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의 운명은

가덕도신공항이 ‘루비콘 강’을 건넜다. 대못보다 더한 쇠말뚝을 박았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의 마지막 장애물마저 제거됐다. 감사원이 대구의 시민단체가 신청한 정부의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정에 대한 감사를 않기로 한 때문이다.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한 마당에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다.이제 아무런 걸림돌도 없다. 대구·경북은 혹시나 하는 기대마저 접어야 한다. 가덕도신공항에 대한 부당성 주장은 물 건너 갔다. 이래 놓고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 제정은 거부했다. 외눈박이 정부와 정치권의 행태다.가덕도신공항이 과연 옳은 일인가. 부산·경남지역 주민들의 삶을 살찌우는 제2의 관문공항이 될 것인가. 부산시의 청사진대로 번지르르한 공항이 될 것인가. 하지만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예산과 안전 문제 등 국민에게 큰 짐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국가 정책의 원칙이 깡그리 무너졌다. 이젠 대형 국책 사업 때 반드시 실시하도록 돼있는 예비타당성조사는 무용지물이 됐다. 정치권은 필요하면 언제든지 예타 면제 카드를 꺼내들 명분이 생겼다. 반대 시늉에 그친 국토부는 뒷전에 나앉았다. 언제까지 이 같은 후진적 행태를 되풀이해야 하나. 국민들은 걱정이 앞선다. 이미 버스는 떠났지만 뒷감당이 우려된다.-김해신공항 백지화, 실익 없어 감사않아감사원은 지난 6일 정부의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정에 대해 감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백지화 결정의 타당성에 대해 이미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돼 감사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은 지난 1월 신공항 백지화 결정이 부당하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를 했다. 4개월 만의 결론이 정치권의 ‘생떼’에 손 들어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1월 김해신공항 검증위가 김해신공항 추진 계획을 사실상 백지화하는 결정을 내리자마자 바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했다. 법안은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했다. 당시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신중한 검토 없이 대형 국책 사업을 밀어붙인다는 비판이 많았지만 모두 귀를 닫았다.가덕도신공항 건설은 이제 순풍에 돛을 달았다. 부산시는 10일 ‘가덕도신공항 기술위원회’ 회의를 열고 가덕도신공항 건설 방향과 문제점 및 해결방안 등 본격적인 가덕도신공항 건설 지원에 나선다.“지금도 문재인 대통령은 가덕도를 생각하면 가슴이 뛰실까?” 김영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가덕도 신공항과 관련, 정부의 졸속 대응을 비판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에서 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했고 민주당에서 4선 의원을 지냈다. 2020년엔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그는 “가덕도를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고 했다. “솔직히 이게 나라냐?”며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문 대통령이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를 둘러보며 “가슴이 뛴다”고 말한 다음 날 “가슴이 내려앉았다”면서 가덕도 특별법이 예타 제도의 명줄을 끊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별법 통과는 입법 농단이라고도 했다.-가덕도 대통령, 뒷날 어떤 평가 받을까김영환 전 의원은 “특별법을 만든 국회를 소환하고 탄핵해야 한다. 이 모든 절차와 관여한 모든 사람과 기관을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사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가덕도 때문에 가슴이 뜨끔한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 같다.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4대강 사업보다 더 많은 28조 원의 예산이 투입돼야 하고 안전성이 문제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었다. 면피용 보고서이긴 했지만 문제의 핵심은 바로 짚었다. 대통령 지시와 국회 압력을 핑계로 핫바지 방귀새듯하고 말았지만 말이다.결국 “가덕도를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는 대통령의 감성이 국책 사업을 마구 헝클어 놓았다. 고향을 생각하는 대통령의 마음이야 얼마든지 이해한다. 하지만 불가능하다고 결론난 사업을 억지 통과시켰다. 자칫 세금 먹는 하마가 돼 두고두고 골칫거리가 될 우려가 적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일 어떤 역사적 평가를 받을지 궁금하다. 가덕도의 운명이 걱정된다.

‘군위, 대구 편입’ 서둘러야

군위군의 대구광역시 편입을 서둘러야 한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들어서는 군위는 대구의 성장 엔진이 될 수 있다.군위군의 대구 편입은 대구·경북 행정통합보다 규모가 작다. 하지만 추진재개 시점을 기약조차 할 수 없는 시도 통합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군위군이 편입되면 대구시의 면적은 단숨에 2배 가량 확장된다. 대구가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바탕이 된다. 대구·경북 통합이 ‘대통합’이라면 군위 편입은 그 전 단계의 ‘소통합’이다.편입은 지난해 7월 통합신공항 입지 확정 당시 약속한 사안이다. 군위군민의 재촉이 아니더라도 현재처럼 슬로 템포로 끌고 가서는 안된다.---군위군민을 희망고문해서는 안돼애가 탄 군위군민들은 통합신공항 유치 백지화 이야기까지 꺼내고 있다. 어차피 편입을 해야 한다면 서둘러 하는 것이 옳다. 군위군민을 희망고문할 이유는 없다.군위 편입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은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맞물려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대구·경북 통합작업은 최근 멈춰섰다. 논의가 언제 재개될지 기약하기 어렵다. 내년 6월 지방선거도 변수다. 대구·경북 시도지사가 바뀔지 안바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누가 당선되든 새로운 통합작업에 선뜻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치생명을 걸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최근 도의회 답변에서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은 신뢰의 문제다.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또 “올해 말까지 모든 행정절차를 끝내고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연한 언급이다. 그러나 경북도의 실무 작업은 느리기 짝이 없다. 관련 연구용역 착수 보고회는 편입 약속 이후 무려 9개월 만인 지난달 26일에야 개최됐다.대구시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 대구경북연구원에 의뢰한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에 관한 기초연구’ 용역결과가 나왔지만 필수적 절차인 시의회 의견 청취는 뚜렷한 이유없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군위의 대구편입에는 대구시와 경북도 사이에 원칙적으로 이견이 없다. 그러나 말과는 달리 시급한 현안으로 인식한다는 느낌을 주지 못한다. 편입 약속은 통합신공항 유치과정에서 전격 결정돼 시도민들의 이해와 관심이 떨어진다. 편입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공감대를 높일 수 있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까지 매듭지으려면 시간이 많지 않다.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대선도 내년 3월에 치러진다. 늦어도 올 하반기에는 모든 절차가 마무리 돼야 한다.2020년 말 기준 대구시의 면적은 883.51㎢, 인구는 241만8천여 명이다. 군위군은 면적 614.24㎢, 인구 2만3천여 명이다. 군위의 면적은 대구의 약 70%, 인구는 약 1%다. 두 지역이 합치면 인구는 별 변동이 없지만 면적은 1천497.75㎢로 크게 늘어난다.군위는 용지난을 겪고 있는 대구에 대규모의 유휴 부지를 공급할 수 있다. 싼 가격의 용지 공급이 가능해져 우량 기업체와 주요 시설유치가 용이해진다. 또 도시지역에는 설치하기 어려운 SOC시설의 입지 확보가 쉬워질 수 있다. 문화·관광 분야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물론 대구시에 당장 부담이 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일정 수준의 교통망 구축, 교육, 정보통신, 생활편의시설 설치 등에 따른 재정부담이 증가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담은 상주 인구 등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접근해 갈 수 있다.---행정절차·주민 공감확대 동시 추진을경북도는 군위군이 빠져나가는 만큼 도세(道勢)의 약화, 대구인접 시군의 연쇄적 대구 편입요구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부정적 요인은 통합신공항이 경북지역 전체 발전에 미치는 긍정적 파급력에 비할 바가 못된다.군위의 대구 편입이 두 광역지자체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간을 두고 따지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편입 약속은 대구·경북의 상생을 위한 선택이다. 미적대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편입 작업의 양대 과제는 행정적 절차 이행과 시도민들의 공감 영역을 넓혀 가는 것이다. 이제 두 가지 모두 속도를 붙여야 한다.

