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점 폐쇄 추세 속 금융사각지대 노인계층 배려 위한 상생행보||장날에만 사람 모이는 시골 전통시장 현장답사에서 5일장 점포 아이디어|| 내방객 고작 10여명에도 대구시내에서 직원 3명씩 투입…출퇴근만 2시간
시중은행의 점포 축소 분위기 속에서 DGB대구은행이 고령층이 대부분인 시골 작은 마을에 신규 점포를 개설했다.하루 평균 내방객이 10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점포 개설 수요가 없는 지역이나, 장날에 사람들이 몰리는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대구은행은 장날에만 직원을 두는 이색 특화점포를 시도했다. 점포 축소 추세 속 고령층과 같은 디지털 소외계층의 금융 불편함을 해소할 대안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있다.DGB대구은행은 지난달 군위전통시장 정문 맞은편 상가에 ‘군위사랑 5일장 디지털점’을 개점했다. 5일장 디지털점은 평소에는 화상상담이 가능한 키오스크와 자동화기기에서 간단한 은행 업무를 처리한다.매월 3·8일 ‘5일장’이 열리는 평일에는 은행원이 대면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루 평균 내방객은 고작 10~20명에 불과하지만 책임자와 행원, 경비업무까지 필수 직원 3명이 상주한다.손님 대부분은 60대 이상 고령층으로 대구로페이 카드발급과 충전, 통장교체, 제신고 등의 업무가 많다.점포 효율성과 수익성을 따지만 신규 출점이 어려운 구조다. 대구은행은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을 축하하고 지역민의 금융 편의성을 높여 지역과 상생 차원으로만 접근해 신규 지점 개설을 준비했다.신규 개설을 위해 대구은행 점포전략부는 지난 몇 달 간 신규 출점 위치를 찾으며 군위시내 현장조사를 다녔고, 그 과정에서 5일장에 주목했다.점포가 들어선 주변은 군위에서 가장 번화한 전통시장이 있는 곳이지만, 평소에는 경제 활동이 거의 일어나지 않을 만큼 조용한 지역이다. 여러차례 현장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5일장을 마주한 직원들은 장날에는 사람들이 몰리는 모습을 확인하고 5일장 점포 아이디어를 냈다.또 직원들은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지역민의 활동시간이 이른 아침부터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에서 키오스크 운영시간을 오전 7시로 당겼다. 지역 맞춤서비스로 돋보이는 부분이다.금융 수요에 맞춰 5일장이 서는 날 은행원을 두는 ‘5일장 특화점포’는 대구은행은 물론 시중은행에서도 유사 사례가 없는 시도다. 금융소외계층과 고령층이 많은 지역의 대안 점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남긴다.대구은행 점포전략부 관계자는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는 어르신들이 편리하게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금융서비스, 지역과 상생 차원에서만 접근해 군위점을 개설하게 됐다”며 “여러 차례 현장조사 하면서 장날에 사람이 몰리는 모습을 확인해 금융 수요가 일어날 5일장날에 직원을 투입하는 방법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