난지원금 지원 조례안 제정 대표 발의

상주시의회 황태하 의원(함창·은척·공검·이안)은 제206회 임시회에서 ‘상주시 긴급재난지원금 지원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9일 밝혔다.황 의원은 긴급재난 발생 시 생활안정과 사회적 기본권 보장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원하기 위해 이번 조례안을 발의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서다.제정 조례안에는 긴급재난지원금 지원 대상 및 방법 등에 관한 사항 규정이 담겼다.황 의원은 “앞으로 재난 발생 시 시민의 생활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해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재난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일기 기자 kimik@idaegu.com

내가 만난 이중섭/ 황태면

가슴 밑바닥이 가려운/ 골목길 선술집/ 은박지에 매달린 쇠불알을 보았다. 아마/ 막걸리 두 되는 됨직한/ 쇠불알/ 십년은 더 묵은 중섭이/ 별 볼일 없이 그 위를 기어가고 있었다.「대구문협대표작선집」 (대구문협, 2013)이 시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화가 이중섭에 대한 일별이 필요하다. 이중섭은 일제 시대였던 1916년 평안남도 평원에서 지주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비록 유복자였지만 외가의 재력으로 유복한 유년기를 보냈다. 일본 도쿄에 유학해 현대미술을 익힐 수 있었다. 거기서 학원 미술부 후배인 일본여성을 만나 평생의 반려자로 삼았다. 6·25가 터지자 부산과 제주도로 전전했다. 그 이후론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힘겹게 살았다. 극심한 가난을 해결할 길 없어서 아내와 아들을 일본 처가로 보냈다. 그것이 그들 가족이 헤어져 사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1956년 그는 서울 적십자병원에서 무연고 행려병자로 불우한 생을 마감했다.본격적으로 그림에 집중한 시기는 고작 6년 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이중섭은 유화, 수채화, 연필화, 펜화, 크레파스화, 은지화 등 다양한 작품들을 제법 많이 남긴 편이다. 그의 작품을 보면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떨어져 살던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애틋한 정과 절절한 그리움, 사랑하는 가족과의 재회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담아낸 여인과 어린이, 상상의 낙원과 이상적인 삶을 염원하는 복숭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강력한 의지를 상징하는 소 등이 그것이다. 그의 불행한 삶은 전쟁의 참화와 처참한 사회상과 버무려져 불멸의 예술작품으로 승화됐다.‘은지화’는 은박지에 뾰족한 도구로 드로잉 한 이중섭의 독창적인 그림이다. 은박지에 송곳 따위로 긁으면 긁힌 부분은 미세한 음각이 된다. 거기에 물감을 칠하고 천 따위로 닦아내면 긁힌 부분이 물감으로 메워져 그 윤곽이 드러난다. 이중섭이 처음 은지화를 그린 것은 부산 피난시절로 알려져 있다. 뒷간에서 일을 보다가 녹슨 못으로 담배 은박지에 그림을 그렸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전쟁 중에 물자가 없어서였기도 했지만 그 상황에서 나름대로 괜찮은 기법이라고 여겼을 법하다.마음이 허전하게 텅 비니 가슴 밑바닥마저 가렵다. 그런 땐 골목길로 들어가 선술집을 찾게 된다. 비라도 부슬부슬 내릴라치면 파전에 막걸리가 제격이다. 하늘엔 벌레 먹은 달이 내려다보고 별들은 기죽은 양 잔뜩 움츠러들어 있다. 선술집에서 고기 굽는 냄새가 발길을 잡아끈다. 먼저 자리 잡은 술꾼들이 원탁에 둘러앉아 고기를 굽고 있다. 얼른 봐도 쇠불알이다. ‘쇠불알 떨어지면 구워먹는다’는 속담이 있고 보면 느낌상 쇠불알구이가 남자에게 특별한 보신이 될 것 같다. 비슷하게 생긴 것끼리 서로 보충한다고 하지 않는가. 쫄깃한 식감이 느껴진다. 은박지와 쇠불알을 보니 문득 이중섭의 소 은지화가 아삼삼하다. 커다란 쇠불알이 축 늘어진 튼실한 황소가 눈앞에 서있다. 거물이라 막걸리 두되 정도는 족히 될 듯하다. 쇠불알과 막걸리를 거부할 수 없다. 쇠불알이 은박지 위에서 지글지글 비명을 지른다. 이 광경을 이중섭이 본다면 어떤 심정일까. 모르긴 해도 아마 십년감수할 것이다. 쇠불알이 은박지 위에서 노릇노릇하게 기어간다. 그 맛을 보면 이중섭인들 별 수 있으랴. 막걸리 한잔을 입에 탁 털어 넣는다. 가렵던 가슴이 밑바닥까지 탁 트인다. 노리끼리한 쇠불알을 한입 베어 물고 힘을 잔뜩 올려둔다. 쇠불알에 막걸리를 마시면서 이중섭을 만나는 일은 시인의 특권이다. 오철환(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