아직도 꿈 못 깨는 국민의힘

이럴 줄 알았다. 제1야당 국민의힘이 그만큼 수모를 당하고도 잠시 승리에 취해 갈피를 못 찾고 있다. 곧 나락으로 떨어질 줄 모르고 희희낙락이다. 국민의힘의 한계다. 정권 교체의 절호의 기회가, 복덩이가 넝쿨째 집안으로 굴러들어왔지만 촐싹대다가 놓쳐버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4·7 재·보궐선거 이후 좌표를 잃은 채 우왕좌왕하고 있는 여당에게는 야당이 각성제를 주사했다.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제기한 이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찬반 논란이 거세다. “과거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도 이렇게 감옥에 오래 있지 않았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결단을 내려달라”고 사면을 요구했다. 반면 사면은 현재 국민들의 어려움이나 민생과 잘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민의힘 내부에 사면 논의가 불붙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도 가세했다.-승리에 취해 길 잃은 국민의힘 앞길 ‘막막’사면론의 서 의원은 보수에 사망 선고를 내린 '박근혜 탄핵'을 공개 부정해 당 내외에서 비판 목소리가 높다. 보선 승리에 힘입어 금기시됐던 봉인을 해제한 것이다.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공정’과 ‘정의’에 대한 유권자의 염원을 배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을 떠난 후 국민의힘을 공격해 야당 지지층을 혼란에 빠트렸다. 당 중진들은 “노욕에 찬 정치 기술자”라며 ‘상왕 김종인’의 복귀를 경계했다. 서로 다시는 안 볼 것 같이 상대방을 욕하고 있다. 재보궐선거 이후의 겸손 모드는 오간데 없다. 이대로 차기 대선도 이길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모양이다.국민의힘은 당 대표 경선전에 들어갔지만 아직 일정도 잡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고 있다. 일각에서 젊은 층을 당 대표로 내세우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 쇄신론도 잠잠하다.범 야권 통합 작업도 지지부진하다. 국민의당과 서로 유불리를 재다 보니 진척이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맞잡은 손이 무색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도 황소걸음만 하고 있다.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의 행태도 문제다. 당직자를 폭행한 한 의원은 결국 자진 탈당했다. 차기 대구시장을 노리는 의원은 서울에 주소지를 두고 4·7 재·보궐선거 때 서울시장 후보에 투표한 사실이 드러나 지역민들의 호된 비난을 샀다. 의원들은 부산의 가덕도신공항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투쟁성과 용기도 없다. 아직도 과거 속에 머물러 있다.-공정에 눈뜬 2030 세대에 주목해야국민의힘은 정부 여당의 거듭된 정책 실패로 얻은 호기를 날려버릴 상황이다. 따놓은 점수를 다 까먹을 위기다. 반면 빈사지경에 몰렸던 문재인 정권은 야당의 지리멸렬한 형세에 다시 기운을 차리는 모양새다.더불어민주당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으로 국민의힘이 내부 분열 조짐을 보이자 희색 만면이다.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까지 주저앉힐 수 있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하는 모양이다.세상이 바뀌고 정치의 패러다임과 리더십의 형태가 바뀌었다. 그런데 국민의힘의 주력은 여전히 ‘꼰대’들이다. 산업화 시대의 어른들은 이제 침묵할 때다. 더 이상 욕심내지 말고 역사의 장막 뒤로 물러서는 것이 순리다. 공정과 정의로 무장한 2030 세대가 기다리고 있다.중심축을 50대 이하로 이동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차세대 리더를 배출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민주당 속에서 싸우고 다투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지지층이 생기고 정권을 잡았다.시대는 과거와의 단절을 요구하고 있는데 정치권은 과거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민주당은 “반도체 같은 현실은 못 보고 과거에 빠져 생각이 멈췄다”는 최진석 교수의 분석은 국민의힘에도 유효하다. 탄핵과 적폐 청산은 이미 과거의 유물이다. 더 이상 연연할 필요가 없고 해서도 안 된다. 2030 세대의 공정과 평등 요구는 시대정신이다."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극작가 버나드 쇼의 묘지명으로 잘 알려진 말이다. 오역 논란이 있긴 하지만 그의 묘비명이 국민의힘 것이 되지 말란 법은 없다.

대구·경북 현안, 새 총리 역할 기대

26년 만에 TK(대구·경북)출신 국무총리가 다시 나올 전망이다. 실로 오랜만의 지역 출신이다. 김부겸 전 행안부 장관이 지난 16일 차기 총리후보자에 지명됐다. 그는 국회 인준을 거쳐 47대 총리에 취임하게 된다.YS(김영삼) 이후 6명의 대통령을 거치는 동안 22명의 총리와 5명의 총리서리(2명은 서리에서 낙마)가 임명되거나 지명됐다. 그러나 TK출신은 YS정권 시절이던 지난 1995년 이수성 총리(29대·경북 칠곡)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김 후보자에 대한 지역민들의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그간 지역 인물은 TK출신이 대통령이던 시절에는 지역중복 차원에서 배제됐고, 다른 지역출신이 대통령일 때는 TK패싱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소외됐다. 이래저래 피해를 입은 것이다.---26년 만에 나오는 지역 출신 국무총리김 후보자는 신언서판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다. 여권 내 중도개혁 성향 인물로 손꼽힌다. 지역주의 타파의 상징이기도 하다. 행동이 뒷받침하는 소신파로도 평가받는다. 총리가 되면 국정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가 기회 있을 때마다 나왔다.그는 문재인 정권의 사실상 마지막 총리다. 임기가 1년 남짓 남은 정권의 연착륙을 책임져야 한다. 나라 안팎에는 어려운 과제가 산적해 있다. 역할과 책임이 역대 어느 총리보다 크고 무겁다.김 후보자는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의 극한대립 해소에 앞장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 ‘관리형 총리’에 머물러선 안된다. 아니다 싶을 땐 자리를 던질 각오를 하고 자신의 소리를 내야 한다. 앞선 사람들과 다른 면모를 보여야 한다.4·7 재보선 참패로 위기에 몰린 여권 내 강경진보 세력의 간섭과 강한 반발이 불보 듯 뻔하다. 그러나 넘어서야 한다. 국민과 나라의 앞날만 보고 가야 한다. 많은 지역민이 그에게 성원을 보내는 이유는 단순히 지역출신이란 이유만은 아니다. 그가 그러한 반발을 무릅쓰고 합리적 개혁을 추구할 것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여권은 지난해 총선에 앞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의 편법을 동원해 국가 재정을 선거에 이용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또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의식해 김해신공항을 백지화하고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입법 폭주’를 서슴지 않았다.내년에는 대선과 지방선거가 있다. 또 어떤 선심성 공약이 튀어나올지 조마조마하다. 김 후보자가 취임하면 국가의 명운을 바로 잡는다는 각오로 어슬픈 선심공약만은 막아야 한다. 굳이 새로운 정책을 시도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까지 해온 국정 과제를 제대로 관리하되 가덕도신공항과 같은 국민 편가르기 정책만은 막아내야 한다.현 정권의 무능, 위선, 내로남불, 야당 깔아뭉개기를 국민들은 꿰뚫어보고 있다. 이제라도 지난 4년간 잘못된 국정기조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 그것이 이번 재보선 결과가 요구하는 민심이다.총리가 되면 국정 전반을 챙기는 데도 시간이 모자랄 것이다. 하지만 풀리지 않는 대구·경북의 숙원에도 관심 가져주기를 바란다. 그것 역시 국민들 삶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우선 대구경북통합신공항법 제정에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급조된 가덕도신공항법을 돌이킬 수 없다면 통합신공항법 제정을 외면해선 안된다. 통합신공항에는 대구·경북의 미래가 걸려 있다. 지역공항 육성정책의 불균형을 바로 잡는다는 측면에서도 명분은 충분하다.---변화된 민심 국정 반영에 앞장서야대구-구미 간 낙동강 취수원 갈등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다. 중앙정부 특단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지역 간 갈등 해소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본연의 임무다. 외면해서는 안된다.울진과 영덕의 탈원전 정책 피해보상도 당면 과제다.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는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 대구·경북은 이러한 지역 현안들을 내년 대선공약으로 채택하도록 여야 정치권을 압박할 것이다. 총리의 역할이 필요하다.김 후보자는 변화된 민심을 국정에 반영하겠다는 초심을 퇴임 때까지 잃지 말아야 한다. 국정의 변화된 모습을 이끌어 내야 한다. 총리로 일하는 동안 김부겸의 진면목을 보여주기 바란다.

