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팔거산성 정비사업부지(노곡동 산1-1번지에 일원)에서 신라 목간 11점이 발견됐다.목간이 대구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대구시와 북구청,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8일 오전 팔거산성 정비사업부지에서 설명회를 열고 발견된 목간을 공개했다.목간은 문서나 편지 등을 나무에 조각한 것을 말한다.출토된 11점 가운데 7점에서 글자가 보이고 임술년, 병인년 등 제작 시점을 추정할 수 있는 간지와 보리, 벼, 콩 등 곡식 이름도 등장한다. 8점의 목간에는 한쪽에 끈을 묶기 위해 나무를 잘라냈으며, 일부 목간에는 실제로 끈을 묶었던 흔적도 있다.임술년과 병인년은 각각 목간이 제작된 602년과 606년으로 추정된다. 곡식 이름이 등장하는 것은 당시 세금이나 물품을 징수한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게 문화재청 관계자의 설명이다.내용이 곡식과 관련되며 삼국시대 신라의 지방 거점이 대부분 산성이었다는 점, 앞서 신라 목간이 출토된 곳이 대부분 군사·행정 거점이었다는 점에서 팔거산성이 지방 거점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팔거산성이 금호강과 낙동강을 동시에 통제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7세기 초반 무렵, 신라 왕경 서쪽 방어를 위한 전초 기지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목간이 출토된 추정 집수지 2호는 길이 7.8m, 너비 4.5m, 높이 약 3m이다. 면적은 35.1㎡이며 저수 용량은 약 10만5천300ℓ다. 집수지는 목재를 이용해 축조됐으며 내부에서 기둥목, 판재, 지지목 등이 출토됐다.기록으로만 전해 내려온 팔거산성의 집수지와 건물지의 흔적이 확인된 점을 미루어 대구 지역에서 처음으로 목재로 축조된 집수지와 목간이 출토된 점은 중요한 성과라고 현장 관계자는 설명했다.북구청은 지난해 10월 팔거산성 정밀발굴조사를 위해 화랑문화재연구원에 의뢰했다. 발굴조사 결과 삼국시대~통일신라시대 팔거산성의 석축, 집수지, 성벽 등이 확인됐다.문화재청 관계자는 “출토된 목간과 추정 집수지에 대한 보존처리 및 추가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유구와 목간의 상관관계와 의미를 밝히고 팔거산성의 기능과 위상을 밝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정현 기자 jhshin@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