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까지 차별 받고 싶지 않습니다” 대구지하철 화재참사가 발생한 중앙로역 지하 2층 한켠에는 대구지하철 청소용역 여성노동조합의 이름으로 이런 글귀가 붙어있다. 지하철에서 일용직 청소부로 일하다 이번 참사로 아까운 목숨을 잃은 김순자(52), 김정숙(58), 정영선(59)씨를 위로하기 위한 것.

그러나 27일 오후 2시10분께 중앙로역 지하 2층에는 이들의 영정사진 앞에 타다만 향과 녹아 내린 초만 덩그렇게 놓여있을 뿐 찾는 발길이 뜸한 채 이들의 죽음을 위로하는 애도객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이번 참사로 어머니(김정숙·58)를 잃은 김진현(38·대구시 북구 복현동)씨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할 말이 많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비정규직에 대한 진정한 처우 개선”이라며“정부나 노동계에서 앞으로 비정규직의 열악한 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많은 신경을 써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 희생자 유가족들은 대구지하철공사가 빈소는 물론 장례식장을 찾아 위로의 말 한마디 건네지 않은데 대해 분노를 금치 못했다.

정준경(30·대구시 북구 산격동)씨는 “어머니(김순자·52)가 다른 지하철공사 직원과 같이 같은 지하철 역사에서 일했지만 비정규직이란 이유만으로 죽어서도 지하철공사 직원과는 차별 대우를 받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며“대구지하철공사가 빈소는 물론 장례식장에 얼굴한번 내비치지 않은 것도 너무 섭섭하다”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김경희 선전부장은 “이번 참사로 희생된 청소부 아주머니들이 비정규직이란 이유로 죽어서까지 차별을 받고 있다”며“앞으로 이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는 이번 대구지하철 참사로 희생된 3명의 청소부 아주머니와 사고 희생자를 위해 28일 오후 4시 아카데미 극장 앞에서 기자회견 및 추모집회를 갖는다.

홍동희기자 hdh@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