TK의 고민

4·7 재·보궐선거가 막 내렸다. 심은 대로 거둔다고 했다. 문재인 정권 4년의 성적표다. 25번이나 쏟아낸 부동산 정책이 파국으로 몰았다. 위선의 ‘내로남불’과 불공정의 ‘LH 사태’가 결정타다. 국민의 심판은 냉정했다. 1년 전 총선에서 몰아준 지지를 1년 만에 되돌려놨다.대구·경북(TK)은 이번 선거를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TK에게 많은 고민거리를 던졌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통령 선거 때문이다.선거가 던진 과제는 정책 대결 실종과 차악 선택이다. 국민 모두에게 숙제다. 정책 대결은 오간 데 없고 상대에 대한 분노와 증오만 넘쳐났다. 정책 대결은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생태탕’과 ‘내로남불’만 있었다.-덜 나쁜 후보 선택, 선거 한계 극복 과제다음 대통령 선거도 보나 마나다. 정책 대결은 정치학 교과서의 퇴색된 이론만으로 남을 뿐이다. 거악 보다는 차악을 선택했다. 기형적인 판도에 인물 대결도 의미가 퇴색했다. 여당 후보 못잖게 야당 후보도 적잖은 문제를 드러냈다. 하지만 민심은 차악으로 향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유권자들은 정치를 두 개의 나쁜 옵션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깨끗한 후보, 존경받는 사람이 국민의 대표가 되는 일은 기대난이다.그동안 진보와 보수의 무능과 타락의 끝 모를 진영 싸움에 국민들은 넌더리를 냈다. 그래서 좋은 사람, 괜찮은 사람보다는 덜 나쁜 사람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념 논쟁은 무의미해졌다. 정권 심판과 국정 안정이라는 피 튀기는 대결만 있을 뿐이었다. 공약은 외면받고 네거티브만 남았다. 역대급 진흙탕 싸움이 됐다.두 번째는 지역 출신 유력 대권주자가 없다는 점이다. 이명박, 박근혜는 TK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지만 모두 실패한 대통령이다. 지금 홍준표와 유승민이 대권주자 반열에 올라 있지만 여론 지지의 한계를 뛰어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반면 TK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더 크게 보인다. 윤석열 지지가 고향인 충청도와 서울보다 높다. 정권 교체에 대한 TK의 갈구 때문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과연 윤석열이 TK의 빈 가슴을 메워 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여권의 이재명이 있지만 지역민에겐 물음표만 잔뜩 던졌다.세 번째는 보수 터전 TK 정치권이 ‘토사구팽’ 위기에 몰렸다. 재·보궐선거 이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터져 나온 ‘영남배제론’의 중심에 서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도 “낡은 이념과 특정 지역에 묶인 정당이 아니라, 시대 변화를 읽고 국민 모두의 고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발전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거듭해 달라”고 했다. 차기 대통령선거 승리를 위한 당 쇄신과 개혁에 걸림돌로 보고 당직 등 일선 후퇴를 종용 받고 있다. TK 의원들의 정치적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지역 이해 대변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네 번째는 정치의 본질 문제다. TK 정치인들의 자질이 의심받고 있어서다. 국민의힘의 재보선 승리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역 출신 곽상도·송언석 의원은 지역구가 아닌 서울에 주소지를 두고 당 간부 폭행으로 물의를 빚었다. 지역민들의 자긍심에 먹칠을 했다. 국회의원들의 일탈행위는 정치인을 도매금으로 욕 먹일 뿐만 아니라 정치혐오의 주요인이다. 보수 재건에 재를 뿌렸다.-꼰대질 배격하고 개혁과 쇄신 고삐 좨야국민의힘은 작은 승리에 안주, 근본을 잊어버리는 패착은 범하지 않아야 한다. 지난 21대 총선의 아픈 기억을 잊어선 안 된다. 당 개혁과 쇄신 고삐를 다시 죄고 차기 대선에 주력해야 한다. 진보 꼰대들의 행태에 민심이 돌아섰다는 점을 타산지석 삼아야 한다. 민심에 순응하고 꼰대질을 경계해야 한다. 겸손을 미덕 삼고 오만과 위선을 멀리해야 한다. 승리에 자만하지 않고 유권자에 머리 숙여야 한다. TK의 고민이자 숙제다. 슬기로운 대처방안이 필요하다. 지역 인재를 키우고, 내실을 다져야 한다. 진심 어린 정치인에게는 국민도 화답한다.“정부는 비틀거리고 야당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에 대한 환멸만 커지고 있다”는 외국 언론의 지적이 귀에 따갑다.

대일광장---재보선 이후 통합신공항 전략

4·7 재보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막판 공방이 뜨겁다. 재보선 사상 초유의 열기다. 내년 대선 전초전으로 판이 커졌다. 잔여 임기 1년 남짓한 서울·부산시장 선거 향배에 전국민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그러나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대구·경북은 억울하고 분한 마음을 떨치지 못한다. 재보선의 유탄을 맞아 최대 피해지역이 된 때문이다. 부산시장 보선은 대구·경북이 지역의 명운을 걸고 저지하려던 가덕도신공항 추진의 기반이 됐다.더불어민주당은 돌아선 부산 표심을 얻기 위해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급조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특별법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가덕도특별법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대구-부산 갈라치기 전략이었다. 지난 2월26일 국회를 통과한 가덕도특별법은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할 수 있는 등 특혜로 점철돼 있다. 이번 선거가 없었다면 생각도 못할 일이다.---대구·경북은 4·7 재보선 최대 피해지역정부의 후속조치도 선거에 앞서 속전속결이다. 국토부는 지난달 30일 가덕도신공항 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재보선을 불과 8일 앞둔 시점이다. 사전타당성조사(사타) 용역을 5월 내 착수해 내년 3월까지 완료한다는 것이다. 가덕도를 부각시켜 부산 판세를 뒤집으려는 전략이란 지적이 나온다. 완료 시점도 내년 3월9일 치러지는 20대 대선과 맞물려 있다.그렇지만 민주당의 가덕도 꼼수는 패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까지 공표된 여론조사 민심으로 보면 부산 표심마저 그들의 기대에 크게 못미친다. 민주당의 가덕도신공항 폭주는 내년 대선에서도 혹독하게 비판받을 가능성이 높다.국토부의 발표는 자가당착이다. 지난 2016년 김해신공항 건립계획 확정 이후 국토부는 줄곧 ‘가덕도 불가’ 방침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입장을 바꿨다. 지난 2월25일 가덕도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국토부가 의지를 가져야 한다”는 말 한마디에 영혼없는 공무원이 된 것이다.가덕도신공항은 결정된 국책사업을 뒤집은 결과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에서 어느 당이 이기든 백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또 새 정권이 들어선다고 해도 이미 법까지 만들어진 가덕도신공항을 재검토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부산을 비토세력으로 돌리지 않으려는 선거공학적 계산 때문이다.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거치고 투입 예산을 크게 증액시켜 공사를 강행하게 될 것이다. 국민 혈세 잡아먹는 공룡이 되고, 완공 후에도 보완공사로 잠잠한 날이 없는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한계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는 경우를 제외하면 번복될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이제 대구·경북에는 재보선 결과를 통합신공항법 입법과 연계시켜 나갈 전략이 필요하다. 내년 3월 대선, 6월 지방선거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단계별 대응 방안을 세워야 한다. 더 길게는 2024년 총선의 예상 판세와 결과도 감안해야 한다.지난 겨울 시도민들은 가덕도신공항 저지에 뜻을 모았다. 하지만 앞장서야 할 정치인들은 이 눈치 저 눈치 보며 머뭇거리기만 했다. 투쟁 지도부 부재였다. 반발다운 반발 한번 없었다. 여당의 통합신공항법 외면은 만만하게 보인 결과다. 무기력한 상황이 되풀이 돼선 안된다.---통합신공항특별법 포기해서는 안돼지금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특별법 제정이 최우선 과제다. 추진되고 있는 여야정 또는 중앙부처와 지역 간 협의체 구성 등은 특별법 제정이 목적이 돼야 한다. 특별법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그러면 통합신공항을 두번 죽이는 결과가 된다.홍준표(무소속) 의원은 최근 “(국민의힘) 복당을 하게 되면 통합신공항특별법을 추진하고, 대선에 나가게 되면 공약에 꼭 넣겠다”고 밝혔다. 당연하다. 나머지 대선주자들에게도 특별법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 재보선이 끝나면 여당도 내년 대선을 감안해 특별법을 끝까지 반대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가덕도신공항이란 변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항철도 건설 등 여러 부문에서 가덕도 수준의 국비지원이 필수적이다. 재보선이 끝나면 통합신공항특별법 추진에 지역의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 어정쩡한 타협은 안된다.

