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19일.이날 핸드볼 성지의 영광을 뒤로 하고 계속되는 부진의 늪에 빠져 있던 대구 핸드볼계에 파란불이 켜졌다.대구체육고등학고 여자 핸드볼부(이하 대구체고 핸드볼부)가 창단한 것이다.대구체고 핸드볼부가 두각을 나타낸 건 2020년부터다.이때 지역 핸드볼 초등부와 중학부와의 활성화가 이뤄지며 대구체고 진학률이 크게 높아졌다.특히 2021년 14명, 2022년 16명, 2023년 17명으로 선수들을 늘려나간 결과 전국에서 선수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진 팀으로 거듭나게 됐다.자연스레 입상 성적도 전국 상위권 수준을 기록했다.2021년 제76회 종별 핸드별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 5위, 제18회 태백산기전국핸드볼선수권대회서 단체전 5위라는 성적을 거뒀다.이듬해에는 2022 대한핸드볼협회장기 중고등선수권대회서 동메달, 제10회 전국체육대회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대구체고의 위상을 널리 알렸다. ◆대구체고 핸드볼부를 빛낸 별대구체고 핸드볼부를 빛낸 최고 스타는 단연 이혜원 선수다.최근 세계주니어 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주로 변방에 위치해 예선 통과를 목표로 하는 곳이었다.2022년 당시 대구체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혜원 선수가 국가대표로 선발된 한국 선수단은 ‘아시아변방’이라는 오명을 통쾌하게 날려 버리며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첫 우승을 거뒀다.이는 아시아 국가에서 들어올린 첫 우승트로피였다.이 당시 이혜원 선수는 세계주니어핸드볼 ‘베스트7’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결승전인 덴마크전에서 7골을 터트리는 물오른 득점력을 선보인 영향이 컸다.이혜원 선수는 지난해 열린 2023 핸드볼실업팀 드래프트의 판도를 뒤흔든 장본인이기도 하다.통상 한국체대 졸업생을 대상으로 1라운드 1순위 지명이 이뤄지는 판도를 깨고 전체 1순위로 대구시청에 입단하는 쾌거를 이뤘다.이번 드래프트에서 대구체고 핸드볼부의 위상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대구체고 핸드볼부 소속 배은비 선수가 2라운드 1순위로 SK슈가글라이더스에, 김민진 선수가 2라운드 8순위로 대구시청에 입단하며 드래프트를 신청한 3명 모두 실업팀 지명에 성공했다.또 대학교 진학을 원했던 3명의 학생들도 전부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며 대구체고 핸드볼부를 빛냈다.현재 대구체고 핸드볼부에서는 2학년 구현지, 박서희, 조수연 선수가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국가대표 1차 대표 선수로 뽑히며 선배들의 빛과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들이 흘린 ‘구슬땀’대구체고 핸드볼부는 학교 전체 18개 세부종목 중 유일한 단체종목으로 현재 3학년 4명, 2학년 6명, 1학년 7명의 선수들이 활동하고 있다.핸드볼은 종목 특성상 인화와 조직력이 강하게 요구되는 운동이다.이에 대구체고 핸드볼부의 훈련은 강도가 높기로 유명하다.선수들은 오전 6시에 훈련을 시작해 오후 9시 야간훈련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매주 수요일에는 새벽훈련까지 소화해야 한다.주말에도 훈련은 멈추지 않는다.학교 교훈인 ‘정상에 서자’라는 실천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선수 전원이 자발적으로 주말을 반납했다.선수 모두 탄탄한 조직력만이 승리를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하며 훈련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학교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이전까지 핸드볼부 선수들은 핸드볼 전용 매트 바닥이 아닌 일반 체육관 마루 바닥에서 훈련에 매진했다.최근 대구체고 이상욱 교장이 부임하면서 핸드볼부 활성화라는 목표를 내세웠다.