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비밀은 없다' 포스터

영화 '비밀은 없다' 결말이 주목받는 가운데 '비밀은 없다'는 국회입성을 노리는 종찬(김주혁)과 그의 아내 연홍(손예진)에게 닥친, 선거기간 15일 동안의 사건을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 작품이다.

비밀은 없다’는 딸이 사라진 가운데 선거를 포기할 수 없는 남편과 딸을 포기할 수 없는 아내 사이의 갈등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딸이 남긴 흔적과 단서를 쫓는 사이 드러나는 진실들은 연홍을 혼란에 빠트린다. 믿었던 이들로부터 배신과 절망을 느낀 그가 집요하게 홀로 사건을 추적해가는 모습은 모성애 그 이상의 광기를 드러낸다.

반면 종찬은 딸의 실종 소식에도 흔들림 없는 냉정한 모습을 보인다. 그 또한 딸의 실종에 충격을 받지만, 선거에서 지고 싶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성공을 향한 야망 사이에서 갈등한다.

연홍은 딸을 찾기 위한 혼자만의 싸움을 벌이며 경찰들의 수사 또한 믿지 않고 스스로 딸을 찾아나선다. 손예진은 중학생 딸을 둔 엄마 역을 소화, 다소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시작과 달리 점차 광기어린 열연과 남편 종찬을 향한 분노, 딸 주변인들을 수색하는 모습과 5만 개의 메일을 뒤져보는 집착 등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또 다른 얼굴을 보인다.

‘비밀은 없다’는 지금껏 어떤 작품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손예진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작품이다. 침착해야 할 때에 감정을 극단으로 끌어올리고, 흥분할 것 같은 순간에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는 손예진의 감정 연기가 관객들을 쥐락펴락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예상을 비껴가는 손예진의 감정 연기는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결말에 도달했을 때는 이 영화만의 독특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또, 이러한 이질적인 감정 연기를 끝까지 밀고 나가기 때문에 감독이 말한 ‘광기 어린 손예진’의 모습도 완성된다.

한편 결말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신정미 기자 jmshi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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