정권 등 돌린 여론, 국민의힘에 ‘독’될라

4·7 보궐선거가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탄력받는 모양새다. 범야권 단일 후보가 된 후 여론 흐름도 유리해졌다. 국민의힘은 자당 후보의 질주에 한껏 고무됐다. 정권 교체의 기반을 마련했다며 득의만면이다.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내리 참패하며 패배의식에 짓눌려 있던 제1야당이 기력을 회복하고 있다.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이 기폭제가 됐다. 초기 열세를 딛고 중도층의 지지를 업은 안철수 후보를 이겼다. 보선 승리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 추세라면 국민의힘에 희망이 보인다.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LH 사태가 서울 시민이 등을 돌린 결정타다. 국민의힘은 서울과 부산시장 보선에서 승리를 눈앞에 둔 듯한 기세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선도 해볼 만하다는 의식이 싹트고 있다. 국민의힘에 자신감이 붙었다.지난 21대 총선에서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대 참패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독주가 시작됐다. 거대여당의 전횡시대가 열렸다. 통합당은 국민의힘으로 이름을 바꾸고 김종인 위원장을 영입, 비상대책위 체제를 꾸렸다. 하지만 존재감을 잃었다. 지난 1년여 동안 거대 여당은 국정을 갖고 놀았다. 야당 몫 법사위원장을 빼앗고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했다. 이후는 모든 게 일사천리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도 엄두 내지 못했던 입법 폭주가 자행됐다.-지지율 상승세에 대선 ‘청신호’ 고무된 듯이때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미친 듯이 뛰는 부동산이 발목을 잡았다. 25차례 내놓은 부동산대책은 시장에서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민심은 급격히 돌아섰다. LH 사태는 기름을 부었다. 문 정부 지지도는 땅에 떨어졌다. 바닥을 헤매던 국민의힘은 반사 이익을 누렸다. 그 결과 오세훈 후보의 단일화 승리와 보궐선거의 높은 지지로 나타나고 있다.국민의힘은 지금 환호작약이다. 참패의 쓰라린 기억은 벌써 가물가물해졌다. 여론의 반전이 국민의힘엔 ‘독’이 될 우려가 높아졌다.이쯤에서 국민의힘은 이해찬의 경고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열린우리당 시절 152석의 과반 의석을 차지, 승리에 취했고 겸손하지 못했다. 국민은 생각하지 않고 그들의 생각만을 밀어붙였다. 그 결과 17대 대선에서 패했다. 뒤이은 18대 총선에서 81석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해찬은 민주당에 이 교훈을 잊지 말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우리 속담에 ‘손톱 밑에 가시 드는 줄은 알아도 염통 밑에 쉬스는 줄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눈앞의 이익만 좇다가 자칫 큰 문제를 지나치지는 않았는지 조심해야 한다. 현실에 안주하다가는 큰일 난다.천려일실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지금의 상승세에 취해 있는 동안 정권 재창출은 물 건너 간다. 민주당에 20년 정권을 갖다 바치게 된다. TK 정당으로 몰락하고.이제 신발 끈을 다시 졸라매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지방선거와 21대 총선에서 패한 후 개혁과 혁신을 부르짖던 결기와 각오를 되새겨야 한다. 당시 당을 깨고 새로 만드는 작업을 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러지 못했다.-현실 안주 땐 20년 야당…체질 개선 서둘러야모든 일은 때가 있다. 민심이 문재인 정권과 집권여당을 떠났을 때 물실호기다. 자칫 현실에 안주하다가는 영원히 야당만 해야 할지도 모른다. 적폐몰이에 매몰됐다가 자충수를 둔 현 정권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아름다운 승복을 한 안철수도 끌어안고 가야 한다. 문 정권의 오만과 횡포에 등 돌린 중도를 확실한 우군 삼아야 한다. 퇴색한 보수의 가치를 살리고 자유민주주의 사수에 대한 의지를 높여야 한다. 진실로 국민의 안녕과 행복만 보고 가야 한다.국민의힘이 차기 당권 경쟁에 돌입했다. 벌써 당내에 주도권 다툼 조짐이 보인다. 당의 개혁과 쇄신 의지가 확실한 인물을 내세워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 영남당의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 그러려면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영입, 무너진 공정과 정의를 되살려야 한다. 물갈이도 해야 한다.줄탁동시(啐啄同時)라고 했다. 안팎에서 변화와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행여 탈태환골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잊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바이오주와 안동 바이오산업

“바이오주(酒)는 술이 아닙니다. 보약입니다. 한잔만 마셔보면 압니다.” 김휘동 전 안동시장의 술자리 단골 멘트다. 그는 2002년 7월부터 2010년 6월까지 8년간 시장으로 재직했다. 그는 자신이 이름붙인 ‘바이오주‘ 전도사였다. 바이오주는 전통 방식으로 증류한 안동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다.김 전 시장은 폭탄주를 즐기지 않는 사람도 바이오주를 외면하지 못하게 하는 ‘고급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특유의 소탈함과 친화력이 무기다. 그가 바이오주를 권하고 다닌 것은 안동 바이오산업을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17년 전 당시만 해도 생경하던 바이오산업을 안동에 유치한 주역이다.---바이오산업 유치 주역 김휘동 전 시장현재 안동의 경북바이오 일반산업단지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이 생산되고 있다. 지난 2월 하순 국내에 첫 출하됐다. 하회마을이나 양반도시 정도로만 알려져 있던 안동이 전국민의 집중적 관심을 끈 것은 유사 이래 처음이 아닌가 싶다.그는 바이오산업에 확신을 갖고 있었다. 시장 재직 시 공사를 불문하고 행사나 모임 때마다 “앞으로 세계를 휘어잡을 산업은 바이오”라고 강조하곤 했다.안동 바이오산업의 출발은 2004년이다. 경북도에서 북부권개발 핵심 전략으로 추진하던 바이오산단을 유치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산단은 2007년 착공해 2010년 준공됐다. 풍산읍 괴정·매곡리 94만여㎡ 부지에 747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입주 계약 업체는 40개. 29개는 가동 중이며 7개 업체는 건설 중이다. 휴·폐업 3개, 미착공은 1개다. 산단 가동률은 72.5%. 비수도권 중소도시 산단 치고는 가동률이 나쁘지 않다.입주 업체 중 이번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출하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단연 눈에 띈다. 공장은 그리 크지 않다. 둘레 1㎞ 남짓에 종업원 270여 명이다. 국가 주요시설이어서 올 초부터 24시간 경찰의 경비를 받고 있다.SK는 2012년 L하우스(안동 백신공장)를 준공한 뒤 2018년 설비를 증설했다. 지난해 매출은 2천339억 원. 백신 출하가 본격화된 올해부터는 매출이 급증할 전망이다.연간 백신 생산능력이 5억 도즈에 이른다. 현재 영국의 AZ 백신 1천만 명분과 미국 노바백스 백신 2천만 명분을 위탁생산(CMO)하고 있다. 다른 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로부터도 CMO 러브콜을 받고 있다. SK는 독감 백신(4가), 대상포진, 수두 백신 등도 생산한다.안동 바이오산업은 ‘시즌2’를 준비하고 있다. 헴프(hemp·대마)산업이 그것이다. 백신에 이어 또 하나의 대박을 꿈꾸고 있다.안동은 지난해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다. 안동시는 2023년까지 매곡리 일원 약 50만㎡ 부지에 경북바이오 2차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한다. 2차 산단에는 바이오 특화업종과 함께 헴프 관련 산업을 유치한다.대마는 성분 중에서 칸나비디올(CBD)이 발견되면서 의료 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CBD는 환각작용 없이 통증과 발작을 감소시키며 뇌전증, 암, 신경질환 등의 치료물질로 쓰인다. 또 뇌의 기억중추인 해마로 들어가는 혈류를 개선하는 것으로 밝혀져 치매처럼 기억기능이 손상되는 뇌질환 치료에 도움을 준다.-의료용 대마 ‘헴프산업’도 대박 꿈꿔대마는 크게 마리화나와 헴프 두 가지로 나뉜다. 마리화나는 환각성분인 THC(테트라 하이드로 칸나비놀)가 0.3% 이상 함유돼 있다. 반면 안동에서는 THC 0.3% 미만인 헴프를 재배한다. 전세계 헴프시장은 매년 20% 이상 급성장해 2025년에는 시장규모가 2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안동포(삼베)로 유명한 안동은 국내 대마 주산지다. 안동포는 대마로 만든다. 대마는 대마초 때문에 인식이 좋지 않아 산업분야에서는 헴프로 부른다. 헴프산업이 활성화되면 대마산업이란 이름으로 ‘복권’될 날도 오리라 기대된다.백신과 헴프는 안동 바이오산업의 양대 축이다. 가능성은 무한하다. 안동의 바이오산업은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과 열정이 지역 발전에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지역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한 바이오산업의 발전을 기원한다.

