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여행업계에는 ‘뜨거운 날’이라는 신조어가 예전부터 전해져 오고 있다.‘뜨거운 날’이란 날씨가 덥다는 말이 아니다.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특별한 날’을 일컫는 말이다.이렇게 뜨거운 날은 5월초(어린이날 연휴), 6월초(현충일 연휴), 8월초(휴가시즌), 10월초(개천절) 등 매년 반복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여객선은 정해져 있는데 왜 이렇게 여행객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여객선사의 증편운항에 있다.육지와 울릉도를 연결하는 여객항로는 강릉, 묵호, 후포, 포항 이렇게 네 곳으로 구분된다.여객선은 강릉 2척(587명, 438명), 묵호 2척(985명, 443명), 후포(443명), 포항(920명), 포항(공모 중) 등 현재 여객운송공급량은 총 4천216명에 달한다.평소 하루 한 편 왕복 운항하던 여객선이 증편운항으로 두편 왕복 운항하게 된다. 이 때문에 ‘뜨거운 날’에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이렇게 되면 2박3일 일정으로 들어오는 첫날 공급량은 약 8천여 명이 추산된다. 여기에다. 둘째 날 1박2일 일정으로 들어오는 여행객까지 합산하면 1만여 명의 여행객이 울릉도에 머물게 된다. 더군다나 여행일정에도 큰 차질을 빚게 된다. 평소 오전 8~10시 사이에 육지에서 출발해 울릉도에서 오후 1시~5시 사이에 울릉도를 떠나는 것이 기본적이다.그러나 증편운항을 하게 되면 육지에서 오전에 출발한 여행객은 나가는 날 새벽 5시~오전 8시 사이에 울릉도를 떠나야 한다. (오전-오전 패턴)첫날 육지에서 오후에 출발하는 사람들은 오후 5시~7시 사이에 출발하기 때문에 울릉도에 도착하면 밤이 돼 잠만 자야 한다.(오후-오후 패턴)사정이 이렇다 보니 오전 출발이든 오후 출발이든 2박3일 일정은 1박2일 일정으로 줄어들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여행객이 입어야 한다. 예전에는 그나마 오전-오후 패턴의 좌석이 조금이나마 있었지만, 지금은 오전-오전, 오후-오후 패턴이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아예 좌석 자체가 없다. 증편운항은 선박과 여행일정에만 차질을 주는 것이 아니다. 울릉도 현지에서도 무리한 공급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현재 울릉도에 등록된 숙박업소는 휴양지, 호텔, 모텔, 팬션 등 6천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여기에다 민박시설이 2천2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기 때문에 총 8천200여 명이 동시에 수용 가능하다.뜨거운 날에는 개집 빼고 다 들어간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전세버스도 9개 업체에 102대로 대당 30명씩 잡아도 3천 명밖에 이용하지 못하는 수치다. 식당과 렌터카도 앞선 수치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사정이다. 무리한 증편운항에 대한 피해는 여행객의 일정차질, 숙소, 식당, 버스, 렌터카, 불친절 등으로 이어진다.일 년에 네 차례 있는 뜨거운 날만 따지더라도 약 4만여 명의 울릉도여행객이 불만을 갖게 되는 셈이다. 울릉군은 이러한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참 한심한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