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민간인들이 식량과 탄약을 지게에 얹고 고지를 방어하는 국군에게 전달했던 칠곡 지겟길이 관광 자원화된다.칠곡군은 다부동 전투 승전(9월24일) 72주년을 앞둔 지난달 31일 석적읍 망정1리에서 ‘호국 평화 지겟길 개통식’ 및 ‘지게 운반 재현 행사’를 개최했다.이번 행사에는 김재욱 칠곡군수를 비롯해 심청보 군의회 의장, 마을 주민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이날 김 군수는 주먹밥과 탄약 상자를 지게에 지고 구슬땀을 흘리며 72년 전 지게 부대원의 모습을 재현했다.순심여중·고 학생들은 가곡 ‘비목’과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주제곡을 연주하며 나라 사랑 정신을 기렸다.나라의 명운이 걸려 있던 다부동 전투 중에서도 특히 328고지는 국군과 북한군의 치열한 공방으로 15차례 주인이 바뀌는 등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던 곳으로, 당시 전쟁의 승패를 가름하는 중요한 고지였다.하루가 멀다고 주인이 바뀌던 328고지에서 호국 평화 지겟길은 당시 망정1리 주민을 포함해 민간인들이 국군 보급로로 사용했던 길이다.당시 주민들이 지게를 짊어지고 산을 오르는 모습이 알파벳 ‘A’를 닮았다는 이유로 유엔군은 ‘A Frame Army’(A형 무기)로 불렀다.이 같은 아픈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망정1리 주민들은 지게 부대원의 나라 사랑 정신을 기리고자 2㎞에 달하는 지겟길 탐방로를 조성했다.자비를 들여 지겟길 입구에 높이 3.2m, 폭 1.5m의 대형 지게와 현판을 제작하는 것은 물론 쉼터를 조성하고 바위에 새겨진 탄흔을 표시하는 안내판도 세웠다.군도 탐방로에 매트를 깔고 길을 정비하며 주민의 숭고한 뜻에 힘을 보탰다.김재욱 군수는 “이름도 군번도 없는 지게 부대원은 보급 물자 전달을 마친 후 산에서 내려갈 때는 부상병을 실어 야전병원에 보내기도 했다”며 “국내에서 유일한 호국과 평화를 테마로 한 지겟길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한편 망정1리에서는 2018년부터 8월 둘째 주 일요일에 국내에서는 드물게 국군은 물론 북한군의 넋까지 기리는 위령제가 열리고 있다.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