‘악마’는 내 안에 있다

홍석봉 논설위원제2차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에 의해 자행된 홀로코스트는 인간의 폭력과 광기의 결정체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120만 명이 희생되는 등 유대인 600만 명이 인종 청소의 명목으로 학살됐다. 훗날 독일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홀로코스트의 잔혹한 일을 저지른 나치 간부들의 성향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비도덕적이거나 반사회적이고 공격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명령에 복종하고 국가에 충성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악마가 됐다는 것이다.1971년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과 짐바르도 교수는 ‘스탠퍼드 교도소’라는 모의 교도소를 만들어 실험했다. 짐바르도 교수는 평범한 학생들을 교도관과 죄수로 나눠 2주 동안 생활하도록 하면서 그들의 심리 변화를 관찰했다. 이 실험에서 교도관 역할의 참가자들은 온갖 방법으로 죄수 역할의 참가자들에게 체벌, 고문과 같은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결국 상황이 급격히 악화돼 2주 예정의 실험이 6일 만에 종결됐다.2004년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군에 생포된 많은 이라크군 포로들이 바그다드의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 갇혔다. 미군은 이들에게 고문과 가혹 행위를 했다. 세계를 놀라게 했다. 가혹 행위를 한 미군 병사들은 고향에서는 매우 평범하고 순박한 인물들이었다.-학교 폭력·자녀 학대, 인간의 잠재적 본능인간에 잠재된 ‘악마적 본능’을 밝혀낸 ‘스탠퍼드 감옥 실험’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상황에 장악당하면 누구든, 언제든지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 주었다.짐바르도 교수는 2007년 이 실험의 내용과 이라크 포로 고문 사건을 담은 ‘루시퍼 효과: 무엇이 선량한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가’라는 책을 출간했다. 루시퍼는 천계에서 신들로부터 사랑받았으나 신의 분노를 사 하늘에서 추방당해 ‘악마(사탄)’가 됐다.학교 폭력(학폭) 미투가 자고 나면 또 새로운 것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여자배구 국가대표 자매의 학교폭력 고발이 신호탄이 됐다. 이후 스포츠계와 대중문화계에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스타들이 줄줄이 가해자로 지목돼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마침내 우리 주변까지 번졌다.도 넘은 아동 학대도 쏟아졌다. 얼마 전 구미의 한 원룸에서 3세 아이가 반미라 상태로 발견됐다. 6개월이나 아이를 버린 뒤 방치해 숨졌다. 인천에서는 부모 학대로 8세 여아가 숨졌다. 경기도 용인에서는 무속인 이모가 10세짜리 조카를 폭행하고 물고문해 숨지게 했다.학교 폭력은 자녀 체벌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훈육’이라는 이름의 자녀 학대가 뿌리인 셈이다. 학폭과 자녀 학대는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또 망가뜨린다. 심지어는 목숨까지 앗아간다. 학폭과 자녀 학대가 천사를 악마로 만든다. 일상 회복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학폭을 폭로하는 이들은 대개 MZ(밀레니엄+Z)세대다. 이들은 치열한 입시와 취업 경쟁 속에 정의와 공정성에 대해 눈떴다. SNS 등을 통해 학폭을 공론화했다.학교 폭력 대부분은 중고교생 시절 일이다. 판단력이 미숙한 청소년기의 잘못 때문에 현재 처벌을 받는다. 논란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냥 넘겨버리기엔 피해가 너무 크다. 반성과 사과, 치유가 필요하다. 이것이 빌미가 돼 가해자의 앞길을 망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입법 능사일까…루시퍼 환경 경계해야체육계 병폐를 죽음으로 고발한 선수의 이름을 딴 ‘최숙현 법’이 지난달 19일부터 시행됐다. 인권침해 행위 조사, 가해자 복귀 제한 등의 내용이 담겼다. 과연 법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대학(大學)에 ‘혈구지도(絜矩之道)’라는 말이 나온다. ‘곱자(ㄱ자형 자)를 가지고 재는 방법’이라는 뜻으로, 목수들이 곱자를 갖고 정확하게 치수를 재듯 내 마음을 살펴 남의 처지를 헤아리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남이 싫어하는 일은 하지 말라는 것이 바로 ‘혈구지도’다.남이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면 결코 학교 폭력과 자녀 학대는 발생할 수 없다. 인간은 주어진 환경과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악마가 될 수 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상황에 휘둘리게 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내 안의 ‘루시퍼’를 경계해야 한다.

