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정회장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정도로 높았던 만큼 조해녕시장을 비롯, 대구지역 신문, 방송 등 모든 언론이 정회장의 일거수 일투족을 눈여겨 지켜봤다. 본 기자도 그 자리에서 정회장의 말한마디를 놓치지 않으려고 열심히 메모했다.
정회장은 미리 준비라도 한 듯 대구시를 위한 달콤한 말을 늘어놓았다.
대표적인 말이 ‘대구시의 하계 올림픽개최.’
정회장은 “훌륭한 경기장 시설을 갖춘 대구가 올림픽을 유치하는 게 어떻겠냐”며 적극적인 지원의 뜻을 내비쳤다.
대구축구관계자들은 “아 선수 수급은 문제없겠구나”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막상 대구FC가 창단되고 선수구성이 시작되자 정회장의 말은 완전히 구두선(口頭禪)으로 끝나는 분위기다.
대구FC의 선수선발이 시작되자 각 구단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선수들을 움켜쥐고 몸값을 올리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평소 별로 기용하지도 않는 선수들인데도 놓아줄 생각도 안한다.
오죽했으면 박종환감독이 ‘선수들이 없어 K-리그에 참가하기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했을까.
프로연맹에서도 창단가입비와 축구발전기금 40억원은 단 한푼도 깎아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회장의 대구FC에 대한 지원약속에 대해 프로연맹에서는 “정회장은 대한축구협회장이므로 프로연맹과는 관련이 없다”며 애써 무관함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왠만한 축구인이라면 정회장이 한국축구계에서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또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마구 남발할 정회장도 아니다.
최근 정회장이 대한축구협회장직에 복귀, 업무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젠 정회장이 대구시민들과 한 약속을 지켜야 할 차례다.
그리고 프로연맹과 각 구단에서도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대구FC는 대기업의 홍보 구단이 아닌 ‘어린 학생들의 코묻은 돈’이 모여 힘들게 창단된 순수 시민구단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김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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