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13일 국회에서 처리됐다.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열고 김 후보자 인준 안을 재석의원 176명이 참석해 찬성 168표, 반대 5표, 기권 1표, 무효 2표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의원은 전원 불참했다.지난달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지명한 지 27일 만이다.여당의 김 총리 후보자 인선 단독처리로 청문회 이후 정국은 급격하게 얼어붙을 전망이다.여야는 본격적인 대선 국면의 길목에서 정국 주도권을 놓고 일전을 벌이고 있다.당·청은 추가 낙마자가 나올 경우 급격한 레임덕(집권 말기 권력공백현상)에 휩싸이면서 계파별 대선 후보를 둘러싼 ‘이합집산’으로 내부 분열이 가속화될 수 있다.반면 야당은 대선을 앞두고 분위기를 유리하게 이끌고 가려면 청와대와 여당의 독주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특히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꽉 막힌 청문정국에서 일정부분 명분을 확보한 민주당은 이날 김 후보자 인준과 동시에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한 절차에도 시동을 걸었다.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은 “조승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와 조응천 국토교통부 간사가 각 상임위 상황을 알렸다”라며 “임혜숙 과기부 장관·노형욱 국토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도 박준영 해수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한 만큼 빠르게 채택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그러나 국민의힘은 박 후보자 사퇴로 만족하지 않고 임·노 후보자에 대해서도 지명 철회 기조를 유지하며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할 태세여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야당이 부적격 판정한 장관 후보자 임명 및 김 후보자 인준 문제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면담을 요청했다.김 원내대표는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와의 협상이 결렬된 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무총리와 장관을 선정하면서 한 명이 자진사퇴했으니 나머지 세 명에 대해서는 임명하겠다는 이런 식의 산수에 의한 숫자 놀음으로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러면서 “여당이 청와대의 눈치를 보고 있거나 청와대와의 관계에서 당당하고 떳떳하게 민심을 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문제는 인사권자가 결단해야 할 문제”라며 문 대통령이 자신의 면담 요청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그는 “부적격 후보자를 감싸면서 끝내 임명을 강행할 경우 더 큰 민심의 분개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가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이날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를 놓고 여야는 숨 가쁘게 움직였다.국민의힘이 김 후보자 인준안과 임·노 후보자 인선과 연계해 처리할 것을 주장하는 것과 달리 민주당은 별개 사안으로 보고 있어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았다.국민의힘은 문제가 있는 후보들은 전원 낙마해야 한다는 기조다.이에 박 후보자가 자진사퇴했지만 야당의 기조에는 변화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