윤석열 사퇴와 TK 정치의 미래

20대 대통령선거(2022년 3월 9일)를 1년 앞두고 대선 시계가 갑자기 빨라지기 시작했다. 지난 4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전격 사퇴하며 대권 레이스가 본격 점화되는 양상이다.윤 전 총장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맹비난하며 “어떤 위치에 있든지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명확한 표명은 아니지만 대선에 뛰어들 것이라는 짐작이 충분히 가능하다.사퇴는 하루 전 3일 대구고·지검 방문에서 감지됐다.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그의 대구 방문은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대구 검찰청사 앞에는 각종 피켓과 함께 20여 개의 화환이 늘어섰다. ‘우리나라의 미래 윤석열’, ‘끝까지 윤석열’, ‘윤석열 총장 만세’, ‘법치의 수호신’, ‘윤석열 포청천’ 등의 격려 문구가 등장했다. '윤석열' 연호도 이어졌다.---대구 방문시 환대, 기댈 곳 없는 민심 반영이날 환대는 현 정부 들어 기댈 곳 하나 없는 대구·경북민들의 마음이 표출된 상징적 사건이었다. 어쩌면 대구시민들이 보여준 예상 이상의 지지가 사퇴를 앞당기게 한 결정적 계기가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보수의 성지라 불리는 대구를 사임 전 방문해 자신의 갈 길을 확인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그의 대구 방문은 가덕도신공항특별법 저지 실패로 좌절에 빠진 대구·경북 정서와 맞물려 분위기가 고조됐다. 가덕도 저지 과정에서 지역출신 국민의힘 의원들은 중앙당 눈치보기에 급급했다. 보신주의를 넘어 직무유기에 가까운 처신이었다.이제 지역의 미래가 걸린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앞날은 현 정권과 여당의 자비(慈悲)를 구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지역민들은 편가르기의 명수인 이 정권의 속성을 꿰뚫어보고 있다. 대구·경북이 차선으로 선택한 통합신공항특별법 제정을 외면할 공산이 크다는 것을 안다. 부산지역 지원에 생색을 내기 위해서다.가덕도특별법 사태는 대구·경북에 굴욕을 강요했다. 자존감에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입혔다. 자구책이 절실하다. 지역 정치구도 개편, 지역외면 정권 심판, 지역민 자존감 회복 등이 복잡하게 얽힌 고차 방정식을 풀어내야 한다.윤 전 총장이 정치활동을 한다면 주요 지지기반은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이 될 것이다. 대구 고·지검 방문 때 권영진 대구시장의 이례적 현장 영접도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윤 전 총장의 대선 주자 지지율은 한때 선두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소강상태다.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 1~3일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9%로 나타났다. 이재명 경기도지사(27%),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12%)에 이어 3위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 2위, 부산·울산·경남과 대전·세종·충청에서는 3위다.그러나 이 조사는 그가 사퇴하기 직전 실시된 조사여서 구체적 정치 행보에 나설 경우 지지율은 상승할 가능성이 많다.역대 대선은 정치적 성향과 함께 출신 지역이 변수로 작용하곤 했다. 그는 서울 출신이고, 그의 아버지는 충남 공주가 고향이다. 이러한 점이 ‘충청 대망론’에 편승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무기력 떨치는 새 돌파구 될 수 있을까보수진영 일각에서는 그가 현 정권 초기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으면서 적폐 수사를 지휘했다는 점을 문제 삼을 수 있다. 보수진영 대권 주자로 나섰을 때 선뜻 손을 들어주겠는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그의 대응이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윤 전 총장에게는 우선 코앞에 닥친 4·7 재보선이 향후 활동의 변수다. 현 상태에서는 야권이 이기든, 지든 나쁘지 않은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야권이 이기면 대선주자들의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진영 개편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지면 리더십 교체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다. 두가지 경우 모두 그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윤 전 총장의 정계 진출이 무기력에 빠진 대구·경북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역에는 지금 부당한 결정에 맞서 싸워나갈 강단있는 리더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일광장-‘낙동강 오리알’된 통합신공항

홍석봉 논설위원표에 눈먼 정치권이 통합신공항 특별법을 외면했다. 지역이기만 넘쳐났다. 절차도 형평성도 필요 없었다. 부산·경남(PK)은 챙기고 대구·경북(TK)은 무시했다. 정치 현실이다. ‘영남 갈라치기’에 놀아난 TK만 바보가 됐다. 부산 정치권은 철저하게 내 편만 찾았다. 이웃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다. 되레 가덕도에 통합신공항이 무임승차하려 한다며 역정 냈다. 지나친 특혜라는 지적엔 콧방귀만 뀌었다. 귀 닫고 눈 막고 오직 가덕도만 있었다.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반발하는 TK 의원 2명만 빠진 채 만장일치였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같이 손들어 준 마당에 마지막 관문인 국회 본회의 통과는 보나 마나다. 그리고 대구·경북신공항특별법은 무산됐다. 뒤에 보자고 했다. TK만 다급해졌다.가덕도특별법은 원칙과 명분 잃은 입법 폭주라는 비판이 나온다. 176석의 거대 여당의 입법 횡포는 이제 거칠 것이 없다. 앞뒤 재지 않고 국민 눈치도 안 본다. 이제 시중의 말처럼 ‘이니 마음대로’ 돌아간다.-영남 갈라치기에 무산된 특별법 통과지난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야당은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특별법의 동시 통과를 주장했으나 부산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여당의 반대에 부딪혀 묵살됐다. 2월 임시국회에서 통합신공항 특별법 통과는 사실상 물 건너 갔다.특별법의 부칙도 심상찮다.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의 위계 및 기능과 중복되는 내용이 없도록 추진 중인 공항개발사업을 대체한다는 내용이다. 김해신공항 확장안을 백지화하는 것이다. 5개 시·도 합의와 프랑스 전문기관의 용역결과, 국토건설부의 국책사업 결정은 없던 일이 됐다. 통합신공항도 가덕도와 기능이 맞부딧히면 손볼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닌지 저의가 의심스럽다.부산은 이제 장밋빛 미래를 그린다. 반면 대구·경북은 ‘낙동강 오리알’이 됐다. TK는 통합신공항의 수요를 뺏기고 기능 위축을 우려해 가덕도신공항을 줄기차게 반대했다. 형세가 여의치 않았다. 양 특별법의 동시 통과로 방향을 틀었다. 명분과 실리를 찾자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통합신공항 ‘예타면제 불가’라는 매정한 ‘손절’이었다.이번 결과를 두고 PK를 마냥 비난할 일만도 아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똑 같은 일이 벌어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PK 만큼 집요할 수 있었을까. 어림도 없다. 또 PK가 특별법 동시 통과를 주장했다면 우리는 ‘좋은 게 좋다’며 손잡아 줬을 터이다. 물렁한 TK 정치인과 지역의 한계다.뒤늦은 후회지만 TK의 정략적 접근이 두고두고 아쉽다. 독하게 가덕도 특별법을 반대했더라면 PK 의원들이 마지못해 패키지 통과에 손들어 줬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 못했다. TK의 우유부단이 통합신공항 특별법에 독이 됐다.국민의힘 지도부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전략도 없었고 원칙도 없었다. 선거만 봤다. TK 눈치를 보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부산 판세가 심상찮자 가덕도 특별법에 한일해저터널까지 보탠 공약을 내놨다. 국회 상임위도 민주당 거수기 역할만 했다. TK는 철저히 외면당했다.-전략 부재 TK, 독자생존 고민해야 할 판법안소위에서 통합신공항 특별법은 추후 입법 논의를 계속한다는 여지는 남겨놨다. 하지만 국회 통과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여당의 선처에 목을 매야 할 입장이다. 미운 털이 단단히 박힌 TK를 받아 줄까 의문이다. TK는 어차피 버리는 패다. 영남 갈라치기로 보궐선거 판세 역전을 노리는 판에 TK 형편을 생각해 줄 리 만무하다.이제는 ‘가덕도는 되고 통합신공항은 왜 안 되냐’는 형평성에 어긋난 국회의 행태를 물고 늘어지는 수밖에 없다. 잘 하면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줄지도 모른다.이도 저도 안 되면 통합신공항은 독자 생존 방안을 찾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궤도 수정을 해야 한다. 현실에 맞게 통합신공항 추진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미주 및 유럽 항로의 환상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중단거리 국제노선으로 특화시켜 활로를 찾아야 한다. 한때 500만 명 이용객을 눈앞에 두고 있던 대구 공항이다. 승산은 충분하다.