이 결과 지난 1월 핸드볼 전용 매트 바닥이 설치되며 핸드볼부의 전용 구장이 조성됐다. ◆대구체고 핸드볼부 박찬석 코치“우리의 최종 목표는 대구 여고부 최초 전국체육대회 우승입니다.”2014년 1월부터 대구체고 핸드볼부를 이끌고 있는 박찬석 코치에게 지난 10년은 슬픔과 기쁨의 연속이었다.부임 초기에 선수 수급이 어려워 부상자가 나오면 대회에 참가하기도 힘이 들 정도였지만, 현재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17명의 선수를 보유한 팀으로 거듭났지 때문이다.박 코치는 “10년의 실업선수 생활과 3년의 지도자 생활을 정리하던 와중에 대구체고에 핸드볼부가 창단했으니 학생들을 지도해 달라는 부탁을 받게 됐다”며 “선수 수급에 어려운 상황을 아는 관계자 모두가 사수초·사수중 핸드볼부 창단에 힘을 모았고 타 지역 선수들을 매년 2~3명 스카우트하며 몸집을 키워 나갔다”고 말했다.올해 그가 주안점을 두고 있는 점은 생활패턴과 식단, 마인드 컨트롤 등이다.새벽훈련에는 기본기 위주의 훈련을, 오후에는 전문기술 위주 훈련을, 야간은 개인 능력 향상 위주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훈련이 끝나는 즉시 비타민 음료나 단백질 음식을 섭취하게 하는 것도 박 코치의 플랜 중 하나다.그는 “선수들이 개인 능력 및 기초가 부족하기 때문에 협력 및 팀 플레이 위주로 훈련 프로그램을 구성해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살리려 한다”며 “영상 분석을 통해 잘못된 습관을 고치는 동시에 잘한 부분에 있어서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심리 훈련도 필요하다”고 밝혔다.박 코치의 바람은 올해 전국대회에서도 상위권에 입상해 졸업생 모두 드래프트에 선발되며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것이다.그는 “아직은 어린 학생들이다. 대회서 실수를 범한 선수들 중에서는 눈물을 흘리며 자책을 하는 친구도 더러 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볼 때마다 기본기의 중요성을 많이 느낀다”며 “지난해 전국체전 3위(동메달)는 대구체고 창단 이래 처음이었으며, 대구 여자 고등부에서는 15년 만에 거둔 성적이었다. 경기내내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빠른 속공과 강인한 체력을 무기로 탑재해 올해도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체고 핸드볼 꿈나무△서민슬(1학년)-포지션: LW-장점: 열심히 훈련에 매진함-목표: 실업팀에서 좋아하는 운동 계속 하기 △최수현(1학년)-포지션: RW-장점: 왼손잡이-목표: 대회 주전으로 나가 우승하기 △장현아(1학년)-포지션: PV-장점: 체격이 좋고 끈기가 있음-목표: 실업팀에 지명돼 이름 알리기 △박찬희(1학년)-포지션: CB-장점: 체력 좋음. 긍정적인 마인드-목표: 실업팀에서 여러 선수들과 경기 뛰기 △이윤솔(1학년)-포지션: LB-장점: 힘이 세고, 경험이 풍부함-목표: 실업팀에서 MVP 받기 △박선하(1학년)-포지션: RB-장점: 체력 강점. 눈썰미가 좋음-목표: 국가대표 선발. 올림픽 출전 △김선우(1학년)-포지션: GK-장점: 멘탈이 강함. 페이스 조절 뛰어남-목표: 실업팀 선수가 돼 TV에 출연하기 △조수연(2학년)-포지션: PV-장점: 키가 크고, 경기 내내 커뮤니케이션 활발-목표: 경기 경험 늘려 3학년 때 멋진 경기 펼치기 △이정아(2학년)-포지션: RW-장점: 실수 없는 노마크 슛-목표: 예선 탈락하지 않기 △구현지(2학년)-포지션: LB-장점: 신체조건 활용한 롱슛-목표: 전국 최강 팀 만들기 △강민채(2학년)-포지션: CB-장점: 쉽게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목표: 태극마크 달기 △권예주(2학년)-포지션: LW-장점: 윙 슛 전문가-목표: 전국체육대회 2관왕 하기 △박서희(2학년)-포지션: CB-장점: 지구력 및 체력-목표: 실업팀 입단 △이예윤(3학년)-포지션: PV-장점: 스피드. 치고 빠지기 달인-목표: 전국대회 입상하기 △김지민(3학년)-포지션: RW-장점: 키가 크고 체력이 좋음-목표: 전국대회 입상하기 △강나영(3학년)-포지션: GK-장점: 스피드, 순발력이 좋다-목표: 전국대회 입상 후 메달 목에 걸기 △김주현(3학년)-포지션: LW-장점: 스피드. 체력 좋음-목표: 전국대회 입상해 고교 마무리 잘 하기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