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간 전쟁으로 대구의 대 중동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최근 대구상공회의소는 ‘이–팔 전쟁에 따른 대구지역의 대(對)중동 해외투자․수출 현황과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자료에 따르면 대구는 전쟁으로 섬유직물, 자동차부품, 의료용기기, 공구류 등에서 수출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이스라엘에 대한 수출 감소와 회복세를 보이던 이란 수출에서도 침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대구의 이스라엘 주요 수출 품목은 자동차부품, 탄화텅스텐, 초경공구류, 인쇄회로, 공작기계부품 등이며, 지난해 기준 5개 품목이 이스라엘 수출의 5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지난해 ‘우-러’ 전쟁 당시 대구의 우크라이나, 러시아 수출은 전쟁 발발년도에 20~40% 감소했다.이스라엘이 전쟁 당사국인 만큼 전쟁이 장기화되면 현지 경제활동이 위축될 것이고, 이로 인한 이스라엘 수출도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지역 자동차부품 기업들도 이스라엘 수출이 계획했던 것보다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올 들어 회복세를 보이던 이란 수출도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한때 1억4천만 달러(2014년)에 달했던 대구의 이란 수출은 미국의 경제 제재 조치와 코로나 위기 등을 거치면서 지난해 692만 달러에 그쳐 90% 이상 감소했다. 올 들어서는 기저효과와 미국의 경제 제재 일부 해제로 이란 수출이 89% 급등하는 등 회복세를 보였다.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환율 등 거시지표의 변동성 증대도 지역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국제유가는 ‘이–팔’ 전쟁 전부터 두바이유 기준 지난해 말 78달러에서 올 9월말 96달러로 20% 이상 급등하며 불안 조짐을 보여 왔다.중동 사태로 인한 공급차질 우려로 국제유가 향방이 불확실하게 됐고, 유가가 90달러 수준 이상이 유지된다면 국내물가 및 기업경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한편 지역기업은 2000년 이후 지난 6월 현재까지 중동에 모두 6천713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한국수출입은행 국외직접투자 통계에 따르면 지역기업이 중동에 투자한 국가는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6개국이며, 현지 신규법인은 14개사다.신규법인 14개사 중 7개사가 중동경제의 중심 국가인 UAE에 설립됐고, UAE를 거점으로 인근 중동 국가와 교역 활동 중이다.투자금액 기준으로는 인구 대국인 이집트와 경제 중심지 UAE에 각각 59.5%, 37.3%를 투자해 이들 2개국이 중동지역 해외 투자의 96.8%를 차지하고 있다.대구상의 관계자는 “지역기업들은 고금리와 유가 등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또 다른 지정학적 리스크에 직면했다”면서 “중동 정세가 계속 급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기관에서는 선제적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명환 기자 kmh@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