국민의힘, 다른 선택할 수 없었나

정통보수의 정체성을 살릴 기회였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과의 관계를 떠나서라도 ‘가덕도신공항 지지’는 국민의힘이 갈 길이 아니다. 역발상이 정말 아쉬웠다. 국민혈세로 부산 표심을 사려는 더불어민주당의 꼼수에 맞서 전체 국민여론 결집에 나서야 했다.의석 수에서 절대적으로 밀리는 야당이 현실론을 앞세우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내년 대선에서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천금같은 기회를 스스로 차버렸다.어정쩡한 자세로 눈치만 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막판에 떠밀리다시피 가덕도신공항 지지 입장을 밝혔다. 오는 4월 부산시장 보선을 겨냥한 민주당 포퓰리즘의 정당성을 인정해준 꼴이 된 것이다.◆가덕도신공항, 정체성 살릴 기회인데부산·서울시장 보선은 내년 대선의 전초전이라고 한다. 시장 선거가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전초전은 전초전일 뿐이다. 본선이 남아 있다. 여야 모두 내년 대선 승리가 최종 목표 아닌가. 국민의힘이 가덕도 문제에서 정도를 택하지 않은 것은 대선 국면에서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다.못된 시어머니 욕하면서 닮는다고 했던가. 국민의힘이 그 짝이다. 민주당 욕하면서 같은 행보를 하고 있다. 편법과 꼼수에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별 반향이 없다. 정체성에 흠집만 간다.민주당의 가덕도 밀어붙이기는 모든 면에서 명분이 없다. 가덕도신공항은 ‘지뢰밭’이다. 천문학적 예산의 비효율성, 예타면제를 내세운 절차상 폭거, 국책사업 공신력 실추 등 곳곳에 폭발성 강한 문제들을 안고 있다. 영남권 5개 시도 합의 파기, 대구·경북과 부산 간 지역감정 조장 등도 향후 국정 운영에 엄청난 부담을 줄 것이다.국민의힘은 이번 가덕도 사태를 통해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다수 국민과 국가를 위해 올바른 길을 가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야 했다. 그러나 그 길을 외면했다.지난 2~4일 실시된 갤럽 전국 여론조사를 보면 가덕도 반대가 37%로 가장 많았다. 찬성은 33%, 모름/응답거절은 30%였다.지역별로는 대구/경북(찬 31%, 반 51%)뿐 아니라 대전/세종/충청(찬 23%, 반 39%), 인천/경기(찬 29%, 반 39%), 서울(찬 32%, 반 38%) 등에서도 반대여론이 높았다.찬성은 부산/울산/경남(찬 49%, 반 30%)과 광주/전라(찬 40%, 반 32%)에서만 많았다. 부산·경남 내에서도 분위기는 달랐다. 부산은 찬성 61%, 반대 20%였지만 경남은 찬반이 39%로 같았다.연령별로는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반대가 많았다. 명분없는 국책사업에 반대하는 국민이 더 많다는 것이다.국민의힘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수 있는 혜안이 없었다. 상대가 제기한 이슈를 되받아쳐 승부를 거는 결기도 없었다. 집권 여당의 숱한 정책 실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민생정당, 대안정당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지 못하는 이유를 곱씹어 봐야 한다.가덕도 사태는 터무니 없는 결정을 한 민주당을 밀어붙일 기회였다. 국민의힘은 국가백년대계를 위해 반대 당론을 정하고 여론을 선도해 갈 수 있었다. 정공법을 택했으면 향후 대여 투쟁 행보도 힘을 받았을 것이다.◆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 결정 내려그러나 대구-부산 갈라치기를 목적으로 민주당이 친 ‘가덕도신공항’ 덫에 걸려 허우적거리기만 했다. 대구·경북 의원을 중심으로 뒤늦게 소리를 내고 있으나 ‘버스 지나간 뒤 손들기’ 꼴이다.나서야 할 때 나서지 않고 눈앞의 작은 이익만 기웃거리는 야당은 짠 맛을 잃은 소금과 같다. 국민의힘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했다. 비전이 없는 때문인가, 당의 확장성과 미래에 대한 자신감 결여 때문인가. 보수정당의 가치 훼손이 뼈 아프다.여야 가릴 것 없이 보선을 겨냥한 가덕도신공항 지지는 “한국정치의 수준이 고작 이 정도인가”하는 국민의 불신을 자초했다. 두고두고 한국 정치사의 수치로 남을 것이다.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은 오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미래가 삼류정치의 희생양이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TK 정치권 ‘싸움닭’이 필요하다

홍석봉 논설위원대구·경북(TK) 국회의원들이 물러터졌다는 비아냥을 듣는다. TK 정치인들이 한꺼번에 매도당하고 있다. 부산의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추진이 발단이다. 당 지도부만 바라보며 입을 굳게 닫고 있는 지역 정치인들이다. 가뜩이나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던 터에 큰 이슈가 터졌는데도 TK 의원들이 보이지 않는다.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최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제정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약속했다. 한일 해저터널까지 얹어주겠다며 한술 더 떴다. 10여 년 전에 불가 판정이 난 가덕도 신공항이라는 흘러간 노래를 다시 틀고 있는 여당의 요란에 몸이 단 야당도 가세했다. 예비타당성조사도 건너뛰고 예산도 따지지 않고 퍼주겠다고 손들어주었다.따놓은 당상처럼 여겼던 서울과 부산시장 보선 분위기가 확 돌아서자 야당인 국민의힘이 안달이 났다. 득달같이 부산에 간 김위원장은 PK 의원들을 들러리 세운 채 특별법을 포함한 무더기 공약을 발표했다.-가덕도 신공항 입 닫고 있는 의원들에 뭇매TK는 호떡집에 불난 듯 덜썩였다.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도 반발했지만 별무소용이다. TK는 가덕도 신공항이 들어서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제 기능을 못할 것이라며 반대했다. 특히 영남권 5개자치단체장이 합의로 결정한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국책사업을 정치권이 백지화시켰다며 목소리를 높였다.이런 판국에 TK 정치권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기껏 절차상의 문제를 거론할 뿐이었다. TK 정치인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TK 의원들은 당 지도부의 부산 보선에 대한 정략적 접근을 애써 외면했다. 부산 선거판이 뒤집어질 상황에 공천권을 쥔 당 지도부에 “안 돼”를 외치는 모습을 바란 것은 지역민들의 희망에 불과했다. 웰빙 정당 TK 의원들의 한계라고는 하지만 무기력한 모습에 지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가빈즉사양처 국난즉사양상(家貧則思良妻 國亂則思良相·집안이 가난하면 어진 아내를 생각하고, 나라가 어지러우면 좋은 재상을 떠올린다)’고 했다. 사기(史記)에 나오는 말이다. 이런 상황이 백승홍, 박승국 등 왕년의 정치인들을 소환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 전 의원들이다. 투박하긴 했지만 지역 이익 대변을 위해 몸 사리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그것이 살아남기 위한 방편일 수도 있었겠지만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논리를 개발하고 물고 늘어졌다. 집요함에 정부 당국이 손발 들었다. 공무원과 언론으로부터 지역 현안 해결에 가장 역할을 많이 한 의원들로 평가받았다.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홍준표(수성을)도 왕년의 전사였다. 그는 독설과 송곳 질의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이번엔 아니다. 홍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을 찬성하는 소신 발언으로 지역 여론과 등을 졌다. 그런데 가장 절실한 지금 지역에 투사형 정치인이 없다.-지역 현안 몸 던지는 투사형 정치인 절실큰 정치인, 된 인물을 못 키우는 우리 정치 풍토를 탓해 뭣하랴마는. 표를 먹고사는 정치인이라면 지역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려운 곳을 긁어 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야당은 독해야 존재 가치를 인정받는다. 물러빠진 지역 정치인에 지역 이익 대변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밀당도 정치의 하나다. 하지만 그런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사안에 따라 정략적 판단과 접근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그래도 이렇게 힘없이 끌려가는 모습은 아니다. 무는 개를 뒤돌아 본다고 했다. 우는 아이 떡 한 조각 더 주는 법이다. 대세와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더라도 그냥 주저앉아선 안 된다. 적어도 국책사업을 손바닥 뒤집듯하는 집권당의 오기와 만용을 고발하고 사과를 받아냈어야 했다.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거수기 정치인은 필요 없다. 조직에서 미운 털이 박히는 한이 있더라도 필요할 땐 원칙과 소신에 따라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정치생명도 길어진다. 지역 정치인들이 너무 매가리가 없다. ‘싸움닭’이 돼야 한다. 그래야 지역도, 정치인도 살 수 있다.

