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후 처음 대구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선물보따리를 풀어 놓았다.송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는 28일 대구 삼성창조캠퍼스에서 열린 대구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중앙당 차원의 각종 지원을 약속했다.내년 대선을 앞두고 험지인 대구에서 민심 잡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이날에는 송 대표를 비롯해 윤호중 원내대표, 김용민·강병원·전혜숙·이동학 최고위원, 윤관석 사무총장, 유동수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맹성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대구시 홍의락 경제부시장 등이 참석해 내년도 예산에 대해 논의했다.송 대표는 가장 먼저 대구시의 현안 사업인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내륙철도 사업과 관련 “동서화합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성사돼야 한다”며 “4차 국가철도망 계획 초안에는 빠져 있지만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곧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어 “B/C(비용 대비 편익) 값이 안 나온다고 해서 이런 의미 있는 투자를 안 하면 지방은 계속 수요가 줄고 악순환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많은 국민이 이 철도를 이용하면서 기재부가 생각한 B/C 값을 바로 초월해 공급이 수요를 창조하는 사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또 “산업단지 대개조 사업, 단지 내 인프라 확충, 산업단지와의 접근성 제고, 대구형 한국판 뉴딜을 가속화하기 위해 대구시가 현재 구상 중인 ‘5+1 미래 신산업’을 뒷받침하겠다”며 “‘물 산업 클러스터’ 예산 역시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반영하는 등 대구 시민들이 먹는 물의 수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대구경제 부활의 핵심적 전제조건 중 하나로 교통·물류 SOC 강화를 꼽으며,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성공적으로 완수되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도 했다.전국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어 유치 열기가 가열되고 있는 이건희 미술관 대구 유치와 관련해서는 “이건희 미술관은 전국에서 뛰어들어 만만치 않는 상황이지만 잘 논의하겠다”고 전했다.김용민 최고위원은 “균형발전의 가치와 함께 대한민국 최고 법원들이 정치권력과 거리두기를 하고 독립해 재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대법원을 대구로 이전하고 헌법재판소를 광주로 이전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대구·경북 출신인 전혜숙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대구·경북과 어떻게 잘 함께하느냐에 따라 대선과 모든 선거에서 성공할 수도 있다”며 대구·경북 여론 수렴을 위한 당내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기도 했다.이날 회의에서 민주당 대구시당 지역위원장들은 △중구 구립도서관 건립 추진 △남구 캠프워커 3차 순환도로 개통추진 △북구 근대산업 아트프로젝트 연계 문화사업 △대구권 광역철도 원대역 건립 △달성군 종합 병원급 의료기관 유치·설립 등을 건의했다.대구시는 △대구산업선철도건설 △물산업클러스터운영 △지역 산업단지 제조기반 강화 등 총 23개 사업, 국비 3천299억 원에 대한 지원을 당부했다.이어 경북지역 예산정책협의회를 위해 구미시청을 찾은 송 대표는 지역 당직자들에게 쓴 소리를 들었다.민주당 장세호 경북도당 위원장은 “경북을 ‘취약지역’, ‘험지’라고 표현하는데 그보다는 ‘전략지역’으로 불러야 한다”며 “대선, 총선에서 민주당이 ‘전국정당’, ‘백년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정책과 예산 배려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김영선 경북도의원(상주)은 더 날선 발언을 남겼다. 그는 “(민주당이) 경북도의회에서 교섭단체를 구성했지만 다음번에 지켜낼 수 있을 지 불안하다”면서 “도로, 철도를 놓는 일이 지방소멸을 막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며 따끔한 일침을 날렸다.두 당직자의 발언은 그동안 대구·경북지역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여 온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한 비판으로 풀이된다.송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이재명 대선 후보, 전혜숙 최고위원 등 대구·경북 출신 지도자들이 우리 당에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구·경북 신공항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하고, 취약한 의료 환경 개선 및 원전이나 방산선 폐기물 해체 산업을 경북이 주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이혜림 기자 lhl@idaegu.com류성욱 기자 1968plus@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