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그림이 가장 좋은 그림일까?’ 이 같은 명제에 대해 서양화가 이성환씨는 “가장 절실한 감정을 붙잡아서 부단히 변화된 모습으로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주로 김천과 대구지역에서 작품활동을 해 온 이성환씨가 지난 1997년 7월 송연갤러리(대구시 중구 공평동)에서의 개인전 이후 6년만에 네번째 전시회를 연다.

현재 김천 한일여자중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이씨는 황금만능주의에 기인한 인간성 상실과 인간소외 문제를 다룬 지난번 작품전에서 작가 자신의 자전적인 경험이 인체의 고독한 형상을 통해 잘 표현됐다는 호평을 얻었다.

때문에 그를 아끼는 이들은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SPACE129(대구시 중구 삼덕2가)에서 열리는 대구전과 다음달 10일부터 14일까지 김천문화예술회관에서의 김천전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

작가 스스로 ‘앞으로 작업을 해나갈 과정의 일면을 보여주는데 그 의미를 둔다’고 밝히고 있는 이번 작품전은 작가 자신의 일상과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한 ‘단절과 소통’의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이 같은 주제를 일정한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붓 터치의 흐름과 이 흐름을 가로막는 벽의 이미지와 문(門), 그리고 에너지(energy) 등의 문자를 통해서 드러낼 계획이다.

화면을 단순하게 분할해 단색조의 색채를 오토마티즘적인 기법으로 반복해서 터치를 가하고, 부분적으로 메워가면서 의도성과 비의도성을 한 화면에 공존시킴으로써 긴장감과 밀도감을 더하고 있는 100호 이상의 대작 10점이 전시된다.

경북 의성 출신으로 영남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김천, 대구 등지에서 개인전 네차례 및 단체전 수십차례를 가지는 등 왕성한 작품활동을 자랑하고 있다.

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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