기재부 입 틀어막는 정치인들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린 것은 정치인들이 재정을 화수분처럼 쓰려 하기 때문이다.그 이틀 전 자영업 손실보상제와 관련해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이 “법제화한 나라를 찾기 어렵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며 원색적으로 몰아붙였다. ‘코로나19로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을 돕자는데 무슨 말이 많으냐’는 것이다. 그는 여권의 유력 대권 후보 중 한 명이다.기재부 때리기에는 대권후보 여론조사 선두에 선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가세했다. 그는 “(기재부가) 너무 건전해서 문제인 재정건전성을 지키겠다고, 국가부채 증가 내세우며 소비, 가계소득 지원을 극력 반대하니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이 도지사는 포퓰리즘 논란에도 불구하고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을 줄기차게 주장하는 주역이다.코로나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소상공인 지원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재원이 문제다. 기재부의 반발은 국가가 감당할 수 없는 지출을 여권 정치인들이 강요하기 때문이다.-이의 제기하면 개혁 저항으로 몰아붙여만만한 것이 공무원인가. 순순히 따르지 않으면 개혁에 대한 저항으로 몰아붙인다. 그러나 주무 부처의 입을 틀어 막아선 안된다. 협의의 장이 형성될 수 없다. 당연히 올바른 정책도 나올 수 없게 된다.소신에 자리를 걸만큼 웬만큼 강단있는 관료가 아니면 정치인에 끝까지 맞서기 어렵다. 몰아세우기만 하면 그들은 입을 닫는다. 마음 속으로는 “그러면 이나라가 당신 나라냐”고 반발하면서. 전문 관료들이 외압 때문에 소신을 꺾으면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기재부를 찍어누르는 정치인들에게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고, 파급영향은 어디까지 미칠지 더 멀리 내다보고 고민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선심성 정책들이 앞다투어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일단 법제화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국가 재난지원정책을 정치인들이 독단적으로 재단해서는 안된다.코로나 사태 후 재난지원금 관련 논의에서 주무 부처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잦다. 지난해 5월 1차 재난지원금 때도 기재부는 선별 지급을 주장했지만 전국민 지급을 주장한 정치권에 밀리고 말았다.결과는 KDI 분석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지급한 14조2천억 원 가운데 소비 증가로 이어진 금액은 4조 원에 그쳤다. 경기부양 효과는 약 30%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대체 소비를 한 뒤 저축이나 빚을 갚는데 사용했다는 것이다.만약 그때 피해가 큰 계층에 선별 지급을 했으면 재정투입 효과가 훨씬 더 컸을 것이다. ‘선별-보편’ 지급 논쟁도 종식됐을 가능성이 높다. 첫 단추를 잘못 꿴 여파가 지금껏 이어지는 것이다.대국을 보는 눈은 정치인들이 더 정확할 수 있다. 그러나 정책의 전후방 파급 영향을 따져보는 전문 관료들의 섬세한 판단도 중요하다. 홍 부총리의 말처럼 ‘그 길이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일 경우 더욱 그렇다.---손실보상 법제화, 짚어야 할 사항 많아논란이 일자 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교통정리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방역조치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등에 대한 손실보상의 제도화를 주문했다. 다만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일정 범위”라는 단서를 달았다. 하루 뒤 정 총리는 손실보상제는 소급 적용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밝혔다. 앞으로 닥칠 사태에 대비한다는 것이다.어떤 형식으로든 법제화가 된다면 다수가 수긍할 수 있는 방안이 도출돼야 한다. 재원 조달, 지급 대상·금액, 형평성, 법제화의 경직성 등 짚어야 할 사항이 한둘이 아니다.코로나가 백신 접종으로 올 가을쯤 극복된다고 해도 감염병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주기적으로 찾아와 우리를 괴롭힐 가능성이 높다.차제에 단기와 중장기로 구분해 고통입은 국민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여권이 선거를 의식하지 않는다면 시행착오가 없게 여유를 갖고 검토해 나가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국민의힘, 보궐선거 벽 넘어야

홍석봉 논설위원눈앞에 다가온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를 두고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부산시장 선거는 가덕도신공항을 등에 업은 더불어민주당 쪽으로 판세가 기우는 형국이다. 서울 시장 선거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 샅바 싸움이 예사롭지 않다.국민의힘은 죽을 쑤고 있는 정부 여당에 끌려다니기만 할 뿐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좌표도 방향타도 모두 잃은 채 난파선같이 떠돈다. 문재인 정권에 등 돌린 유권자를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돌아선 표심이 국민의힘으로 모이지 않는 모양새다.국민의힘은 21대 총선 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꾸린지 8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환골탈태는커녕 새 바람도 불어넣지 못했다. 전쟁을 앞두고 자중지란만 초래하고 있다. 중진들의 반발이 계속되면서 비대위원장 체제가 흔들린다.21대 총선 직후, 당을 해체하고 밑바닥부터 재건하라는 당안팎의 요구가 많았지만 우물쭈물하다가 이 모양이 되고 말았다. 이젠 개혁 추진 동력을 잃었다. 그냥 시류따라 갈 수밖에 없다. 그저 집권 여당의 잦은 헛발질에 반사이익만 쳐다볼 뿐이다. 무능한 웰빙 정당의 한계다. 서울과 부산 시장 보선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1년2개월 남은 차기 대선도 힘들어 보인다.-존재감 없는 제1야당, 보궐선거 적신호당 안팎에서 안철수의 국민의당과 합당을 통해 중도층을 우군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홍준표, 김문수, 이재오, 조원진 등 강성 우파도 끌어안아야 한다. 범 야권을 결집, 대선 체제로 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차기 대선도 어렵다. 정권 교체를 최우선 순위로 삼아야 한다. 노선과 정통성 싸움은 그 뒤의 일이다.코로나19 속에 대히트 친 미스·미스터 트롯 식 경연이 보궐선거와 대선 후보 선출의 한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물을 찾고 당을 조직화하는 것 말고는 길이 안 보인다. 의문부호가 없진 않지만 대권후보 1순위의 윤석열을 영입, 대권 판을 키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빅 텐트 아래 우파의 힘을 모아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보궐 선거가 코앞인 지금이 적기다. 주도권과 유불리를 따질 때가 아니다. 국민의힘이 일방적인 우세를 보이던 부산 시장 선거가 가덕도를 등에 업은 민주당 쪽으로 급격히 기우는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 민주당은 가덕도에 올인했다. TK와 PK가 파열음을 내는 동안 여당은 마구 달려가고 있다.서울 시장 선거는 현재 안철수 후보가 부동의 1위다. 다른 야당 후보로는 결정적인 우세를 잡기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현재 지지율에 안주, 민주당과 안철수 후보 3자 구도가 펼쳐질 경우 야권의 승리는 물 건너 갈 수 있다.-중도·강경 보수 끌어안는 빅 텐트 꾸려야안철수 후보의 야권 후보 모두가 참여하는 개방형 통합경선 주장은 결국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일단 마이웨이다. 단일화는 제쳐둔 채 4·7 재보궐선거 경선 일정에 돌입했다. 이제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된 후에나 단일화 논의가 가능해졌다.국민의힘은 15대 대선 당시 김대중의 새정치국민회의와 김종필의 자민련의 합당으로 정권을 창출한 DJP식 연합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중도와 강경 보수까지 모두 끌어안아야 한다. 정부 여당의 잇단 헛발질과 윤석열 솎아내기의 독선과 오만으로 떠난 민심을 품어야 한다. 반 문재인과 반 민주 세력의 결집도 필요하다. 이번 보선이 출발점이 돼야 한다. 특히 오른쪽으로 걸음을 떼고 있는 안철수와 국민의힘 서울 시장 후보 단일화는 필승카드가 될 수 있다. 이를 야권 통합의 길잡이로 삼아야 한다.국민의힘은 4월 보선에서 민주당에 패하면 당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다. 그렇다고 안철수에게 야권 단일 후보를 양보하면 제1야당의 입지가 좁아진다. 딜레마다. 그래도 국민을 보고 가야 한다. 지금은 똥오줌 가릴 때가 아니다. 빅 텐트 아래 보수세력을 모두 그러모아야 한다. 자존심과 유불리의 계산도 필요 없다. 통합과 융합으로 대어를 낚아야 한다. 그래야 망가질 대로 망가진 공정과 정의를 제자리로 돌려놓고 정권의 폭주를 막을 수 있다. 이제 한국의 바이든이 필요하다. 답은 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