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 중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3일 “정권교체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엔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국민의힘을 선택했다”고 말했다.윤 후보는 지난 10월 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부산에서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것이 낫다”고 말해 당원들의 비판을 받았는 데 이번 발언도 논란이 예상된다.윤 후보는 이날 오후 전남 순천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전남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국민의힘이 그동안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호남 분들이 국민의힘에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지지를 하지 않으셨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며 이렇게 밝혔다.이어 “국민의힘이 진정한 국민 지지를 받는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선 엄청나게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고 저도 늘 주장하고 있다”라고 했다.윤 후보는 이날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는 발언도 내놓았다. 그는 “80년 대 민주화운동을 하신 분들도 많이 있지만, 그 민주화운동이 그야말로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따라 하는 민주화운동이 아니고, 어디 외국에서 수입해온 이념에 사로잡혀서 민주화운동을 한 분들과 같은 길을 걸은 것”라고 했다.윤 후보는 앞서 이날 오전 광주 방문에서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이날 광주 북구에 자리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 현장을 찾아 “각 지역이 발전전략을 스스로 세우고 그것의 비교 우위가 있다고 할 때 중앙정부가 밀어주고 하는 것을 균형발전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 중앙정부가 재정 주도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광주가 AI를 미래 산업의 핵심전략으로 삼았다는 것은 정말 선견지명이 있고 대단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이어 “지방정부가 재정 주도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며 “차기 정부를 담당하게 되면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광주 AI 산업에 재정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특히 달빛고속철도 조기착공을 비롯한 대구∼광주를 연결하는 교통망에 대해서는 “달빛고속철도를 비롯한 동서간 교통망은 재정을 적극 투입해서 아주 속도감 있게 추진할 생각이다. 우리나라 지역감정도 없앨 뿐 아니라 동서간 물류가 원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윤 후보는 AI 데이터센터 건립비용과 관련해 “3조~4조 원이든, 30조~40조 원이든 AI 데이터센터의 경제적 효과는 투자 대비 수백 배가 될 것”이라며 “정부가 선도 투자를 먼저 하고 민간이 들어와서 센터를 같이 활용하게 하면 된다. 돈이 없어서 못 한다는 얘기는 안 나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윤 후보는 이날 광주 방문에 앞서 국민대통합 시대를 열겠다고도 했다.그는 페이스북에 “민주주의와 통합의 상징인 김대중 대통령을 배출한 호남을 기반으로 성장한 민주당이 민주주의의 정신을 저버리고 국민을 갈라치는 정치를 하고 있다. 김대중 정신을 잊은 민주당을 호남에서 심판해주셔야 한다”고 했다.그러면서 “호남은 텃밭이라며 자만하는 민주당을 이번 기회에 따끔하게 혼내 달라. 민주주의를 저버린 민주당은 호남을 저버린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윤 후보는 “호남의 민주당 심판이 대한민국을 바꾸고 한국 민주주의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한편 이날 현장에는 일부 광주 시민단체들이 윤 후보의 방문을 규탄하는 시위를 열기도 했다.단체들은 ‘주에 120시간 일하고 월에 150만 원 버는 삶이 우리 선택이라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 ‘너나 먹어 부정식품’, ‘남자 박근혜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