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이사회의 ‘거수기’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DGB금융지주 이사회와 산하 위원회도 작년 부의 안건 모두에 이사 전원 찬성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안건별로 100% 찬성·100%가결로 의결됐고 ‘보고 안건’에 대한 추가 의견 역시 전체가 ‘특이사항 없음’으로 1년 회의에 반대·부결이 단 1건도 없어 경영진 감시·감독 기능과 역할에 한계를 보인다는 지적이다.DGB금융지주의 ‘2022년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난해 정기 이사회 4번을 포함해 총 13번의 이사회를 열어 6명 이사가 전원 참석해 의결 및 보고안건에 모두 찬성(적정)하며 100% 찬성률로 가결이 이뤄졌다.이사회는 상임이사로 김태오 금융지주 회장과 5명의 사외이사로 운영됐다.이사들은 40여건에 이르는 보고 안건 모두에 전원 ‘적정’ 평가를 내렸고, 30여건에 이르는 의결 안건에도 100% 찬성했다.이사회는 회사 전반적인 전략 및 정책을 승인하고 업무집행을 감독·감시하는 기구로 경영 건전성을 위한 내부통제 전반을 감독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이러한 회의 결과는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 감사위원회, 위험관리위원회 등 8개 위원회에서도 그대로 반복됐다.위험관리위원회는 지난해 6번 회의를 개최해 결의안건 모두 100% 찬성 가결했다. 그룹의 종합리스크관리현황이나 자기자본비율현황보고 등 사안이 민감한 보고 안건에 대해서도 ‘특이의견 없음’이 확인됐다. 감사위원회 역시 9번 위원회를 소집해 위원 전원 참석한 가운데 의결 안건 전원 찬성을 보였다.DGB금융지주 사외이사가 이사회 활동으로 수령한 금액은 기본금 5천200만 원(연간)에 이사회 참석수당 50만 원, 건감검진 지원비나 기타 회의수당 등을 포함해 6천~7천만 원에 이른다.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권태용 본부장은 “사외이사 제도의 태생적 한계로 독립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데 원인이 있다. 사외이사 선출 구조가 단순하고 회사로부터 활동비나 수당 등도 받다 보니 반대표를 던지거나 제동을 걸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사외이사 선출 경로를 다양화할 필요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한편 금융감독원은 금융지주 이사회가 경영진 감시·감독에 한계를 보이며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올해 지배구조 개선과 이사회 독립성을 높이도록 시스템을 개선한다.금감원은 은행 지배구조 현황과 이사회 운영 적정성 및 경영진 감시 기능 작동 여부를 살펴보고 점검 결과는 향후 방안에 담는다는 구상이다.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